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편지 13. 시험장에 들어서면 긴장하는 ''시험불안증''

지역내일 2014-07-23

고등학교 1학년인 연우(17세, 여)는 학교나 학원에서 안타깝게 생각하는 학생이다. 왜냐하면 평상시 수업태도가 매우 좋고, 종종 치르는 쪽지시험 등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이는데, 정작 시험만 봤다 하면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시험지 받아 들고 눈앞이 캄캄해져
그러다 상담실까지 오게 된 결정적 이유는 성적 압박이 은근히 센 목동의 모 고등학교에 진학 후 치른 첫 중간고사 때문. 1교시 국어시험지를 받았는데, 중학교 성적과는 달리 고등학교에서의 시험은 대입과 연계된 내신에 반영 된다는 생각이 들자 머리 속이 하얘지더란다. 국어지문을 10번이나 읽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중학교 성적은 중상은 유지했는데, 불안 속에 3일 동안 본 시험 성적은 하위권이었다. 그동안 실력에 비해 시험성적이 잘 안나와도 “아직 어리니 학년이 올라가면 이런 긴장감 쯤은 이겨내겠지” 하며 격려를 해 왔던 연우 엄마가 더 애가 타 함께 방문했다.
연우는 명랑하고 잘 웃는 아이이다. 언제 집중을 하게 되는지를 물으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오락할 때, 영화 볼 때, 운동할 때 등의 답을 많이 하는데, 연우는 시험을 볼 때라고 할 만큼 시험에 대한 강박관념이 많았다.
연우에게 기본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힐링프로그램과 시험강박프로그램을 병행했다. 아이의 비밀이라 밝힐 수는 없지만 최면 첫 날 시험강박증을 고착화 시킨 가장 큰 원인도 알게 되었다. 점점 자신감을 찾았고, 현재는 시험에 대한 강박증은 거의 해소 되었다. 지난 주 치른 기말고사에서 “성적이 많이 오르면 팥빙수를 사 달라”고 은근히 자신있어하는 모습이 귀엽다. 공부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열의가 있는 아이라 향후 집중력과 암기 프로그램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시험 불안 있는 아이들 섬세하고 착한 심성 가져
우리는 겉으로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하면서, 막상 자기 자녀 성적에 대해서는 노력이 아니라 몇 등급을 받아왔는지를 보는 경향이 강하다. 연우 부모님은 예외지만, 연우와 같은 사례들의 경우 ‘멘탈이 약하다’, ‘긴장도 실력인데, 긴장 핑계 대지 말라’는 등의 가시 돋힌 말로 안그래도 풀 죽은 아이의 기를 더욱 꺽는 일이 많다.
상담을 하다 만난 시험 불안증 아이들은 하나같이 마음이 여리고, 섬세한 사랑스런 아이들이었다. 정글 같은 세상에 살기에는 약해 빠졌다고 말 하는 이도 있겠지만, 이런 선한 타입의 아이들이 박한 평가를 받는 사회가 정상적인지 묻고 싶다. 그래도 나는 타인의 감성을 읽고 공감 할 줄 아는 능력이 미래에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다만 성적, 교우관계, 학교생활에서의 스트레스가 제때 해소되지 못하고, 우울증으로 악화되는 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니,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김은수원장

김은수 원장
미래행복최면심리연구원
문의 02-704-4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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