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서는 사춘기 소녀들의 산부인과 방문 제 1의 이유인 생리가 이상해요~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으로 소녀들의 고민거리는 질염이다. 이 또래에 흔한 캔디다 질염, 급성 외음염 등은 성관계가 없는 여성에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마침 통풍관리가 안 될 때 생기는 대표적인 질염으로, 정말 심해질 때까지는 이 소녀들은 아무에게도 말을 잘 안하고 혼자 벅벅 긁으면서 참고 인내하다가 더 이상 힘들 때 엄마에게 얘기를 하게 된다. 이들이 외래에 들어올 때는 무슨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내가 이상해서 이런 병에 걸렸나 하는 약간의 죄의식도 가진 채, 어머니가 증상을 얘기하라고 채근하면 겨우겨우 얘기를 한다. 그런데 중이염에 잘 걸리는 아이가 있고, 유난히 감기에 잘 걸리거나 비염을 달고 사는 아이가 있는 것처럼, 생식기 쪽이 약해 질염이 잘 걸리는 아이도 있는 것이다.
어머니가 이 사실을 잘 알고 계셔서 설명을 해주시면 아이는 그렇게 심적으로 힘들어 하지 않고 관리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나이에 질염이 잘 걸리는 아이는 조금만 피곤하거나 꽉 끼는 옷을 입어도 재발을 잘 하는 경향이 있다.)
질 내는 원래 젖산균이라는 좋은 균이 많고 잡균이 적은 상태, 즉 강산성(pH<4.5)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런 정상 세균총을 가진 건강한 질 상태를 잘 유지하면 질염에 잘 걸리지 않는다. 젖산균은 호기성 균이라 해서 공기를 좋아하는 균, 즉 공기가 잘 통해야만 잘 살 수 있는 균이고, 질염을 일으키는 잡균류는 혐기성 균이라고 공기가 없는 상황에서 잘 증식하는 균이다. 따라서 질염은 주로 면역력이 떨어지던가 공기가 없는 상황, 즉 통풍이 안 되는 상황에서 잘 생기게 된다.
너무 피곤해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 스키니 진, 레깅스, 팬티 스타킹 등의 꽉 끼는 옷을 자주 입거나 항상 라이너를 쓰는 경우, 생리 후 패드를 너무 오래 하고 있어 통풍이 안 되는 경우 등이 모두 염증이 잘 생길 수 있는 환경이다.
따라서 질염이 잘 생기는 아이라면 너무 조이는 옷을 연속해서 입지 않도록 해야 하고, 샤워 후 속옷을 입기 전 부채 등으로 잘 말려주는 것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그렇게 관리를 했는데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당연히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확인을 받은 후 약물 치료 등을 할 수 있겠다.
행복한봄 산부인과
김민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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