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허지훈씨는 집에서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신다. 거기서 거기인 시중 맥주와는 달리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앞둔 이영미씨는 예비신랑과 함께 직접 와인을 담갔다. 1년 후 다갈 올 결혼기념일을 잘 숙성된 와인으로 자축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나만의 개성과 의미를 담은 맥주와 와인을 만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만만해 보이지는 않지만 왠지 도전해 보고 싶은 맥주와 와인 만들기에 대해 알아보았다.
유광은 리포터 (lamina2@naver.com)
나만의 레서피로 만든 특별한 맥주
허지훈씨가 수제맥주를 즐기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다. 몇 년 전 업무상 맥주설비업체의 설비자문을 하다가 맥주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허씨는 곧바로 맥주 만들기 동호회에 가입하고 관련 재료와 도구를 구입해 맥주 만들기를 시작했다. 허씨는 자신의 손으로 만든 맥주를 처음 맛 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가족들이 제가 만든 맥주를 맛있게 마시더라구요. 뿌듯했지요. 제 손으로 만든 것도 그렇고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나만의 맥주라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어요. 국내 맥주시장은 단백하고 청량감이 강조된 가벼운 맥주가 대부분이지요. 깊고 풍부한 향을 지닌 에일 맥주도 있는데 말이죠. 해외에 나가서나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맥주를 수제로 만들어 마실 수 있어 좋아요.”
허씨는 자신만의 특색 있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 쑥, 고추, 코코넛원액, 유자 등을 첨가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기구도 직접 제작한다.
“국내 홈브루잉(집에서 맥주를 만드는 것)규모가 작다보니 관련 기구도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렇다고 해외에서 구입하자니 경제적으로 부담되고요. 그래서 전공(기계공학)을 살려 직접 만들게 됐어요.”
수제맥주에 관한 허씨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다보니 맥주 만드는 법이 궁금해진다.
“맥주를 만드는 방법은 다양해요. 초보자는 보리농축액과 홉 추출물이 들어있는 원액캔에 설탕과 물을 보충해 만드는 방법을 추천해요. 이 방법으로 재미를 붙이고 점차 전문화된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아요. 무엇보다 맥주는 효모에 의한 발효이기 때문에 소독과 적정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온도는 맥주향도 좌우하기 때문에 매주 중요해요.”
허씨는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수제 맥주 만들기에 도전하라고 권한다. 깊고 풍부한 수제 맥주를 맛보는 즐거움과 자신의 손으로 맥주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함께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맥주 만드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아요. 앞서 말한 원액캔 작업은 퇴근 후 2~3시간 정도 투자하면 되지요. 발효를 위해 일주일을 기다리고 다시 일주일 정도 기다리면 한 달 안에 깊고 풍부한 나만의 맥주를 맛볼 수 있어요.”
맥주만들기 동호회 http://cafe.daum.net/microbrewery
특별한 날에 의미를 더하는 수제 와인
양평동에 위치한 셀프와인은 이름그대로 직접 와인을 만드는 곳이다. 셀프와인 영등포본점 김영훈 대표는 와인 만들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며 일반인들도 언제라도 쉽게 체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와인 키트를 이용해 일반인도 수제 와인을 쉽게 만들 수 있어요. 와인 키트 재료들은 계량화돼 있어 레서피 그대로 따라하면 되죠. 곁에서 와인 마스터들이 도와주기 때문에 실패를 염려할 필요는 없어요.”
김대표는 맘에 드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입맛에 맞는 와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열네 종류의 수제 와인 키트 중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먼저 골라야 합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칠레 등 원산지는 물론, 화이트 레드 아이스 등 종류도 다양해요. 샘플 와인을 맛본 후 입맛에 맞는 와인을 선택하면 됩니다. 대개 Dry Med-Dry Sweet 등 단맛의 정도에 따라 와인을 선택해요.”
샘플 와인을 통해 원하는 맛을 찾았다면 해당 와인 키트를 이용해 본격적인 와인 만들기 작업에 들어간다.
“먼저 침전 촉진제를 녹인 후 포도원액에 넣고 잘 섞어요. 발효를 위해 비중체크를 하고 효모를 뿌리면 작업은 끝납니다. 이후부터는 와인 전문가인 와인 마스터들이 작업합니다. 발효, 여과과정을 거쳐 병입 작업까지 마치면 비로소 수제와인이 완성되죠.”
와인 키트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와인은 삼십 병. 많은 양에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셀프와인 매장에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제와인은 본인 취향에 맞는 와인을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기회도 되지만 선물용으로도 그만이다.
“부모님 환갑이나 아이의 돌잔치 등 답례품으로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또 결혼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에 의미를 더하기 위해 수제 와인을 만들기도 하지요. 이렇게 특별한 의미를 담고 싶은 경우는 라벨을 따로 제작합니다. 사진과 원하는 글을 넣어 말 그대로 특별한 나만의 와인을 만드는 거지요.”
셀프와인 영등포점에서는 일반인들이 쉽게 수제 와인을 체험할 수 있는 와만데이를 운영한다. 열 명 이상 모임이면 저렴한 가격으로 수제 와인 체험은 물론 와인 한 병도 가져갈 수 있다.
수제와인을 만들 수 있는 곳
셀프와인 영등포본점
위치 영등포구 양평동1가 9-3 3층
문의 02-786-6144
와인만들기
위치 강서구 등촌동 78-7 길훈엔트런스빌 302호
문의 02-3664-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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