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늘어도 소형보다 중형 주택 더 필요”

KDI ‘고령화·소가족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정책시사점 분석’ 보고서 주장

지역내일 2014-05-26

앞으로 노년층이 두터워지고 1·2인 가족이 늘어도 주택 수요는 소형보다 중형에 몰릴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4일 ‘고령화·소가족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정책시사점 분석’(조만?이창무)이란 보고서를 통해 1·2인 가구의 증가가 반드시 소형주택의 수요 증가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그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청장년보다 노년가구 1·2인 가구 증가


앞으로 고령화, 소가족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가속화될 것은 당연하다. 통계청(2012)의 장래가구추계를 통해 2035년까지 유형별 가구 수 변화 추세를 살펴본 결과, 1·2인 가구 수는 증가하는 반면 3인 이상 가구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인 가구 중 40세 미만의 청장년 가구 수는 현상을 유지하나, 60세 이상의 노년 가구 수는 앞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청장년 1·2인 가구는 자산형성을 시작하는 가구유형이기 때문에 소형주택의 주요 수요계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노년 가구는 이미 자산형성기를 거쳐 형성된 자산을 유지하거나 축소를 고려하는 계층이다.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가구주의 자가율이 74%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청장년 1·2인 가구 증가세가 정체되고 노년 가구의 주거소비 조정이 급격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노년 가구 위주의 1·2인 가구 증가는 소형주택에 수요로 이어진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노년 1인가구의 경우는 70㎡ 초과 주택을 소비하는 비율이 1995년 18%에서 2010년 34%로 증가했다. 이는 지금 수준의 주택소비가 유지되더라도 1인가구의 증가가 추가적인 극소형주택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 준다.


2인가구 중형 및 중대형 수요


2035년의 가구유형별 주택규모 분포를 살펴보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연해진다. 1인가구의 경우에도 50㎡ 미만의 극소형주택의 비중은 감소하고, 중소형 혹은 중형 주택의 비중이 증가한다. 이런 변화는 노년 1인가구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 2010년 35%였던 50㎡ 미만의 주택소비 비중은 2035년 21%까지 감소하는 반면, 70㎡ 초과의 주택에 대한 소비비율은 2035년 5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에 따르면 관심대상인 1인가구의 경우 총수요의 증가가 주로 발생하는 주택규모는 극소형(30㎡ 이하) 및 소형(30~50㎡)이 아니라 중소형(50~70㎡) 및 중형(70~100㎡)임을 알 수 있다. 2인가구의 경우는 중형 및 중대형(100~130㎡)의 비중이 좀 더 높은 양상을 보인다. 3·4인 가구 및 5인 이상 가구의 경우는 절대적으로 소형 수요가 감소해 결국 총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합산된 총수요를 살펴보면, 극소형 및 소형의 수요는 약간 감소하고 중소형, 중형 및 중대형의 수요는 증가한다. 다만 대형(130㎡ 이상)은 그 수요 증가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난다.


도시형생활주택 공급과잉 문제 발생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볼 때 앞으로 주택공급은 소형보다 오히려 중소형 및 중대형을 포괄하는 중형의 확대 공급이 적절한 방향이라고 보고서는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주택공급과 관련해 정책적인 선택을 할 때 이와 같이 소비자 유형별로 차별화된 주거소비 패턴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1·2인 가구 증가세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소형주택 공급이 급속히 늘었다.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주차장 관련 규제 완화 및 2% 저리융자로 공급을 확대했다. 2009년에 1천688호에 불과하던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이 2012년에는 12만3천949호로 급격히 증가했다. 결국 원룸형은 과잉공급으로 인해 공실이 급격히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중형 위주의 주택공급을 확대하면 결국 현재의 청장년 가구가 성장해 가족을 구성하게 될 때 필요한 주택으로 이용될 것이다. 소형주택의 경우 향후 재개발 및 재건축을 통해 발생할 소형 거주공간의 멸실량을 대체할 수 있는 정도의 신규공급이 필요하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85㎡와 같은 국민주택규모 기준이 주택시장의 공급과 소비 패턴을 왜곡시키고 있음도 보여주고 있다. 국민주택규모를 폐지하면 개별 가구의 장래 주거소비 조정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경래 리포터(oksigol@oksig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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