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채수화 이화심 대표

음식이 곧 약이 되는 약선요리, 마음으로 만들다!

지역내일 2013-12-04
히포크라테스는 이 세상에서 음식으로 치료되지 않는 병은 어떤 약이나 수술로도 치료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질병의 원인 가운데 음식으로 인해 생겨나는 병은 무수히 많다. 잘먹고 잘살자는 말처럼 잘 먹는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을까? 산채정식전문점 채수화 이화심 대표는 “좋은 음식이란 우리 몸에 이로운 음식, 곧 약이 되는 음식이 그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그녀의 말처럼 약이 되는 음식이란 어떤 것인지 약선요리의 세계에 푹 빠져보자. 

채수화요리경연대회 수상경력의 약선요리연구가
이화심 대표를 만나기 위해 백운호수에 위치한 채수화를 찾은 날, 식당 앞마당에서는 김장담그기가 한창이었다. 앞치마를 두르고 손에 장갑을 낀 채 취재진을 맞은 그녀는 갓 버무린 김치를 맛보라며 내밀었다.
“겨울을 맞이하려면 김장김치를 담그는 일이 제일 중요하죠. 아는 분의 소개로 배추나 젓갈, 양념도 좋은 걸로 준비했고 직접 이렇게 만들어야 손님상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아요.”
600포기가 넘는 김치를 담그느라 힘들 법도 한데 그녀는 씩씩하다. 일일이 양념의 간을 맞추고 배추에 속을 넣는 일까지 꼼꼼하고 야무지게 체크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까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평소엔 사람 좋아 보이는 그녀도 음식 앞에서만큼은 대충 대충이 없고 지독하리만큼 철두철미하다. 이것이 그녀가 음식을 사랑하는 그녀만의 방식이다.
그녀의 일상은 늘 바쁘다. 아침 일찍 식당에 나와 전 날 쑤어놓은 도토리묵을 체크하고 오늘 하루 손님상에 오를 나물을 직접 볶고 버무린다. 궁채나물, 다래순, 명이, 더덕, 민들레, 가시오가피, 취나물 등 10가지가 넘는 종류의 나물을 일일이 준비하는 일은 그녀에게 있어서 늘 흥분되고 즐겁다. ‘내가 만든 음식을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행복해하면 좋을 텐데. 한 끼 식사를 제대로 먹었다는 손님이 한 사람만 있어도 음식하는 사람으로서 보람을 느낀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만든다는 그녀. 멸치국물을 우려 시래기를 넣어 푹 끓인 된장찌개나 청국장은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누구나 다 선호하는 메뉴이다 보니 더욱 더 손길이 갈 수밖에 없다. 북어포구이도 그녀의 고향인 강원도 인제에서 직접 가지고 와 양념에 재우고 굽기를 반복한다.
어릴 때부터 음식솜씨가 유난히 좋았던 어머니에게서 하나 둘 씩 음식을 배우게 되었다는 그녀는 산채정식전문점인 채수화를 오픈하면서 사람들에게 이로운 음식만 대접하겠다고 자신과 약속을 했다. 최근 웰빙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약선요리나 사찰음식도 그녀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다. 특히 그녀에게 약선요리는 음식과 약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이 곧 약이요, 약이 곧 음식이라는 이론에 근거한 음식이다. 좋은 재료로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할 목적으로 약재와 약용가치를 지닌 식품으로 만든 약선요리의 세계에 빠져든 이유도 바로 약이 되는 음식을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이처럼 약선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그녀가 연성대학교 외식산업 CEO과정에 참여하면서부터이다. 외식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을 만나 많은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그녀는 약선요리가 우리 몸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고, 여기서 주최한 글로벌조리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요리연구에 몰두하게 되었다. 블루베리로 약밥을 짓고 꽃잎과 신선한 채소를 넣어 샐러드도 만들거나 구찌뽕과 엄나무를 넣은 식혜나 도토리묵에 찹쌀가루를 묻혀 구이로 만든 것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요리경연대회에서 장려상과 최우수상을 수상할 당시만 해도 그저 음식만드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만 있었는데 이젠 겸손함과 숙연한 마음자세도 갖게 되었다는 그녀이다. 

봉사하는 선한 마음이 음식에 녹아 들어가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그녀의 마음도 이래저래 바쁘다. 그동안 그녀가 가입한 봉사단체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하려면 일을 더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집짓기, 천사의 집, 일륜장학회, 돕는 사람들 등 여러 단체에 후원도 하고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그녀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음식을 하는 일도 결국은 남을 위한 일이듯 봉사하는 마음 또한 선한 마음으로 행하는 일이기에 어찌 보면 두 가지 일이 일맥상통한다는 것. 봉사하는 선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면 그 마음이 음식에 녹아 들어가고 그 정성과 마음이 손님들에게도 전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마음은 음식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일에도 느껴질 것이기 때문에 늘 겸손한 마음자세로 생활하려 합니다. 앞으로 여건이 허락된다면 저와 뜻이 같은 사람들과 동참해 무료급식 활동도 지원하고 싶습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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