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한 북촌 골목길 탐방

어린 시절 뛰놀던 골목길 정취를 맛보다!

지역내일 2014-06-02

연령대가 서로 다른 6명의 지인들이 가끔씩 만나 반가운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번 모임에서 5월이 가기 전에 편안한 차림으로 북촌을 둘러보자는 의견이 나와 일단 안국역 근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그들 중 한 명이 무료로 서울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도보관광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고 발 빠르게 신청을 했다. 덕분에 처음으로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북촌 골목길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뛰어놀던 골목길, 그 길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북촌


계동길 따라 유유히 걷는 여유 누려
오전 10시 30분,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 앞에서 우리 일행을 안내할 해설사와 다른 신청자 2명을 만나 간단하게 인사를 나눴다. 비록 우연히 한 팀이 됐지만 다들 연령대나 분위기가 비슷한 주부들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계동길로 접어들자마자 해설사가 현대건설 사옥 바로 앞에 있는 조선시대 천문관측대인 ‘관상감 관천대’에 대해 설명했다. 무심코 지나치던 이 길에 경주의 신라첨성대와 더불어 우리나라 천문관측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인 관천대가 있다는 게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정겨운 계동길을 좀 더 걸어 올라가다보니 좌측에 북촌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북촌문화센터’가 보였다. 조선말기 세도가였던 ‘민재무관댁’이었던 이곳은 ‘계동마님댁’으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뒤 행랑채였던 홍보전시관에는 북촌의 역사와 가치를 알리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으며 북촌투어에 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안쪽 행랑채에서는 민화, 다도, 매듭, 한지공예, 국악 등 전통문화강좌도 열린다.
북촌문화센터를 나와 계동길을 따라 계속 걸으니 골목길 안쪽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들이 눈길을 끌었다. 현대식으로 건물을 개조한 곳도 있고 전통한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문화체험까지 병행하는 곳도 있어 하루쯤 머물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한옥


전통과 현대의 멋이 공존하는 공간
인촌(仁村) 김성수 옛집과 한옥체험관 등을 둘러보며 계동길 끝자락에 있는 중앙중·고등학교까지 걸어가는 동안 해설사가 우측 골목길을 가리켰다. 모두 고개를 돌리고 보니 골목길 언덕 위로 창덕궁의 지붕 일부가 날렵한 삼각형 모양을 한 채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길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었다.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유명해진 중앙중·고등학교 앞에는 한류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 학교는 1908년 전국 각지의 애국지사들이 교육으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세운 민족사학인 만큼 전통 있는 시설들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수업 중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다. 주말과 공휴일 오전 9시~오후 6시(1, 3, 5주 토요일은 오후 1시~오후 6시) 학교를 개방한다.
아쉬운 마음으로 학교 정문 우측 창덕궁길을 올라가니 멀리 북촌로 너머로 계동길에서 봤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현대식 분위기의 멋진 주택들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마을


녹슨 철 대문 앞에서 되살아난 오랜 추억
우리나라 최초의 치과간판인 ‘이해박는집’ 간판이 걸린 한옥치과 건물을 끼고 돌아 주한 에콰도르 대사관저 쪽으로 올라갔다. 정오가 가까워오면서 덥기도 하고 다리도 아파 다들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쉬는 동안 2005년부터 활동하고 있다는 해설사(일본어 담당)로부터 일본인 관광객들을 안내하면서 경험한 에피소드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기회도 가졌다.
다시 힘을 내 에콰도르 대사관저 옆으로 나있는 북촌 한옥마을길로 내려가니 우측에 ‘가회동 이준구 가옥’이 높은 담벼락 위로 보였다. 여기서부터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본격적인 북촌 한옥마을 골목길 탐방이 시작됐다. 골목길 곳곳에 주차된 차들이 분위기를 깨 아쉽기도 했지만 깊이 들어갈수록 개조를 덜한 주택들이 정겹게 다가왔다. 녹슨 철 대문과 그 위로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빨간 장미, 돌계단 위에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는 기와집, 골목길 안쪽에 서 있는 전봇대와 복잡하게 연결된 전선들….
한두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골목길을 거닐며 모두들 옛 시절 추억을 꺼내기 바빴고 대문 안을 살짝 엿보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다. 하지만 해설사로부터 “북촌은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큰소리로 떠들거나 집을 엿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의 말을 듣고 아쉬운 마음을 애써 접었다. 실제로 관광객들이 몰리는 골목길 입구 벽에는 “북촌주민의 고요한 아침·저녁시간을 지켜주세요. 방문시간 안내 : 오전 10시 이후~일몰 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북촌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골목길에서 멋진 사진을 찍어 바로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올린 후 회나무 앞길을 지나 내려왔다. 북촌로길 돈미약국 앞에서 약 2시간 30분 넘게 안내를 맡아준 해설사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북촌 골목길 탐방을 마무리했다. 다들 더 더워지기 전에 다른 코스를 탐방할 기회를 다시 갖자고 했을 만큼 만족스러운 나들이였다.



■해설이 있는 도보관광
서울문화관광해설사의 전문적인 해설을 들으며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를 도보로 탐방하는 관광 프로그램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웹(dobo.visitseoul.net)에서 예약한 후 이용할 수 있다.
코스 : ‘역사문화 중심지역’, ‘전통문화 중심지역’, ‘근대문화 중심지역’, ‘생태복원지역’, ‘전통마켓 지역’, ‘주말운영 테마 코스’ 등 6개 테마로 분류해 경복궁, 창덕궁, 북촌, 청계천, 남산성곽, 몽촌토성, 성균관 등 20개 코스와 서울시청사 통통투어 등 상설코스 3개를 포함해 총 23개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운영시간 : 평일 오전 10시/오후 2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2시/오후 3시
  *중국어 안내는 월, 목, 금, 토, 일요일만 가능
안내 언어 :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이용료 : 무료(궁궐 입장료 및 문화체험료, 교통비 등은 개인 부담)
신청인원 : 개인은 1인 이상/10인 이하, 단체는 11인 이상
예약 : 개인은 관광일 기준 3일전, 단체는 5일전 인터넷으로 예약
 *희망 예약일자에 지원한 해설 자원봉사자가 없을 경우 매칭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도 있다.
상담안내 : 월~금(오전 9시~오후 6시) : 02-6925-0777
          주말 및 공휴일(오전 9시~오후 10시) : 다산콜센터(02-120)
*주말 및 공휴일에는 인터넷 예약접수만 가능


■골목길 도보관광 코스
1. 북촌 한옥마을 : 안국역 - 북촌1경 - 북촌2경 - 한상수자수공방 - 북촌3경 - 가회민화박물관 - 북촌4경 - 북촌5경 - 북촌6경 - 북촌7경 - 북촌생활사박물관 - 북촌8경 - 안국동윤보선家 - 안국역(약 3시간 30분 소요)
2. 서촌 한옥마을 : 경복궁역 - 통의동백송터 - 통의한옥마을 - 통인시장 - 옥인동윤씨가옥 - 옥류동 - 배화여고 - 사직공원 - 경복궁역(약 2시간 30분 소요)
3. 계동 토박이 골목 : 안국역 - 북촌문화센터 - 북촌한옥체험관 - 석정보름우물터 - 중앙중·고등학교 - 빨래터 - 북촌2경 - 리기태전통연공방 - 인사미술공간 - 한국미술박물관 - 은덕문화원 - 북촌1경(약 1시간 20분 소요)
4. 안국동 학교 골목 : 안국역 - 금현국악원/사이아트갤러리 - 안국동 윤보선가 - 갤러리 비원 - 갤러리 담 - 옻칠공방 - 정독도서관 - 아트선재센터 - 아라리오서울 - 이화익갤러리 - 덕성여중·고 - 풍문여고(약 1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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