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한국 영어교육의 현실

지역내일 2014-07-14

학생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쓴 “돌아가신 분들에게 바치는 글”을 남은 15명의 희생자 가족들에게 직접 전달하고자 팽목항에 들른 적이 있다. 팽목항은 많은 인원이 철수하여 적막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 때 어디선가 “Is there anybody who can speak English or Japanese? - 영어나 일본어 말하시는 분 없나요?” 하는 외침이 계속 해서 들렸다. 한 여성이 자원봉사 천막이 늘어선 도로 한 가운데 서서 절박하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갑자기 그 여성이 내 쪽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혹시 내 뒤의 누군가에게 손짓하나 싶어 뒤를 보니 아무도 없었다. 그 여성 근처에 도달하니 갑자기 그 여성이 “육감을 믿으세요? 저는 당신이 영어를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영어하시죠? 저를 도와주세요. 아무도 도와주질 않아요.” 라고 서투른 영어로 나에게 부탁했다. 나는 결국 본의 아니게 그 여성을 위해 2시간의 통역자원봉사를 하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에리코 나베’라는 작은 체구의 일본여성이었다. 서투른 영어를 쓰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아 자원봉사 등록조차 못하고 5일간 그 자리에서 영어나 일본어를 하는 사람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고 한다. 나는 그렇게 외치지만 말고 사람들에게 다가가 도움을 청해보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렇게 했지만 모두들 회피했다고 한다. 주위의 젊어 보이는 청년들에게 왜 도와주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들의 대답은 “그 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대충은 알겠는데, 확실치 않고, 또 영어로 말하기가 좀.” 이라는 궁색한 변명이었다. 그 때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들 학교에서 영어공부 오랫동안 무지막지하게 했을 텐데.”


희생자 가족들에게 편학생들의 편지를 전달하고 돌아오면서 뜬금없이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은 세월호 침몰과 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가 생활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실제적인 의사소통이 국제화의 흐름인 시대에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들은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을 타는 것이 아니라 세월호 사건처럼 문제점으로 가득한 배와 함께 수장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선의 학교와 학원, 교육정책 실행자 그리고 많은 학부모들이 세월호 탑승 학생들의 죽음을 초래한 선장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과장된 비난일까? 학생들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 동안 영어공부에 매달린다. 영어라는 언어를 잘하기 위하여 그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만 과연 영어를 ‘정복’하고 있는가?
교육이란 올바른 삶의 길을 제시해 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영어교육에 있어서 국제적인 흐름에 맞추어 영어를 정복하는 길은 일차적으로 학습방법의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다. 그 학습의 방향을 영어 학습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집어본다면 듣기, 말하기, 읽기 그리고 쓰기의 순서이다. 이 과정에서 문법과 단어의 학습은 ‘우선’이 아니라 같이 병행하며 자연스럽게 익혀져야 하는 보조자 역할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와 입시전문의 학원들은 문법, 독해, 듣기, 쓰기, 말하기 순으로 학습 방향을 정하고 있다. 사실 문법과 독해가 거의 90%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문법의 영역은 공식암기와 같은 기계적 방법이 사용된다. 학생들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방안으로 어쩔 수 없는 교육방법의 선택이라 말하지만 이는 진정 게으른 영어교육자의 사명감 없는 처사이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각 영역별로 균형있는 학습을 하는 것이 영어정복의 지름길이다. 이러한 패턴의 학습 습관을 가지는 학생들은 영어로 원활한 의사소통과 자기표현능력을 가지게 된다. 영어표현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학생들이 문법이나 학교내신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없다. 즉 이는 영어실력이 있다는 말이고 국제적인 흐름을 타기위해 준비가 잘 되어있다는 뜻이다.


영어교육 및 강의도 이러한 부분을 충족시키는 형태로 진행되어야 한다. 먼저 선생님들이 열심히 교육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간단한 영어사용환경을 구축하여 듣고 말하고 읽고 써보는 살아있는 학습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간단한 발표와 재미있는 토론으로 영어사용의 감을 늘려주어야 한다. 또한 살아있는 의사소통의 학습과 독해 및 영작을 하며 필요한 문법과 단어를 습득하게끔 선생님들이 더욱 치밀해야 한다. 영어를 사용하며 문법과 단어를 공부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문법을 언제 어떻게 쓰는지 다양한 응용을 터득하게 되고 문법에 따른 문장의 미묘한 느낌도 알게 된다. 단순 암기로 학습한 문법이 아닌 살아있는 어법을 습득하였기에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학교 내신점수를 위해 별도로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이래야 학생들은 더 이상 잘못된 영어교육에서 벗어나 국제화 흐름속에 수장되어 죽지 않는다.


랜드마크 어학원
UK 부원장
031-90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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