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보면 궁금한 것이 참 많다.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지, 혹 아프기라도 하면 밤 늦게 까지 진료를 하는 병원은 어디인지 초보 엄마들에게는 모두가 난감하기만 하다. 이런 고민을 가진 부모들을 위해 육아고민 해결사 ‘우리동네 보육반장’이 있다. 어린이집 추천부터 배변훈련, 이유식 등 내 아이를 위한 맞춤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가까운 장난감 대여점과 도서관, 병원 등 믿을만한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우리동네보육반장. 양천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6명의 반장을 만나보았다.
양천구 소속 ‘우리동네 보육반장’ 왼쪽부터 신현애, 이해연, 김영분, 김희라, 여현숙, 윤정옥씨
6: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재원들
양천구에서 보육반장을 맡고 있는 대표친정엄마는 신현애(신정2,3동), 윤정옥(신정1,4,7동), 김영분(목1,2,3동), 여현숙(목4,5동,신정6동), 이해연(신월1,4,5동), 김희라(신월2,3,6,7동)씨. 정옥(47)씨를 제외한 5명은 작년에 이어 보육반장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양천구 보육반장을 담당하고 있는 양천구육아종합지원센터 박오기씨는 “양천구의 보육반장은 다른 구보다 가장 치열한 6: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재원들”이라며 “보육교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자격증과 스펙을 가지고 양천구의 육아고민을 해결한다”고 소개한다.
보육반장들은 지난해 양천구 내 물적·인적 육아 자원을 조사했다. 어린이도서관, 영유아 플라자, 육아종합지원센터, 각종 체험관, 박물관, 공원, 소아과, 키즈 까페 등 육아 관련 자원들을 조사한 후 데이터베이스화했다. 또 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지역 내 사회복지관·보건소 등에서 영유아 부모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나 프로그램도 조사했다.
엄마들과의 소통이 가장 먼저
양천구 보육반장 중 대표를 맡고 있는 영분(32)씨는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한 육아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어 보육반장에 지원하게 됐다”며 지원 동기를 밝힌다. 보육반장 활동을 하면서 정보를 전달해주는 것 외 더 중요한 것은 ‘엄마들과의 소통’이란다. “아이들 문제로 상담을 할 때 엄마들이 답을 모르는 건 아니다. 이야기를 털어놓고 귀담아 들어주기만 하면 어느새 맘이 녹는다”며 보육반장이 친근한 이미지로 기억됐으면 좋겠단다.
현애(48)씨는 직장생활 20년을 접고 청소년지도사,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활용할만한 곳을 찾다 보육교사에 지원하게 됐다. “정작 내 아이는 직장 때문에 제대로 키우지도 못했다. 어렸을 때 케어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경험했으니 언니 같이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밝힌다.
정옥(47)씨는 “상담을 요청하는 부모들에게 우리가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적절하게 정책이나 각종 정보들을 안내해주고 기관과도 연계시켜 준다”고 보육반장의 업무를 소개한다. 때로는 보육반장이 모르는 것을 질문 받을 때도 있다. 정옥씨도 얼마 전 특정종교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대한 문의를 받았다. 포털서비스에도 나와 있지 않는 부분이라 당황스러웠지만 인터넷에 검색해 이름이 매칭되는 곳으로 정보를 파악해 콜백서비스를 해 주었다. “이 경험을 통해 어려운 상담을 하면서 더 좋은 상담자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전한다.
희라(35)씨는 상담자가 보육반장을 믿고 제시한대로 할 때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 “캄보디아에서 귀화한 아버지가 아이가 문화적 차이로 힘들어 하니 구립어린이집을 알아봐 달라고 문의했을 때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보다 원장과 상의해서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볼 것”을 부탁했다. 희라씨는 콜백서비스를 계속 하면서 아이의 상태도 점검했고 상담자는 희라씨를 믿고 그대로 따라주었다. 또한 국제학교에 보내고 싶은데 어떻겠냐는 질문에 관내에 없는 학교라 알아봐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대부분이 전화 상담으로 이루어지지만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해연(37)씨가 맡은 지역은 다문화가정이 많다. 다문화가정의 엄마들은 병원을 가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 다행히 중국에서 학교를 졸업한 해연씨는 엄마들의 요청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대학병원까지 따라가 아이도 봐주고 통역 역할도 해준다.
현숙(32)씨는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아이를 데리고 일할 수 있다는 장점과 직장에서 오랫동안 상담을 했던 경험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 사실 보육 반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화 상담을 받되 평균 하루 3시간 정도 일한다. 하지만 활동을 하다보면 상담한 내용을 해결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인터넷을 찾기도 하고 휴일에도 상담전화가 오면 받기도 한다.
출생신고를 하는 부모에게 맞춤 정보 제공
양천구에서 보육반장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어린이집에 대한 정보다. 그 외 체험활동할 수 있는 곳, 아이 돌보미에 대한 질문 등등 다양하게 물어본다.
양천구 보육반장들은 “보육반장은 서울시 대표사업이다. 이 사업을 다른 곳에서도 벤치마킹 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
지난해 모은 각종 육아 정보를 책자로 출판하고 전자 지도를 만드느라 어느 때보다 분주한 보육반장들. 올해부터는 동사무소에서 출생신고를 하는 부모에게 동의서를 받아 보육반장이 먼저 전화를 걸어 맞춤 정보도 제공한다. 때로는 전화를 받는 엄마들이 다른 구와 비교하며 ‘우리 구는 왜 이런 것도 안 해주느냐’ 하는 난감한 요청도 있지만 보육반장들은 최선을 다해 소통하고자 한다.
보육반장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으며 120으로 전화해 양천구 보육반장을 연락해달라고 하면 된다.
우리동네보육반장이란
우리동네 보육반장은 서울시가 새로운 공공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작한 ''서울형뉴딜일자리'' 중 하나로 전국 최초로 시행하며 발달단계에 따른 육아상담 등 필요한 곳에 연계 및 상담을 하는 일을 한다. 보육반장은 현재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3~7명씩 배치돼 총 132명이 활동하고 있고 양천구에서는 6명의 보육반장이 2~3개 동별 1명씩 배치되어 아이에게 맞는 육아고민들을 상담, 도움을 준다.
보육반장은 재택근무와 현장 활동을 병행하면서 어린이집 소개와 소아과, 시간제 보육, 영유아 플라자 이용을 안내하는 한편 수집된 육아자원 정보를 DB화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올해는 어린이집원장, 학부모 등 다양한 보육전문가를 주축으로 구성된 보육반상회를 운영해 지역 육아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청자격은 보육교사 3급 이상, 유치원교사 2급 이상, 사회복지사 2급 이상 자격증을 가진 자로서 18세 이상인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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