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풀어가는 수학세상 (60)

자연현상들에서 발견되는 피보나치 수열

지역내일 2014-05-29 (수정 2014-05-29 오후 3:15:05)

토끼의 쌍들을 구하는 다소 엉성해 보이는 문제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성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자연현상과 피보나치 수열이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오늘은 자연현상들에서 발견되는 피보나치 수열에 대해 알아보자.




● 해바라기 꽃의 씨앗 배열
해바라기 꽃의 씨앗의 배열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면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의 나선을 발견할 수 있다. 각종 매트, 종이, 수건 등을 둥글게 말아 옆면을 잘 관찰하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곡선이 보인다. 이 곡선의 이름이 나선이다.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나선의 개수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나선의 개수를 세어보자. 해바라기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한쪽 방향으로 21개이면 다른 방향으로는 34개이다. 또 다른 경우는 34개과 55개, 55개와 89개이다. 이와 같이 해바라기 꽃의 씨앗의 배열에서 발견되는 나선의 개수는 항상 피보나치 수열에서 이웃하는 두 숫자와 일치한다. 이 현상은 솔방울, 파인애플, 쑥부쟁이, 선인장 등에서도 나타난다.






● 잎차례 비율
잎차례는 줄기에 대한 잎의 배열 방식으로 엽서(葉序)라고도 한다. 식물의 잎은 햇빛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서로 겹치지 않는 형태로 달리는데, 한 개의 잎이 한 장씩 어긋나게 붙어서 나는 형태를 어긋나기라고 부른다. 벚나무, 나팔꽃, 밤나무, 사철나무, 오죽, 버드나무 등의 잎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어긋나기에서 잎사귀가 t번 회전하는 동안 잎이 n개 나오는 비율인 t/n을 잎차례 비율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줄기 위의 잎사귀 하나를 기준으로 잡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잎사귀들에 1, 2, 3, …의 번호를 붙였을 때, 그 잎사귀와 일직선이 되는 잎사귀의 번호가 8이고, 그때까지 잎사귀가 3바퀴를 돌았다면 이 식물의 잎차례는 3/8이다. 참나무, 벚나무의 잎차례는 2/5이고 장미, 배나무, 버드나무는 3/8, 갯버들과 아몬드는 5/13이다.
잎차례 비율에서 회전하는 수(t)와 나오는 잎사귀의 개수(n)는 피보나치 수열에서 나오는 숫자들과 일치한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식물의 90%가 피보나치 수열의  숫자에 의한 잎차례 비율을 따른다고 한다.








● 앵무조개와 등각나선






위의 그림과 같은 나선을 등각나선이라고 하는데 그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한 변의 길이가 각각 1, 1, 2, 3, 5, 8, 13,…인 정사각형들을 잇대어가며 그린다. 그 다음에 각각의 정사각형에 원의 ¼인 사분원의 원호들을 이어 붙여 그려주기만 하면 된다.
등각나선을 그리는데 필요한 정사각형들의 한 변의 길이는 피보나치 수열에서 나오는 숫자들과 정확하게 일치하므로, 이 나선을 피보나치 나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위 사진은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앵무조개의 껍데기이다. 사진에서 흰 점처럼 보이는 부분을 연결해서 얻어지는 곡선의 모양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곡선이 등각나선과 같은  모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등각나선은 달팽이의 껍데기, 사슴의 뿔, 해바라기씨의 배열, 매가 먹이를 따라갈 때의 비행곡선 등에서도 나타난다.
등각나선은 일부분을 잘라내더라도, 잘린 부분과 전체가 닮은 모양이 된다. 이것은 생물체가 계속 반복하여 복제를 하더라도 전체적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장하도록 해준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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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광고등학교 신인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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