우리 선생님
학창시절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때론 사교육이라는 거센 파도에 휩쓸려 쓴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과 애정을 듬뿍 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고민하며,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참된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우리교육은 대학진학이 전부였습니다. 학벌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에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보자는 마음이 컸지요. 그러나 언제부턴지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고, 졸업 후에는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교육의 방향’을 잡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그게 바로 진로(進路)교육입니다.
최근 우리지역에서도 진로교육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고양시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덕이고등학교의 이정철 교사가 있습니다. 상급학교 진학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찾아주는 이정철 진로교사를 만났습니다.
인생의 큰 그림 그리는 진로교사, 이정철
이정철 교사는 진로교사다. 원래 정치경제를 가르쳤지만, 오랜 기간 3학년을 맡으며, 자연스럽게 진로교육에 관심을 뒀다.
“2011년 9월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진로교사에 지원했어요. 600시간의 교육을 받고 진로담당교사가 됐죠. 진로교사는 3학년 부장을 오래한 50세 이상의 교사들이 지원할 수 있어요.”
평생 배우고 익힌 과목을 버리고, 진로교육을 선택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오히려 아쉬움보다 보람이 더 컸다. 진짜 진로를 찾은 거 같아 기쁘기도 했다.
“3학년 진학지도를 하면서 상위권 학생들을 명문대에 많이 보냈어요. 그런데 막상 대학 중심으로 입시전략을 짜다보니 그 이후가 문제였어요.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진학보다는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는 진로교육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이후 그는 백석고등학교를 거쳐 덕이고등학교 진로교사로 활약하고 있다.
적성구조 파악이 중요한 진로
진로는 학생들의 적성구조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다양한 과정을 거쳐 예체능 재능과 공부재능을 살펴야 한다.
“객관적인 눈으로 정확하게 파악해야 해요. 학생의 성적은 기본이고, 재능, 성격, 기질, 성향, 마음, 심리까지 꿰뚫어 진학진로로 연결해야 하지요. 이고그램(Egogram)이나 다중지능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는 적성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스스로 강점 찾기’를 주문하기도 한다.
“자신의 강점은 아주 중요합니다. 강점을 스스로 찾기 위해서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성과를 냈던 일을 찾아보고 그 이유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고, 자신의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꿈을 함께 가꿔가는 조력자
그는 학생들의 꿈을 함께 가꿔간다. 먼저 다양한 체험과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입시 설명회를 열어 학과와 입시전형을 철저하게 분석한다.
“졸업생 선배가 학과소개를 하는 게 효과가 좋아요. 비슷한 과정을 이겨내고, 그 자리에 섰기 때문에 누구보다 힘이 되고, 동기부여가 됩니다.”
그런 다음 전공에 관련한 다양한 직업군을 소개한다. 특히 직업인 멘토와의 대화 시간은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호기심을 끄는 유망한 직업인들을 섭외하기 때문에 효과 만점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학생이 노래에 소질이 없으면, 작곡, 작사나 그 주변 엔지니어 직업들을 알려줘요. 모두가 가수를 할 필요는 없잖아요.”
직업인 특강은 신청자에 한해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가장 인기가 많은 직업인은 항공과 로봇과학, 그리고 광고 기획 분야다.
하위권 학생들은 상담을 통해 마음을 열고, 복습프로그램과 직업교육에 참여한다.
맞춤형 진로진학교육에 힘쓰고파
그는 학부모 진로교육에 열정을 쏟는다. 학부보가 달라져야 아이들도 바뀐다는 생각에서다.
“부모님의 관심과 노력이 중요해요. 내 아이의 진로를 선생님에게만 맡기지 말고, 부모님이 함께 동참해야 합니다. 어릴 때부터 애착형성에 관심을 가지고 꿈과 목표를 함께 만들어 간다면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일찍 깨우치게 됩니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은 노하우는 고양시 진로교사협의회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현재 고양시 진로교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고양시 전체 진로교육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앞으로 고양시 청소년과 학부모를 위한 ‘진로진학상담센터’에서 활동 할 계획이다.
“진로교육은 학생, 학부모, 학교, 지역사회와 함께 해야 합니다. 먼저 고양시 출신의 멘토와 멘티를 연결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대학진학뿐 아니라 평생교육의 차원에서 좋은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맞춤형 진로교육을 펼쳐 가겠습니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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