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무엇일까, 달인가? 아니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일까? 백남준은 그의 대표작 ‘달은 가장 오래된 TV’를 통해 이렇게 묻는다. 시간의 속성을 달과 TV로 은유적으로 표현한 ‘달은 가장 오래된 TV’는 시간의 흐름을 공간에 재현하는 동시에 인간의 상상을 달에 투영하던 전자시대 이전의 삶과 예술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런 시간의 속성과 예술에 대한 백남준의 사유를 모티브로 한 ‘달의 변주곡’이 2014 백남준아트센터 첫 번째 기획전이다.
전시에 참여하는 다비드 클라르바우트, 료타 쿠와쿠보, 안규철, 안세권, 조소희, 히라키 사와는 비디오뿐만 아니라 행위의 과정을 기록한 설치, 가상의 시간성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시간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은 사진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선보인다. 백남준과 함께 멈춰선 듯 느리게 움직이고 순환하는 시간의 속도를 제시하는 것이다. 고정된 하나의 지점에서 같은 장소를 지속적으로 촬영해 그 장소가 지닌 시간의 얼굴을 드러내는 안세권의 ‘서울 뉴타운풍경, 월곡동의 사라지는 빛 I, II, III’ 시리즈, 한 점으로 빛을 모아 인공 달을 띄우는 ‘달을 그리는 법’, 관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다섯 개의 무지개’ 등 안규철의 설치 작업들은 비우고 채우며 켜켜이 쌓여가는 일상의 시간이 바로 삶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보여준다.
시간을 재료로 삼는 비디오 아트의 속성에 주목해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달의 변주곡’은 예전에 달을 지긋이 바라보았던 시간을 선물한다. 그러면서 유래 없는 속도 전(戰)을 펼치고 있는 현대인의 일상을 돌아보고, 이를 통해 명상의 순간, 사유와 시적인 순간을 만나는 귀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전시기간 ~6월29일(일) 오전10시~오후6시(토요일 ~오후7시)
전시장소 백남준아트센터 2층
부대행사 스페셜토크 1_ 안규철, 현시원/ 4월19일(토) 오후3시
스페셜토크 2_ 안세권, 조소희, 이채영/ 5월17일(토) 오후 3시
관람료 성인 4천원, 학생 2천원
문의 031-201-8554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