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시골 김경래의 전원스타일

선거로 분주한 세상에서 ‘처사’가 생각나는 이유

지역내일 2014-05-29
세월호로 어수선하던 세상은 지방선거로 또 분주해졌다. 울긋불긋한 현수막들이 큰 빌딩 이마에 붙어 있다. 실물보다 훨씬 좋은 인상의 ‘훈남’ 사진을 내걸고 감각적인 구호로 눈길을 끈다. 6월 4일은 전국지방동시선거일이다. 선거를 하려니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내가 골라내야 할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다. 수십명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정말 실력있고 양심적이며 부정하지 않은 사람을 택해야 한다. 말만 믿고 찍었다 속은 것이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유권자 노릇을 하려니 후보자만큼 바쁜 날이다.
벼슬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로 시끄러운 세상에 살다보니 ‘처사’가 그립다. 조선 중기 당쟁이 심해지자 정치에 염증을 느낀 선비들 중 벼슬을 포기하고 전원생활을 택한 이들이 많았다. 출세를 위한 형식적인 학문을 버리고 자신의 공부에 전념했던 이들이다. 정치가 마음에 안 들면 사직상소를 올려 권력을 꾸짖기도 했다. 남명 조식과 화담 서경덕이 대표적 인물이다.
같은 해 태어난 퇴계 이황이 현실정치에 참여해 활발한 활동을 할 때 남명 조식은 전원에 묻혀 살았다. 둘은 학문적으로 쌍벽을 이루었고 다툼도 있었지만 서로를 인정했다. 은둔만 한 것이 아니다. 어린 왕 뒤에서 권력을 휘둘렀던 문정왕후를 대놓고 ‘과부’라 하며 간담이 서늘한 목숨 건 상소도 올렸다. 조정은 그런 처사로 늘 긴장했다.
황진이와의 러브스토리로 유명한 서경덕은 개성에 살았다. 대제학을 지냈던 소세양, 고승인 지족선사를 미모로 농락한 황진이는 서경덕을 유혹을 했다. 하지만 끄떡도 않자 스승으로 모시고 공부를 했고 마음으로 존경했다. 여러 번 벼슬을 추천받았고 과거에 장원 급제도 했지만 단념하고 전원에 묻혀 공부하고 교육에만 힘쓴 서경덕은 진정한 처사였다.
삼국지의 스타 제갈공명도 처사였다. 와룡강가에 초가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즐기는 제갈공명의 소문을 들은 유비는 세 번을 찾아간다. 유비의 정성에 감동한 제갈공명은 그의 군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초가를 나온다. 이것이 유명한 ‘삼고초려’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홍보 방송은 더 요란하다. 거리는 원색 옷을 입은 선거꾼들의 춤사위로 현란하다. 정치에 참여해 세상을 이롭게 하고 때론 바꾸는 것은 매우 큰일이다. 하지만 속 시끄럽고 겉만 요란한 현실 정치가 싫어 벼슬을 떠나 전원생활을 택한 현대판 ‘처사’들도 많다. 이들을 찾아 삼고초려할 수 있는 권력자들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전원에 묻힌 ‘처사’를 찾아 그들의 얘기를 듣는 것도 선거에 이겨 벼슬길로 나서는 사람들이 올바른 정치를 하고 스스로 성공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