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책]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제제와 뽀르뚜가의 세대를 초월한 우정

지역내일 2014-06-02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눈물 없이 읽을 수 없었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나의 라임오렌지나무』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를 본 시간은 어린 제제를 화면으로 만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었다. 때로는 기발한 상상으로 따뜻하게 미소 짓게 하고 때로는 슬픔어린 말 한마디로 눈물 흘리게 했던 추억 속의 제제를 다시 떠올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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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과 슬픔을 발견한 한 꼬마의 이야기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 소년 제제(후아오 기에메 아빌라)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말썽을 부리는 집안의 사고뭉치다. 어느 날 제제는 뽀르뚜가(호세 드 아브루) 아저씨의 자동차 범퍼에 매달리는 박쥐놀이를 하려다가 들켜 친구들 앞에서 호되게 혼난다. 그 후 제제는 뽀르뚜가를 원수로 생각한다. 그런데 발을 다쳐 쩔룩거리는 제제를 지나가던 뽀르뚜가가 진심으로 도와주면서 둘의 관계는 반전된다. 까칠하고 무서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한없이 자상하고 부드러운 뽀르뚜가로부터 제제는 사랑과 우정을 배워간다.
말썽꾸러기지만 감수성이 예민한 제제는 가난한 환경 속에서 가족들로부터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채 늘 외로움을 느낀다. 뽀르뚜가 또한 큰 집에서 혼자 지내는 외로운 인물이다. 둘이 나이를 뛰어넘어 각별히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은 외로움 속에서 사랑을 갈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었을 것이다.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꼬마와 어른의 따뜻하고도 슬픈 우정이 건조했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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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도서의 스토리를 그대로 재현
영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브라질 최고의 작가 J.M. 바스콘셀로스의 동명 성장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1968년에 발표된 소설은 당시 유례없는 판매기록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지난 40년간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곳곳에서 출판돼 수천만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6학년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영화는 원작의 아름다운 우정을 그대로 재현해 오래전 책을 읽었던 독자들에게 책을 처음 만났을 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 제제 가족은 오랫동안 실직자인 아빠와 아픈 몸으로 힘겹게 일하는 엄마, 그리고 많은 아이들로 인해 가난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가족 중 누구 하나 선물을 받는 이가 없다. 그 속에는 사랑도 있지만 절망이 더 많다. 어린아이도 슬픔을 조각조각 맛보며 일찌감치 어른이 된다.
순수한 동심으로 공상에 빠지곤 하는 제제가 ‘아빠에 대한 사랑을 그만둠으로써 마음속에서 아빠를 죽여 버리겠다’고 하거나 ‘달리는 기차에 오늘밤 뛰어들겠다’고 뽀르뚜가에게 거침없이 말하는 모습에서는 아픔이 느껴진다. 또, 그렇게 말하는 제제가 걱정돼 밤기차가 다 지나가고 나서야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뽀르뚜가에게서는 진정한 우정과 사랑이 느껴진다.
 
사랑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어른이 된 제제가 뽀르뚜가의 무덤 앞에서 다시 한 번 우정과 사랑을 떠올리며 슬픈 이별을 추억하는 모습이다. 마흔여덟 살이 된 제제가 고백하는 원작의 마지막 부분을 떠올려본다. “때로는 그리움 속에서 어린 시절이 계속되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언제라도 당신이 나타나서 제게 그림딱지와 구슬을 주실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나의 사랑하는 뽀르뚜가, 제게 사랑을 가르쳐주신 분은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구슬과 그림딱지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사랑 없는 삶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가까이에 있는 가족과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의미 있는 삶임을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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