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세대의 국제결혼이나 해외근무, 혹은 해외 유학 경험자가 급증하면서 귀국학생의 수도 자연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귀국학생들은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인한 의사소통, 문화적 이질감, 외국과 다른 교육 환경 등으로 인해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귀국학생들에게는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기존의 외국어 능력, 국제적 마인드를 충분히 유지시킬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를 위한 대안이 바로 ‘귀국학생 특별학급’이다. 현재 고양시에서는 금계초등학교(교장 박래진)에서 귀국학생 특별학급을 운영 중이다.
한국적응과 국제성 유지 교육 병행, 개인별 맞춤 지도 이뤄져
1998년부터 귀국학생 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금계초등학교는 현재 귀국학생 특별학급 2개 반을 운영 중이다. 현재 경기지역 초등부에서는 부천 상도초, 안양 호원초에서 특별학급을 운영하고 있지만, 경기 북부 지역에서는 금계초가 유일하다. 금계초에서는 저학년 나라반과 고학년 사랑반으로 나뉘어 무학년제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의 한국어 실력과 기타 적응 수준을 고려해 적당한 학년으로 입학할 수 있다. 수업은 철저히 학생 개인의 수준을 고려한 맞춤 수업으로 진행된다.
사랑반 성임순 교사는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이 개인마다 너무 달라 개인별 수업 커리큘럼에 맞춰 수업을 해야 한다.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어휘력이 부족한 학생, 교과 실력은 좋지만 한국식 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학생 등 부족한 점이 모두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별학급 교육은 언어와 생활, 문화와 한국 교과과정 등의 적응 교육과 외국어와 특기 신장 등 국제성 유지, 신장교육으로 체계가 잡혀져 있다. 한국 문화와 교육 과정에 순조롭게 적응하면서도 체류국의 언어 및 국제 능력을 유지시켜주기 위함이다. 이중 언어교사, 담임교사와 함께 하는 특별학급 수업 외에도 일반 학급과의 교류 학습도 이뤄진다. 예체능 과목 등은 주로 일반 학급에서 수업을 받고, 국어, 수학, 사회 등 주지교과목은 개인별 수준에 따라 과목별로 이동 수업을 받고 있다. 외국어 수업은 영어와 중국어 수업이 진행된다. 일반 수업을 받는데 무리가 없다면 학부모와 학생의 의견을 수렵해 환급이 가능하다.
자체교재 개발 등 교사들의 열정과노력 더해져
금계초등학교는 십여 년 넘게 귀국학생특별학급을 운영하며 이를 모범적인 롤 모델로 성장시켰다. 자체적으로 한국어 교재(10권)을 개발해, 지도 교재로 사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성임순 교사는 “개인별 수업이 이뤄지므로 귀국학생들끼리 다함께 어울릴 시간을 갖는 게 어렵다. 매주 금요일에는 ‘함께 하는 시간’을 운영해 소속감을 키워주고, 교우 관계를 형성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의 열정과 사랑도 한몫한다. 일일이 개인별 수업 커리큘럼을 준비해야 하고, 정기 상담 외에 수시로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며 학생들의 적응 상황을 체크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등 해야 할 일들이 많다. 하지만 성임순 교사는 “처음에 의기소침했던 귀국학생들이 일반 학우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볼 때 교사로서 너무 보람되다”고 말했다. 귀국학생 특별학급은 일반 학우들에게도 긍정적인 교육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다문화, 귀국학생들에 대한 편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학교 안에서 생활하다보니 일반 학생들도 이들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타 문화에 대한 이해도와 교감이 높다”고 성 교사는 덧붙였다.
<금계초 귀국학생 특별학급 모집요강>
▶ 모집대상
해외에서 2년 거주하고, 귀국 후 2년이 경과하지 않은 초등1~6학년 학생
▶ 대상 지역
고양시, 파주시, 의정부시, 동두천시, 연천군, 포천군, 양주시 등의 거주자
▶ 모집 시기
정기모집은 연 2회(3월, 9월)에 실시. 학기 중 결원이 생길 시엔 대기자에 등재된 학생 순으로 우선 입학
▶ 환급
일반학급 환급 심사는 연2회 실시, 귀국 학생반 담임교사가 협력학급 담임교사와 협의하여 정상 수업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학생들을 선정하고, 학부모와 학생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
<Mini Interview>
▶ 박래진 교장
“귀국학생들이 생소한 한국 교육 환경 속에서도 날로 변화되는 모습에 교육의 위대함을 느끼곤 합니다. 빨리는 6개월 정도의 적응 교육만으로도 일반 학생들과 어울리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끼지요. 앞으로도 귀국학생,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많은 관심을 쏟겠습니다. 교육은 초등시절 기초 교육이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금계초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의 복리도 조화롭게 추구하는 학교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지수(사랑반 6학년)
미국에서 태어나고 12년간 미국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12월 사랑반에 입학했다는 이지수 학생. 이지수 양은 약 4개월간 금계초 사랑반 생활을 통해 한국어 실력이 무엇보다 좋아졌다고 한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돼 어려웠어요. 한국말이 늘어서 지금은 국어, 수학, 사회 과목 등을 공부하는 데 재미까지 느껴져요. 특히 수학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예요” 따뜻하고 맛있는 학교 급식도 한국 학교생활을 하는 데 큰 즐거움이라는 이지수 양이다.
▶ 박규리(사랑반 6학년)
일본에서 4년간 지내다 왔다는 박규리 양은 한국어 실력 외에도 외국어 능력을 지속적으로 갖출 수 있는 점이 유익하다고 이야기한다.
“귀국학생 특별학급에서는 한국어 공부도 하지만,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 공부도 겸할 수 있어서 좋아요.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뿐만 아니라, 일반 학급 친구들에게 제가 알고 있는 일본 문화에 대해 더 알려주면서 좋은 친구가 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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