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 논술(수리, 과학)의 진실

지역내일 2014-07-21

올해는 논술 전형에서 수능우선선발이 없어진 첫 해이다. 수능우선선발이 존재하던 작년까지의 논술중심전형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만약 A대학교 B과에서 200명을 논술 전형으로 모집한다고 할 때 그 중 70%인 140명을 수능우선선발로, 나머지는 일반선발로 선발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논술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줄인다는 목적으로 수능 우선선발을 없애고, 수능 최저학력만 적용시키는 것이다. 올해 한양대의 경우 논술전형에서 최저학력기준 없이 학생들을 선발하며, 그 외 상위권 학교들은 ‘국영수과 중 2개 2등급’등으로 최저학력기준을 작년과 같은 수준 또는 좀 더 완화된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수능 우선선발이 없어지고 최저 학력 기준 또한 완화가 되면서 마치 논술로 대학 가기가 매우 쉬워진 것처럼 인식을 하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을 심심치 않게 상담하면서 필자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그럼, 이 정책의 변화가 자연계 논술전형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클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자연계 논술을 어떻게 준비할지 정확한 공부법은 무엇인지 확인해 보자.


자연계 논술은 수능 연관성이 매우 크다.
자연계 논술은 수학과 과학에 대한 심화문제 풀이이며, 논술 문제를 풀기 위한 열쇠는 단연코 수능과 관련된 교과 이론이다. 이는 각 대학에서 진행하는 논술 전형의 목적이 고교 교과과정에 대한 원리위주의 학습이 이루어지고 또 이를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수능 실력이 높은 학생들만이 자연계 논술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수능에 관한 개념 습득을 잘 한, 실력 있는 학생들이 작년의 경우에는 논술전형에서 수능 우선선발 조건을 만족했고 또한 그 우수한 실력을 바탕으로 논술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서 합격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던 것이며, 이런 학생들은 올해에도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선선발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아무 상관없이 합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계 논술은 글쓰기 논술이 아니다.
자연계 논술은 대부분이 확답형이고, 일부 증명형 문제인 수학과 과학에 관련된 제시문이 다소 긴 심화문제풀이일 뿐 인문계 논술처럼 글쓰기 논술이 절대 아니다. 잘못된 편견을 가진 일부 학생들은 논술 문제를 풀 때, 자세하고 세밀한 풀이 과정이 요구된다는 잘못된 편견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긴 답안을 작성하여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자연계 논술을 수학, 과학 문제풀이에 대한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지, 인문계 논술처럼 글의 논리 전개를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자세한 풀이 과정은 오히려 채점 기준 중 가장 중요한 문제 풀이의 핵심 개념적용 등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파악하는 데 오히려 방해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풀이는 되도록 꼭 필요한 내용 위주로 너무 길지 않게 쓰는 것이 좋다. 실제로 많은 대학입학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논술 지침서에도 필요이상으로 답안을 길게 작성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필요 없는 선행(심화)는 오히려 독이 된다.
필자가 보유하고 있는 10여 년 동안의 국내 유명 대학들의 기출문제들을 분석해 보면 논술뿐만 아니라 심층면접 조차 대학교 내용을 알아야만 풀 수 있는 문제는 극히 드물 정도로 그 비율이 낮다. 그런데, ‘논술이나 심층면접은 너무 어려워서 극좌표계나, 미분방정식, 급수, 복소평면 등 고교과정을 벗어난 이론들을 익혀 둬야 유리하다.’라는 터무니없는 말만 믿고 헛된 노력을 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는 ‘약’이 아니라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또한, 교육부에서 대학 지문을 논술문제에 싣지 말라는 지시가 있으며, 이를 어기는 경우 ‘재정 지원 중단’ 이라는 강력한 조치가 취해진다고 엄포를 놓은 이후, 제시문조차 대학 지문 내용을 싣지 못하기 때문에 더더욱 헛된 선행을 피해야 할 것이다.


한 대학교에서 출제된 문제는 그 학교에서는 다시 출제되지 않는다.
수리논술과 과학 논술은 미분, 적분, 극한, 화학 평형상수, 유전 등 지극히 제한된 단원에서 출제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문제의 유형이 매우 단조로운 관계상 여러 대학의 기출문제를 분석해보면 비슷한 면이 상당히 많다. 제한된 영역에서 문제를 출제해야 하고, 한번 출제된 문제를 다시 낼 수는 없기 때문에 몇 해 전 다른 학교에서 나왔던 문제를 각색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따라서 어떤 학생이 특정 학교를 준비한다면 반드시 연대, 고대, 성균관대, 인하대 등 난이도가 비슷한 여러 학교의 기출문제를 충분히 다루어 보아야 한다. 



타잔수학 배수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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