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로 어수선하던 세상은 지방선거로 또 분주해졌다. 울긋불긋한 현수막들이 큰 빌딩 이마에 붙어 있다. 실물보다 훨씬 좋은 인상의 ‘훈남’ 사진을 내걸고 감각적인 구호로 눈길을 끈다. 6월 4일은 전국지방동시선거일이다. 선거를 하려니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내가 골라내야 할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다. 수십명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정말 실력있고 양심적이며 부정하지 않은 사람을 택해야 한다. 말만 믿고 찍었다 속은 것이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유권자 노릇을 하려니 후보자만큼 바쁜 날이다.
벼슬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로 시끄러운 세상에 살다보니 ‘처사’가 그립다. 조선 중기 당쟁이 심해지자 정치에 염증을 느낀 선비들 중 벼슬을 포기하고 전원생활을 택한 이들이 많았다. 출세를 위한 형식적인 학문을 버리고 자신의 공부에 전념했던 이들이다. 정치가 마음에 안 들면 사직상소를 올려 권력을 꾸짖기도 했다. 남명 조식과 화담 서경덕이 대표적 인물이다.
같은 해 태어난 퇴계 이황이 현실정치에 참여해 활발한 활동을 할 때 남명 조식은 전원에 묻혀 살았다. 둘은 학문적으로 쌍벽을 이루었고 다툼도 있었지만 서로를 인정했다. 은둔만 한 것이 아니다. 어린 왕 뒤에서 권력을 휘둘렀던 문정왕후를 대놓고 ‘과부’라 하며 간담이 서늘한 목숨 건 상소도 올렸다. 조정은 그런 처사로 늘 긴장했다.
황진이와의 러브스토리로 유명한 서경덕은 개성에 살았다. 대제학을 지냈던 소세양, 고승인 지족선사를 미모로 농락한 황진이는 서경덕을 유혹을 했다. 하지만 끄떡도 않자 스승으로 모시고 공부를 했고 마음으로 존경했다. 여러 번 벼슬을 추천받았고 과거에 장원 급제도 했지만 단념하고 전원에 묻혀 공부하고 교육에만 힘쓴 서경덕은 진정한 처사였다.
삼국지의 스타 제갈공명도 처사였다. 와룡강가에 초가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즐기는 제갈공명의 소문을 들은 유비는 세 번을 찾아간다. 유비의 정성에 감동한 제갈공명은 그의 군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초가를 나온다. 이것이 유명한 ‘삼고초려’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홍보 방송은 더 요란하다. 거리는 원색 옷을 입은 선거꾼들의 춤사위로 현란하다. 정치에 참여해 세상을 이롭게 하고 때론 바꾸는 것은 매우 큰일이다. 하지만 속 시끄럽고 겉만 요란한 현실 정치가 싫어 벼슬을 떠나 전원생활을 택한 현대판 ‘처사’들도 많다. 이들을 찾아 삼고초려할 수 있는 권력자들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전원에 묻힌 ‘처사’를 찾아 그들의 얘기를 듣는 것도 선거에 이겨 벼슬길로 나서는 사람들이 올바른 정치를 하고 스스로 성공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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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로 시끄러운 세상에 살다보니 ‘처사’가 그립다. 조선 중기 당쟁이 심해지자 정치에 염증을 느낀 선비들 중 벼슬을 포기하고 전원생활을 택한 이들이 많았다. 출세를 위한 형식적인 학문을 버리고 자신의 공부에 전념했던 이들이다. 정치가 마음에 안 들면 사직상소를 올려 권력을 꾸짖기도 했다. 남명 조식과 화담 서경덕이 대표적 인물이다.
같은 해 태어난 퇴계 이황이 현실정치에 참여해 활발한 활동을 할 때 남명 조식은 전원에 묻혀 살았다. 둘은 학문적으로 쌍벽을 이루었고 다툼도 있었지만 서로를 인정했다. 은둔만 한 것이 아니다. 어린 왕 뒤에서 권력을 휘둘렀던 문정왕후를 대놓고 ‘과부’라 하며 간담이 서늘한 목숨 건 상소도 올렸다. 조정은 그런 처사로 늘 긴장했다.
황진이와의 러브스토리로 유명한 서경덕은 개성에 살았다. 대제학을 지냈던 소세양, 고승인 지족선사를 미모로 농락한 황진이는 서경덕을 유혹을 했다. 하지만 끄떡도 않자 스승으로 모시고 공부를 했고 마음으로 존경했다. 여러 번 벼슬을 추천받았고 과거에 장원 급제도 했지만 단념하고 전원에 묻혀 공부하고 교육에만 힘쓴 서경덕은 진정한 처사였다.
삼국지의 스타 제갈공명도 처사였다. 와룡강가에 초가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즐기는 제갈공명의 소문을 들은 유비는 세 번을 찾아간다. 유비의 정성에 감동한 제갈공명은 그의 군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초가를 나온다. 이것이 유명한 ‘삼고초려’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홍보 방송은 더 요란하다. 거리는 원색 옷을 입은 선거꾼들의 춤사위로 현란하다. 정치에 참여해 세상을 이롭게 하고 때론 바꾸는 것은 매우 큰일이다. 하지만 속 시끄럽고 겉만 요란한 현실 정치가 싫어 벼슬을 떠나 전원생활을 택한 현대판 ‘처사’들도 많다. 이들을 찾아 삼고초려할 수 있는 권력자들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전원에 묻힌 ‘처사’를 찾아 그들의 얘기를 듣는 것도 선거에 이겨 벼슬길로 나서는 사람들이 올바른 정치를 하고 스스로 성공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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