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훈의 아빠심리학 25

벌을 외부에서 받게 하자

지역내일 2014-03-01

중학생 아들은 아침에 매일 늦게 일어난다. 준비하는 걸 생각했을 때, 학교에 늦지 않게 가려면 7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항상 8시가 넘어서야 그것도 마구 깨워야 일어난다. 아침을 떠먹이다시피 먹이고, 느릿느릿 옷 입는 걸 겨우 참고, 차를 태워서 신호위반 몇 개 정도는 우습게 하면서 겨우 시간에 맞춰 학교 앞에 데려다 놓는다. 아침마다 속이 뒤집어지지만 그래도 아이가 지각을 해서 점수가 깎이게 하고 싶지는 않다.
초등학생인 둘째는 숙제를 잘 하지 않는다. 매일 저녁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하고 나서 보면 멍하게 핸드폰 게임만 하고 있다. 아빠가 숙제를 하자고 하면 책상에 앉긴 하지만 눈에 초점은 흐리다. 산수 문제를 불러줘야 겨우 힘없는 손짓으로 답을 쓴다. 아빠는 일부러 다른 건 더 하지 않더라도 학교 숙제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꾸역꾸역 저녁마다 과외선생님이 된다.
아이는 지금까지 지각으로 인한 벌점을 한 번도 받지 않았고, 숙제 검사에서 꼬박꼬박 도장을 받아왔다. 그리고 아빠는 지금의 무결점 상태를 지속하고 싶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아이가 아니라 아빠의 노력에 의한 것이다. 아빠가 출장이라도 가면, 매일 승용차를 타고 10분 만에 학교에 가던 아이는 버스를 타고 30분을 가야하는 등굣길을 견디지 못할 것이고, 아빠의 눈초리가 부담스러워 숙제를 하던 아이는, 다음날 선생님한테 혼날 때 “아빠가 없어서 못했다”라고 당당하게 핑계를 댈 것이다.
아빠는 학교에서 아이에 대한 공식적인 결점이 나타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만, 공식적인 결점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아빠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아이는 혼자서 30분 동안 버스도 타지 못하는 중학생이 되고 만다.
아이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아이의 행동에 대한 평가를 외부에 맡겨야 한다. 옆에 자신을 지켜보는 다수의 학생들이 있고, 학교라는 거대 집단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아이들을 대해야하는 선생님 앞에서는 아이가 규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
힘들지만 혼자 힘으로 학교 규칙을 따르면서 점차 더 큰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집에서 아빠가 해야 할 일은 숙제를 못하고 지각을 해서 선생님에게 혼나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왔을 때, “아빠도 예전에~”라고 하면서 진심어린 위로를 해주는 것이다. 


지우심리상담센터 성태훈 소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