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한창이라 여기저기 꽃이 만발하고 덩달아 마음도 들뜨는 요즘이다. 독서의 계절은 가을이라고 하지만 봄 또한 책을 가까이하기 좋은 계절이다. 꽃길을 걷다 벤치라도 있으면 조용히 않아 마음의 양식인 책을 읽으며 분위기라도 잡아보고 싶어진다.
책을 읽고 느끼는 나만의 감정도 좋지만 가끔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지기도 하고 저자의 생각을 내가 올바르게 이해했는지 궁금할 때도 있다. 또 수많은 책 중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 고민이 될 때도 있다. 이럴 때 함께 읽고 토론하고 공감하는 독서모임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다른 사람들의 느낌과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독서의 깊이를 한층 더할 수 있을 것이다.
강남구립도서관에는 다양한 무료 독서토론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그중 논현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북 포럼’이 전문 진행자에 의해 알차고 재미있게 진행된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전문 진행자 이용각 소장이 함께하는 ‘북 포럼’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0시, 강남영동새마을금고 3층에 있는 ‘티앤유 카페’에는 같은 책을 읽은 독자 30여명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기위해 모인다. 논현도서관 주관으로 지난 1월부터 시작한 ‘북 포럼’이 열리는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열성적인 참여자들로 카페가 가득 들어찰 정도로 인기가 높다.
논현도서관 ‘북 포럼’이 다른 곳의 독서토론 모임보다 인기가 많은 것은 ‘생각디자인연구소’ 이용각 소장이 재능기부로 알차고 재미있게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셀프리더십, 독서경영, 생각정리 기술, 기록·시간관리 등 다양한 자기개발 분야를 주제로 기업과 기관, 대학 등에서 전문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북 포럼’은 10시~12시까지 두 시간가량 진행되는데, 처음 15~20분 정도는 표지, 목차, 머리말, 핵심단어 등 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자와 참여자가 함께 나눈다. 이어서 4~5명씩 조를 만들어 1시간가량 조별 자유토론을 진행한다. 이때 참여자들은 책 내용 중 특히 좋았던 부분이나 기억에 남는 부분을 이야기하며 생각을 공유하게 된다. 토론이 끝나면 자유롭게 발표하며 다른 조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도 공유한다.
마지막으로 책과 관련된 다양한 동영상 자료를 시청하고 이 소장의 위트 넘치는 설명이 이어진다. 다양한 사례로 생활 속에서 책 내용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다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다양한 책 접하며 깊이 있게 이해하는 모임
3월 ‘북 포럼’에서 진행한 도서는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책 『프레임』이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인 ‘프레임’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고, 서로 다른 ‘프레임’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아이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돌봐야할 대상에서 재롱을 피우며 의지할 대상으로 바뀌었다”는 한 발표자의 말에는 참석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의 프레임 확장을 위해 아이가 ‘왜?’라고 물을 때는 절대로 말을 끊지 말고, 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는 밤을 새워서라도 읽어줘야 한다. 또, 가족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프레임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남편과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이 소장의 조언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같은 사람이라도 외모를 꾸미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보는 사람이 느끼는 인상, 성격, 직업, 연봉 등이 천양지차로 달라지는 실험 동영상은 ‘프레임’의 개념을 간접적으로 체험시켰다.
‘북 포럼’의 책 선정에 대해 이 소장은 “참여자들이 대부분 여성이고 주부라는 점을 감안해 현재 가정문화, 진로, 교육 등과 관련된 지침서를 주로 선정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책의 재미와 토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책으로 하고, 하반기에는 심도 있는 인문학 책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 포럼’에 참여한 한종림 씨(대치동)는 “문학만 좋아했었는데 ‘북 포럼’을 통해 여러 분야의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고, 다른 독서토론 프로그램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서 참여하게 되었다는 김현선 씨(도곡동)는 “책의 중요한 부분을 짚어주며 해설도 해주고 관련 동영상도 볼 수 있어서 책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립도서관 독서토론 프로그램 활성화
강남구립도서관은 활발한 독서문화 정착을 위해 2013년에는 ‘책 읽는 강남, 행복한 강남’ 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책읽기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2014년은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책 읽는 강남, 토론하는 강남’이라는 슬로건 아래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강남구립도서관 운영을 맡고 있는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의 변현주 사무국장은 “독서전문가와 함께하면 책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어서 재능기부 외부강사를 영입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논현도서관의 ‘북 포럼’과 같이 도서관 이외의 다양한 장소에서 보다 친근하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독서문화를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4월 논현도서관 북 포럼 안내>
* 일시: 4월 30일(수) 오전 10시
* 장소: 강남영동새마을금고 3층 티앤유 카페(02-518-7771)
* 선정도서: 『크로스』, 정재승, 진중권 공저, 웅진지식하우스
* 문의: 02-3443-7650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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