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자궁 건강이 위험하다

자궁근종부터 자궁적출까지

지역내일 2013-12-30

여성에게 자궁은 ‘제2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만큼 더 각별히 관리하고 신경 써야 함에도 대다수의 여성들은 자궁질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에게 매우 흔히 발생하는 자궁근종은 환자의 연령과 향후 출산 가능성, 증상, 근종의 크기 등을 고려해 치료가 이뤄지지만 근종절제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피치 못하게 자궁절제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자궁적출 수술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여성의 건강을 좌우하는 자궁 건강, 그 현주소를 짚어봤다.
 
도움말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박성우 겸임교수/경희보궁한의원 대표원장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
자료참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자긍근종 환자 지난해만 28만 5,000명 넘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근종 환자 수는 2008년 21만 8,988명에서 2012년 28만 5,120명으로 4년 새 30% 늘고, 자궁선근증과 자궁내막증 환자는 2008년 3만 1,725명에서 지난해 5만 350명으로 59%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2년 헬스데이터’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한국 여성 10만 명당 329.6명이 자궁절제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OECD 가입국 가운데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비해 미국 여성은 10만 명당 104.9명, 영국 여성은 26.9명이며 OECD 회원국 평균은 115.9명으로 우리나라의 절반이하 수준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자궁적출 건수가 2만 5,000건에서 3만 6,000건으로 4년간 41%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09 환자 조사 심층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환자 10만 명 기준으로 431건인 대한민국이 264건으로 2위를 차지한 룩셈부르크보다 약 1.6배나 높은 차이를 보이며 1위를 기록했다. 한국 여성의 자궁건강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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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최근 5년간 자궁근종 환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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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2. 최근 5년간 연령대별 자궁근종 환자 수
*표1,2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


35세 이상의 여성 중 약 20% 자궁근종 
자궁근종이란 자궁의 근육에서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35세 이상의 여성 중 약 20%가 갖고 있는 흔한 부인과적 질병이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는 “주로 30~45세에 발생한다. 대부분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아 다른 이유로 내원했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약 1/3의 환자에서는 증상이 나타나 월경과다, 부정기적인 자궁출혈 등 이상 자궁출혈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종양이 큰 경우 아랫배에서 혹이 만져지거나 가끔 압박감이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불임의 원인이 되거나 유산을 야기하며 빈혈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폐경기 이후에는 대개 크기가 줄어들며 새로운 근종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지만 폐경기 이후에 크기가 증가하면 드물지만 근종의 악성 변성이 가능하므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스, 식생활 변화 등 위험인자 요주의
자궁근종이 발생하는 원인은 저출산과 비만, 서구식 식생활 등이 손꼽히지만, 아직까지 그 원인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어서 다양한 위험인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박성우 겸임교수(경희보궁한의원 대표원장)는 “스트레스, 식생활/의생활의 변화, 늘어난 건강검진에 의해 발견되는 비율이 많아지는 것 등이 해당된다. 기혈순환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가 바로 스트레스이다. 또 육류 및 패스트푸드 섭취는 자궁근종의 위험을 높이고, 노출과 압박이 늘어난 패션스타일도 자궁근종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니스커트나 스키니 진과 같은 의류는 하체를 냉기에 노출시키고 압박시키며, 지속적인 냉기와 압박은 기혈의 운행을 방해하여 노폐물이 생기기 쉽고 배출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듦으로써 자궁근종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
박 교수는 한의학의 사상체질적 측면에서는 주로 소양인에서 자궁근종이 발생하기 쉽다며 소양인은 자궁, 방광 등 생식기관이나 배뇨기관을 담당하는 신장의 기능이 약한 경우가 체질적으로 많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한한의학회지에서 발표한 자궁근종 환자 대상 사상체질 분포 연구(박성우 외,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자궁근종 환자 258명의 사상 체질 의학적 분포 연구) 자료에 따르면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의 성인 여성 분포와 자궁근종 환자의 사상체질 분포를 비교했을 때 소양인의 비율이 유일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ip. 자궁근종 자가테스트
1. 생리기간, 생리양의 변화가 심하다. (예/아니오)
2.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이 있고, 허리나 골반에 통증이 있다. (예/아니오)
3. 생리 때 덩어리 피가 나온다. (예/아니오)
4. 성관계시 통증이 있다. (예/아니오)
5. 생리통이 심하거나 점차 심해졌다. (예/아니오)
6. 아랫배가 묵직하거나 당기고, 쿡쿡 찌르거나 쑤시는 느낌이 든다. (예/아니오)
7. 아랫배에 덩어리 같은 것이 만져진다. (예/아니오)
8. 자다가 중간에 깨거나 소변을 보러 1회 이상 가며, 잔뇨감이 있다. (예/아니오)
9. 소변이 잦거나 개운하지 않으며, 소변이 급하게 마렵다. (예/아니오)
10. 변비와 배변 통이 생기고 소화 장애가 있다. (예/아니오)
11. 평소 손과 발, 아랫배가 차갑다. (예/아니오)
12. 냉 분비물이 많고 냄새가 나고 가렵거나, 분비물에 피가 섞여 나온다. (예/아니오)
13.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린다. (예/아니오)
14. 불안하고, 짜증이 나며 우울하고 무력감을 느낀다. (예/아니오)


*‘예’는 1점, ‘아니오’는 0점으로 계산하며 1~3점 정상, 4~9점 주의 및 검진 권고, 10~14점 강한 근종 의심. 반드시 검진 필요


자궁적출 후 부작용과 후유증 생길 수 있어
자궁근종의 수술적 치료 기준은 크기, 위치, 증상을 바탕으로 결정하게 된다. 대부분 크기가 크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크기보다는 위치와 증상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크기가 크더라도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신중하게 수술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거듭 강조했다. 
자궁근종 수술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는 방광을 압박하여 야간뇨 등의 증상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거나 점막하근종 등에 의한 많은 출혈로 발생한 빈혈이 내과적 치료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나 악성의 위험이 있을 때 시행한다.
박 교수는 또 “자궁을 적출하면 여성호르몬이 현저히 감소하며 골다공증, 갑작스런 폐경으로 인한 폐경기 증후군, 질 건조로 인한 성교통, 복부비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여성의 주요 기관인 자궁의 상실로 인한 여성 정체성의 상실도 가져와 우울증이나 신경증도 유발할 수 있는 등 여러 부작용과 후유증이 따르게 된다”며 자궁적출은 매우 신중해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자궁근종의 증상이 심하지 않고, 당장 수술이 필요한 위급상황이 아니라면 추적관찰을 하며 증상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관리해나가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피치 못할 수술, 정상 생활엔 지장 없어 
자궁근종 치료와 수술에 대해 김병기 교수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다. 자궁근종의 치료는 환자의 연령과 향후 출산 가능성, 증상, 근종의 크기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하며 증상이 없고 작은 근종의 경우 3~6개월마다 재검사를 해서 치료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최근 출혈을 예방하거나 크기를 줄일 목적으로 여러 가지 호르몬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기대할 수 있으며 사용을 멈추면 근종이 다시 자라는 경우가 많다. 수술을 서두를 필요는 없으나 크기가 크거나 명백한 증상이 있고 임신을 원하지 않을 때는 자궁적출술을 시행하고, 근종이 불임의 원인이라고 생각되거나 앞으로 임신을 해야 하는 젊은 여성일 경우에는 근종절제술만을 시행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수술 후 다른 부위에 또 다른 근종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피치 못하게 자궁적출술을 시행 받아야 하는 환자들은 자궁이 없어지면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못한다거나 힘이 빠지고, 체중이 증가하는 등의 걱정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자궁은 향후 출산 계획이 없는 경우 신체 내에서 어떤 특별한 기능을 하고 있지 않다. 정작 중요한 생식기는 난소이며, 이 난소에서 신체의 중요한 여성 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에 자궁이 없어지더라도 정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을 꼭 알아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궁은 단순히 임신과 출산에만 관여하는 장기가 아니라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제2의 심장이다. 각종 자궁질환이 발생했을 때 전문의와 조속한 상담은 필수지만,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자궁건강을 지켜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잊지 말자. 


Tip. 박성우 겸임교수의 자궁 건강 생활가이드
1. 필수 지방산 풍부한 생선을 먹자
필수 지방산인 리놀렌산은 배란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특히 오메가 3는 혈액에 있는 지방 덩어리들을 제거해 혈전을 감소시키고 자궁으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킨다.


2. 십자화과 채소를 더 많이 먹자
양배추, 브로콜리, 싹양배추, 콜리플라워 등 십자화과 채소는 몸에서 생성되는 에스트로겐의 대사를 증진시켜 자궁 건강에 좋고, 호르몬 불균형을 바로 잡는데 도움을 준다.


3. 하복부 꽉 조이는 옷은 피하자
스키니 진, 레깅스, 스타킹 등 하복부를 조이는 패션은 기혈의 순환이 저하돼 손발이 저리기 쉽고 자궁으로의 혈액공급도 원활하지 못해 자궁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4. 하복부를 따뜻하게 하자
하복부가 냉하면 월경불순, 월경통 등으로 이어지고, 심지어 불임이나 유산,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과 같은 자궁 질환을 유발한다. 겨울철에는 내복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한다. 


5. 면 생리대를 사용하자
환경호르몬은 인체 외부의 물질이 체내로 들어와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데, 폴리에틸렌이 일회용 생리대의 주원료이다. 따라서 면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이 자궁건강에 유익하다.


6.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하자
많은 자궁질환들은 여성호르몬의 변화에 반응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에스트로겐은 난소뿐 아니라 지방세포에서도 분비되기 때문에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7. 좌훈과 돌 뜸으로 자궁을 따뜻하게 하자
자궁질환을 비롯한 많은 여성 질환에서 냉증과 어혈이 문제가 된다. 집에서 꾸준히 돌 뜸으로 하복부를 따뜻하게 해주고, 좌훈을 꾸준히 해준다면 여성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8. 과로와 스트레스를 조심하자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며 과로 또한 몸의 면역력을 현저히 떨어뜨려 여러 질환에 취약하게 만든다. 운동이나 취미생활, 사람들과 어울리는 활동이나 혼자만의 휴식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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