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서 경남 김해로 가는 길은 멀다. KTX광명역에서 진영역으로 가거나 승용차를 이용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거쳐 남해고속도로를 타야한다. 흔히 김해를 철의 왕국, 가야 500년의 고도로 부른다. 찬란했던 과거와 역사문화관광도시로 잘 알려진 김해는 삼국유사 가락국기 편에 보면 서기 42년에 수로왕이 김해지역에 가락국을 창건했고, 이후 가야연맹의 맹주국이 되어 풍부한 철기문화로 동북아 일대 해상교육의 중심국가로 성장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김해는 2000년 가야왕국의 도읍지로 가야유적이 산재해 있는데, 명소로는 수로왕릉과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인 봉하마을이 있다.
철의 왕국, 가야의 수로왕
가야는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철기문화를 받아들여 융성시켰고 그 찬란한 문화를 금관가야의 이름으로 주변국에 전파했으며 중국의 낙랑군, 대방군으로부터 한반도 각지와 왜를 연결하는 중개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고 한반도 관문 역할을 했던 나라였다. 흔히 가야의 땅이라고 불리는 김해 지방의 고대 국명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삼국유사 5가야 조에 나오는 금관가야인데 가야를 이야기할 때 수로왕의 건국신화를 빼 놓을 수 없다. 수로왕의 설화는 김해 가락국의 건국신화이다. 서기42년에 가락국이 건국되었다거나 또는 수로왕이 158년 간 나라를 다스렸다는 신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보면 후한 세조 광무제 건무 18년에 가락의 수장인 아도간, 여도간, 피도간 등 9인이 백성을 거느리고 계음을 하다가 구지봉을 바라보니 이상한 소리와 기색이 있었다. 가서 본 즉 금함이 하늘로부터 내려오는데 그 속에 황금빛이 나는 해와 같이 둥근 알이 있어, 신성하게 여기고 아도간의 집에 두었다. 이튿날 함을 열어보니 동자가 껍질을 깨고 나왔다. 나이는 열다섯 살쯤 되고 용모가 매우 거룩하여 예를 갖춰 임금으로 모셨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김수로왕은 15세에 알에서 태어나 158년 즉위해서 통치했으니 173년을 살았고 한다. .김해시에서는 1962년부터 잃어버린 가야의 역사를 찾아서 매년 가야문화축제를 개최한다.
가락국의 시조인 수로왕을 모신 무덤인 수로왕릉은 현재 사적73호로 지정되어 있다. 왕궁(봉황대)의 동북쪽 평지에 조성되어 있는데 원형봉토분의 높이만 해도 약5m에 이른다. 수로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숭선전, 가락국 2대에서 9대까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숭안전도 근처에 있다. 수로왕릉 주변에는 김해민속박물관, 구지봉, 봉황동유적, 수로왕비릉이 있는데 구지봉의 동쪽에 위치한 왕비릉 또한 원형봉토분이다. 16세의 나이에 아유타국에서 배를 타고 와 왕비가 되었고, 189년에 세상을 떠난 왕비는 거등왕을 비롯해 아들 10명을 낳았는데 죽기 전 수로왕에게 아들 두 명은 자신의 성인 허씨 성을 따르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수로왕이 이를 승낙해서 현재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의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진영 봉하마을 산책
김해 진영 봉하마을은 진영읍내에서 동부쪽으로 4.5km 떨어진 봉화산 아래에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봉화산 분수대 아래 있는 마을이라 봉하 마을이라고 부른다. 현재 약 40가구 120여 명의 주민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봉하마을로 가려면 KTX를 타고 진영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이동하거나 안양에서 출발, 남해고속도로 동창원 IC에서 부산 김해 방향으로 가면 본산입구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봉하마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와 추모의집, 묘역, 생태연못, 뱀산과 마옥당, 봉화산과 정토원, 화포천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봉하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대통령 생가를 만날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태어나 8살까지 살았던 집으로 김해시가 생가를 매입하지 못해 복원사업이 난항을 겪자 대통령의 고교친구가 직접 생가를 사서 김해시에 기부했고, 이후 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생가는 전통적인 초가집 형태로 약 36㎡ 규모의 본채에 방2칸, 부엌, 아래채와 헛간, 화장실 등이 있다. 2009년 9월 복원사업을 마치고 일반에 공개되었다. 생가 옆에는 기념품 가게 사람 사는 세상이 있고 건너편에 추모의 집이 조성되어 있다. 대통령 관련 유품과 사진, 기록물과 영상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개관시간은 오전9시∼오후6시.
대통령 묘역은 화장한 유골은 안장하되 봉분을 만들지 않겠다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지하에는 안장시설을 하고 남방식 고인돌 형태의 낮은 너락바위를 봉분처럼 올렸다. 묘역의 박석은 추모 글이 새겨진 1만5000개가 비문을 대신하고 있다. 봉하마을은 산책로이자 방문객들의 쉼터인 생태연못을 비롯해 뱀산과 미옥당, 봉하마을 친환경 쌀 방앗간도 구경할 수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하천형 배후습지로 정부가 발표한 아름다운 100대 하천에 선정된 화포천은 다양한 물고기와 창포, 선버들 같은 습지식물들이 사는 생태보고이다. 봉화산 숲길은 1길과 2길로 조성되어 있는데 1길은 약 2시간30분 5.3km의 코스로 대통령 묘역, 마애불, 오솔길, 사자바위, 정토원, 호미든관음상, 편백나무숲길, 장방리 갈대집, 본산배수장, 약수암, 생태연못, 추모의집 등을 거친다. 2길은 약 1시간30분 코스로 2km의 길이로 조성되어 있고 봉화산 숲길의 볼거리는 부엉이 바위, 마애불, 봉수대, 사자바위, 편백나무 숲길, 호미든 관음상 등 아름다운 곳이 곳곳에 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경남 김해 가는길
안양에서 승용차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가다가 칠원분기점에서 부산, 북창원, 진주방면으로 나와 남해고속도로로 합류한다. 남해고속도로에서 서김해ic에서 서김해 방면으로 나온다. 이어 금관대로-분성로로 가면 김해 민속박물관이 나온다. KTX 열차는 김해 진영역과 부산시 구포역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가면 김해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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