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시골 김경래의 전원스타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친구 5명이 적당

지역내일 2014-06-30
사회활동을 하며 다양한 친구를 만들고 이웃과 교류하며 살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친구고 이웃이고 금세 남이 되는 것이 세상인심이다. 비즈니스로 만나는 사람들과는 수 없는 시간을 보내도 속을 숨기고 겉 얘기만 한다. 잘못 내 패를 보였다가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은 늘 포커페이스다.
요즘엔 카페와 블로그 등 인터넷에서 만나는 이웃도 있고 트위터에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로 만나는 친구들도 수없이 많다. 어디까지가 친구인지 그 개념이 헷갈리지만 그들과 어울려 살려면 하나하나 챙겨야 한다.
그러다 보니 정작 소중한 사람들은 멀리에 있다. 오늘 하루 친구라며 대화한 사람들 중에도 무늬만 친구고 이웃이며 동료인 사람들이 더 많다. 오랜 친구보다 새 친구 만들기에 열을 올리는 세상이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 인류학자 로빈 던바는 1993년 ‘사람에게는 몇 명의 친구가 필요한가?’란 책을 쓰면서 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상대방의 상황을 인지하며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친구는 150명이 한계라고 했다. 이 중 신뢰가 가는 친구는 50명, 좋은 감정을 갖는 친구는 15명, 친하게 지내는 친구는 그 중에서도 5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간의 뇌 구조상 친한 친구가 5명을 넘으면 그 만큼의 신경을 써 줄 수 없다는 얘기다. 친한 친구가 5명 넘게 꼽혀진다면 진심으로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의심해봐야 한다.
인간관계의 구조조정을 위해 전원생활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다. 도시를 떠나려는 사람들의 심정은 아마 대부분 그럴 것이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을 신경 쓰며 살고 싶지 않고, 가족과 친한 친구 몇 명과 어울려 단출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사람 없고, 나를 아는 사람 없는 곳’에 가서 살고 싶다는 사람을 안다. 바닷가가 좋겠고 도서관이 가까우면 좋겠다고 한다. 그동안 도시의 번거로운 인간관계에 지치기도 했을 게다. 하지만 꼭 그런 탈출보다 나이에 맞는 생활의 변화도 필요하다. 바다는 무슨 말을 해도 대꾸 없이 받아주기 때문에 친구보다 더 좋다고 한다. 그러면 답답했던 마음도 탁 트이고 최고의 힐링이 된다. 원하는 만큼 책을 읽고 싶기 때문에 도서관이 가까워야 한다. 나이 들면 정서적인 취미가 좋고 독서와 같은 지적탐구 활동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전엔 스키장이나 골프장, 운동장으로 갔던 사람들 많은 수가 베이비부터 은퇴 이야기가 나오면서 주말농장을 찾고 식물원을 찾는다. 거들 떠 보지도 않던 식물원들도 최근 몇 년 사이 찾는 사람들이 늘어 모두 유명해졌다. 이런 정서적인 취미에 독서가 보태진다면 삶의 질은 높다. 그렇게 사는 사람과 친구하고 이웃하며 사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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