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탐방 기사를 위해 리포터가 왔다. 이 학원은 전체적으로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나요? “선듯 대답이 나오질 않았다.” “그럭저럭 객관적인 점수는 괜찮습니다.” “몇 점인가요?” “어떤 반은 86점, 어떤 반은 99점이 꼴등입니다.” “잘하는데 왜 그렇게 겸손하세요?” 겸손이라기보다는 공부를 잘한다는 기준이 달라서였던 것 같다.
공부를 잘한다는 나의 기준은 ‘급해서 강한 처방약을 써서 만들어낸 일시적인 점수가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만들어 낸 안정된 좋은 점수’이다. “요즘 아이들이 다 그렇지 않나요?” 물론 대개는 그렇다. 그러나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교육을 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에 대답이 망설여졌던 것 같다.
당장이야 급해서 응급처치를 해 놓기는 했으나, 공부란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젠가 신문기사에서 S대생 한 학년 전체가 특정 과목에 모두 유급을 당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때 생각했다. 풍부한 경제력을 뒷받침으로 만들어진 점수의 아이들이 대학을 가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긴 고민의 터널을 지나 찾아낸 답이라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답을 했을 것이라고. 아마 지금 서울 유수의 대학들도 이 문제 때문에 논술을 한다, 뭐를 한다 갖은 방법을 동원에서 점수를 찍어내는 기술이 능한 학생이 아닌, 심도 깊은 사고를 할 줄 아는 학생들을 뽑고 싶어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학생들 중에 90점, 100점에 의미를 두는 학생들과 엄마들이 더러 있다. 물론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의미가 조금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특히 중등 과정의 100점이란, 정해진 범위의 반복 훈련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점수이다.
고등과정의 내신 1-2등급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 점수가 반드시 모의고사와 직결되는 점수일까라는 질문에는 모두 예스라고 대답할 수가 없다. 내신과 모의고사 점수가 직결되는 실력을 가진 아이의 100점이라면 의미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의 100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만큼이라도 원하는 아이들, 부모님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소위 서울의 명문 대학을 꿈꾼다면, 수동적인 학습 방법에 길들여져서는 안된다. 이미 실패를 본 그들은 내신 교과점수에 변별력을 거의 두지 않는다.
내신이 상위권인 아이들도 모의고사 점수는 5, 60점대인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그들이 원하는 기본 실력은 갖추었는지 판단하기 위해 수능 최저 등급을 안전장치로 깔아 놓는 것이다. 여기에 내신점수 100점 받아온 옆집 아이의 엄마를 반드시 부러워할 필요는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인디엠영.수학원
이서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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