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탐방 - 꿈이 있는 여성들의 수다방 ‘다락방’
배움에도 지나친 욕심은 금물! 한걸음 물러서서 즐거이 배워라!
알짜배기 정보로 교육 문화 취업 고민 나눠
꽃피는 봄을 지나 싱그러움을 자랑하다 열매를 맺고 이제 다시 잠시 움츠렸다 새 생명을 피우기 위해 북풍한설을 견뎌낼 만물. 이제 인간도 봄여름가을을 지나 겨울에 도달했고 1년 열두 달 중 12월의 끝자락에 닿았다. 이렇게 1년 2년...7년이란 세월을 함께 하며 다양한 알짜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져가는 여성들이 있다. 중년의 나이에도 꿈을 잃지 않고 날개를 펼치려고 파닥거리고 있는 ‘다락방(다락방지기 김성례)’ 회원들을 만나본다.
7년 전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상담사반 인연으로 ‘다락방’ 지어!
이름부터 소박하기 그지없는 ‘다락방’은 2007년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상담사반에서부터 그 맥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만 해도 조금 생소했던 상담사 교육과정에는 꼭 취업이 목표가 아니라 가정에서나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자기 스스로를 조금 되돌아보고 위로해 보고자 찾는 주부들이 대다수였다.
김해련씨는 “30대 중반에 작은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서부터 저에게도 달콤한 자유 시간이란 게 생겼죠. 그런데 그 금쪽같은 시간을 애기 엄마들과 수다로 끝내기엔 너무 아까웠어요. 애들 키우다 보면 쌓이는 육아 스트레스를 풀어놓긴 하지만 사실 거의 소모적인 시간이었죠. 그런데 비슷한 또래 애기엄마들과 수차례 고민을 나눠 봐도 해결되기보다 오히려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제게 다시 스트레스로 돌아오는 게 많았어요. 그래서 찾은 곳이 바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상담사반 이었죠. 공부하러 간다지만 사실 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핑계였어요”라고 말한다.
처음엔 낯선 이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이기가 너무 어색했는데 차츰 자기 노출을 하게 되면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엄마 같고 언니 같은 사람들에게 경험과 지혜를 배울 수도 있었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다양한 정보와 나눔으로 돈독한 우정 쌓아
‘다락방’은 상담사 3급부터 전문가과정까지를 마친 10명의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정보와 취업 문화 그리고 서로의 고민해결 등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연령대는 현재 40대 초반부터 60대까지 한세대를 초월하는 모임이다.
회원들은 대부분 전문직으로 현역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약사 강사 상담사 학원원장 등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고 있다. 얽매여서 일하는 이도 있지만 대부분 자유롭게 일과 가정주부로써의 역할을 소화해 내며 틈틈이 문화생활과 봉사에도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다락방지기 김성례씨는 “월 회비를 거둬 친목도모를 위해 점심식사 한 끼를 해결하기도 하지만 연말이나 1년에 한 번씩은 꼭 가고 싶은 콘서트나 음반·도서를 구입해 나누기도 해요. 그리고 상담관련 좋은 교육이나 아이들 교육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서로 나누기도 하고 취업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는 등 다락방 회원들은 모이면 늘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를 나누느라 바쁘지요”라고 말한다.
평생교육원 ‘상담사’란 자격증이 평생교육원협의회에서 주는 민간자격증이긴 하지만 그들은 그곳에서 단순 자격증 하나보다 얻은 것이 많다. 바로 여자나이 40·50대에도 ‘뭔가 할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얻은 것이다. ‘뭔가가 되기 위해 목숨 걸고 덤비는 것도 좋지만 즐거이 배우다보니 그 길이 열리더라’는 것이 그녀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소모적인 모임이 아니라 ‘건져갈 게 있는 모임’을 지향해요!
해를 거듭할수록 커피와도 같이 더 진한 향기를 발산하는 ‘다락방’. 그들이 이번 12월 모임에는 상담사반 교수(임진옥·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심리상담사반 교수)를 초대해 조촐한 모임을 가졌다.
이들의 대화는 주부들임에도 남다르다. 북한의 현 정세와 우리나라 내년 지방선거와 올 한해 사회적인 이슈 그리고 현재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과 새해 계획 등 그저 놀고먹는 이야기가 아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저 여자들이 모여 수다나 늘여놓는 소모적인 모임이 아니라 작은 무엇이라도 나누려고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 회원이 강사로의 길로 들어서서 첫걸음을 뗄 때, 누군가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새로운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서로 힘이 되고 의지가 되어주며 새출발하는 회원에게 자신감을 펌프질 해 주는 사람들. 이렇듯 이들은 다락방에 오면 뭔가 ‘건져갈 것이 있다!’라고 말한다.
이제 새싹을 틔워 꽃은 피웠지만 울창한 나뭇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쉴만한 곳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아름드리나무를 꿈꾸는 ‘다락방’ 회원들. 청말띠 새해에는 더욱 더 활기찬 한해가 될 것이라 기대하며 그녀들은 오늘도 힘차게 달린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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