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려 활동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학생이 많아진 것 같다. 초등 4학년만 올라가도 학교 공부에, 학원에, 친구 관계로 사춘기를 더 빨리 겪고 있다한다.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어머니들에게 ‘보드수업’을 추천하려 한다.
보드 게임 수업을 그저 재미있게 노는 놀이 수업이라고 한다면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15년 째 보드수업을 해온 나에게는 보물 같은 수업이다. 매사에 자신감 없어하던 A학생이 떠오른다. A는 멘사 보드 수업을 통해 문제해결능력이 커지자 점차 자신감을 회복해 갔고, 멘사 본선대회도 나가면서 적극적인 학생으로 변해갔다. 자기중심적인 외톨이 B학생은 보드게임을 통해 협동하는 것, 남을 배려하는 것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조금씩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가고 있다.
문장 이해력이 떨어지고 산만한 C학생은 멘사 보드게임과 매일 한 문제씩 부과하는 스토리텔링 사고력 문제를 접하면서 혼자서 문제를 이해하고 설명까지 완벽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많이 하는 말이 있다. 첫째는 ‘생각하는 힘을 키워라’이다. 초등학생이 되자마자 학원의 주입식 교육에 노출되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라고 말하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보드게임은 다르다. 게임을 하는 동안에 옆에서 친구들이 알려 주거나 답을 먼저 말하는 것은 생각하는 시간을 빼앗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틀린 답을 말하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묻는다. 틀린 답도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정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온전히 받아들여서 스스로 생각해 보는 그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둘째는 ‘이기고 지는 것에 연연하지 마라’이다. 게임의 결과 보다는 과정 자체의 재미와 즐거움이 더 중요함을 알도록 가르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일수록 이기고 지는 것에 크게 상관하지 않고 게임을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이 두 가지는 보드 게임 수업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학교생활과 모든 일상생활에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성적을 끌어올려주고, 스펙은 쌓아 주지는 못하지만 학교생활에서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함께 어울려 놀아 주는 것만으로도 고민 많은 사춘기 친구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마음의 문을 열고, 짜증나는 스트레스도 풀 수 있는 시간, 아이 스스로 집중하고 고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유정은 교사
헤브루타멘사교육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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