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한 전주여행 1박 2일

한옥, 한지, 한식을 느끼고 맛보다

지역내일 2013-12-02

여름휴가를 마치고부터 ‘가을엔 전주를…’이라고 노래를 불러왔다. 그런데 짧고도 짧았던 가을은 그야말로 후딱 지나가 결국 여행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이젠 완연한 겨울로 접어들고 있는데, 짧게 지나가버린 가을과 함께 놓쳐버린 전주를 마음속에서 놓지 못해 연신 아쉬워하다 결국엔 마음의 이끌림을 어쩌지 못하고 훌쩍 떠났다. 초겨울 전주로.
여행에 앞서 왠지 모를 전주에 대한 로망을 꿈꿨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엄마의 로망만 앞세울 수는 없는 법.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은 없을까 찾아보니 체험할 거리들이 제법 눈에 띤다. 호젓한 전주 한옥마을 거리를 꿈꾸며, 신나게 몸으로 즐길 거리도 머릿속에 그리며 그렇게 짧은 여행을 떠났다. 

전주1 

직접 한지를 만들어 보는 경험
본격적으로 한옥마을을 둘러보기에 앞서 제일 먼저 들른 곳은 바로 ‘전주한지박물관’이다. 이곳은 국내 제지업계의 선두주자로 신문용지와 출판용지를 생산하고 있는 전주페이퍼에서 운영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우리 전통인 한지문화와 현재 우리 생활 속에서 활용되고 있는 한지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며 한지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리고 한지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2007년부터 종이박물관에서 전주한지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해 운영되고 있다.
박물관은 한지역사관, 한지미래관, 한지생활관, 한지재현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지’라는 테마를 가지고 각 전시실의 주제에 따라 인류의 역사와 문화, 생활 등을 두루 둘러볼 수 있어서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뜻 깊은 시간이었다. 특히 일상생활용품에서부터 공예품, 첨단 산업분야까지 진출한 한지의 다양한 모습과 우수성을 여러 공예작품들과 영상 매체를 통해 만나본 한지미래관은 한지는 ‘우리의 옛 종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다양한 미래를 만나고 상상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던 곳은 역시 한지재현관. 한지 제작과정을 그대로 재현한 모형들을 통해 그 섬세하고도 정성들인 과정들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특히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직접 한지를 제작해보는 체험은 눈으로 익힌 한지를 손으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아이들은 마침 교내 독서골든벨 필독도서로 『한지돌이』라는 책을 읽었던 터라 더욱 생생한 체험의 시간이었다.

#전주한지박물관
주소: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2가 180번지
홈페이지: www.hanjimuseum.co.kr
연락처: 063-210-8103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오전 9시~오후 5시(관람마감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연휴, 추석연휴
관람료: 무료 

전주2

한옥에서의 하룻밤
아이들에게 한옥이란 옛날 사람들이 살던 집이고, 책이나 박물관 같은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옛집으로 인식된다. 우리 아이들만 해도 한옥에서 잘 계획이라는 말에 깜짝 놀라며 기대에 부푸니 말이다. 한옥마을 내에는 한옥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다. 요즘 한옥체험이 인기가 많다보니 깨끗하게 새로 지은 곳도 많고, 외양은 한옥인데 내부는 펜션처럼 현대식으로 꾸며진 곳도 많은 것 같았다.
그 많은 곳 중 우리 가족이 묵은 곳은 소박한 멋스러움이 느껴지는 ‘양사재’였다. 이곳은 전주향교의 부속 건물로 유생들을 교육시켰던 공간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서당공부를 마친 재능 있는 청소년이 모여 생원, 진사 공부를 하던 곳이며, 진사시험에 합격하면 양사재에서 합격사실을 알리는 부표(附表)를 해야 비로소 인정될 정도로 선비들에겐 매우 영향력 있는 교육공간으로 기능을 해왔다고 한다. 추운 날씨에 굳이 한옥에서 하룻밤을 계획한 이유 또한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해 조금이나마 겪어보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탈하고도 정겨운 멋을 풍기는 이곳은 우리에겐 탁월한 선택이었다.
한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역사까지 깊은 ‘양사재’. 한옥 문을 열고 들어선 앞마당과 앞채, 뒤채의 모습은 흡사 500년 전으로 돌아간 듯 고즈넉했다. 또한 저녁 아궁이에 불 지피는 소리와 그윽한 향은 긴 하루 여정을 마치고 내 집에라도 돌아온 양 따스하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소박하게 차려진 아침상과 생생한 여행의 느낌을 담은 여행엽서, 그리고 뜨끈한 아랫목의 기억은 오래 간직하게 될 것 같다.

#양사재
주소: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교동 58
연락처: 063-282-4959 

아이와 함께 한 한옥마을의 맛 집들
아이와 여행하다보면 무얼 먹을지가 늘 고민이다. 어른들 입맛만 생각한다면야 그 지방 대표 먹을거리를 훑어보는 식도락 여행이 최고겠지만, 매운 것을 유난히 못 먹는 우리 아이들인지라 어딜 가든 먹을 곳은 어느 정도 찾아놓고 다니는 편이다. 전주에 왔으니 전주의 대표적인 콩나물국밥은 꼭 먹고 싶었다. 게다가 날씨가 쌀쌀하니 따뜻한 국물이 절로 생각났다. 그러나 콩나물국밥 사진을 본 아이들은 매울 것 같다고 울상이다.
그래서 절충안으로 찾은 곳이 ‘삼백집’이다. 메뉴는 단출하게 콩나물국밥, 전주비빔밥, 그리고 고추만두와 고추닭튀김, 모주 정도이지만 맛있기로 유명해서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뜨끈한 국물을 원하는 어른들은 콩나물국밥을, 매운 거 못 먹는 아이들은 비빔밥을 먹으면 되니 사이좋게 나눠먹기 딱 좋다.
전주 한옥마을 지도에 보면 비슷한 이름이 몇 개 나온다. 교동떡갈비, 교동석갈비, 교동한식, 교동집. ‘교동’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음식점이 네 곳이나 된다. 그 중에 이름이 생소한 석갈비를 먹어보기로 했다. 석갈비가 무엇인가 봤더니 양념돼지갈비를 돌판에 구워 나오는 것이었다. 부드럽고 달콤한 게 아주 맛이 좋았고, 아이들과 함께 먹기에 안성맞춤 메뉴였다.  

삼백

#삼백집 교동 직영점
주소: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오목대길 57
홈페이지: www.300zip.com
연락처: 063-232-0307

교동

#교동석갈비
주소: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3가 66-2
연락처: 063-288-2282

전주5

골목골목 한옥마을 둘러보기
한옥마을은 맘먹고 돌아보면 하루면 다 돌아볼 정도로 아담한 규모이다. 그러나 골목골목에 깃든 볼거리 즐길 거리를 꼼꼼히 둘러보다보니 어느새 어둑한 저녁이 내려앉았다. 드라마나 영화촬영 등으로도 유명한 경기전이나 전동성당, 전주향교. 맛 집으로 소개된 곳마다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행렬, 그리고 한옥마을의 큰 거리마다 넘쳐나는 인파들을 보면서 이곳이 정말 요즘 핫한 곳이긴 한가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매스컴에 소개된 유명한 곳들도 좋았지만, 한 눈에 들어올 정도의 작은 마을에 전통문화와 예술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많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경기전 옆 자락에 자리한 ‘교동아트미술관’에서는 작지만 알찬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아이들과 부담 없이, 그리고 재미있게 둘러보기에 딱 알맞은 규모의 미술관이었다. 미술관 홈페이지에는 현재 전시 중인 혹은 전시 예정인 전시에 대해 안내하고 있으니 방문 전 챙겨보면 도움이 된다.
또한 전통의 도시답게 곳곳에서 전통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특히 경기전 앞에서 열렸던 『뚝아뚝아 말뚝아』공연은 사물놀이와 강령탈춤을 보고 느껴볼 수 있는 자리였다. 그곳에 모인 남녀노소 모두 “얼쑤~” 장단으로 한마음이 되는 시간을 보내며 쌀쌀한 저녁 추위도 잊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옥마을에서 만난 ‘공예사랑청강‧한지’를 소개하고 싶다. 한옥마을을 걷다보면 공방과 작은 갤러리, 그리고 지방의 대표 먹을거리나 특산물 등을 알리고 파는 상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 가운데 ‘한지’라는 간판만 걸려 있는 이곳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세 개 남짓한 책상을 꽉 채운 어린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뭐하는 곳인가 하는 호기심에 들어가 보니 한지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이미 단체 체험단이 꽉 차 있어서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는데, 그 광경을 함께 목격한 딸아이는 내일 다시 와보자고 성화였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들러 결국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여타 전통문화체험관에 비해 체험할 수 있는 종류도 다양했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우리 아이들은 한지 인형만들기를 선택했는데 한지를 하나하나 뜯어서 풀을 묻혀 옷을 입히는, 고강도, 고난이도의 작업이었다. 우리의 뒤를 이어 하나둘 아이들이 체험을 시작하면서 작은 공방에는 아이들과 부모들로 가득 찼다. 모두들 재미있게, 그리고 진지하게 작품에 몰두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체험목록에 있는 건 다 만들어보고 싶다는 아이들을 애써 달래면서 전주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 하나를 더해간다.

전주9

#교동아트미술관
주소: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89
홈페이지: www.gdart.co.kr
연락처: 063-287-1245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하절기는 오후 7시까지)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무료
#공예사랑청강‧한지
주소: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66
연락처: 063-232-7700
체험종류: 한지비누, 한지수첩, 한지육각연필꽂이, 한지손거울, 한지자석필통, 한지부채, 한지보석함, 한지꽃신, 한지인형 등 

전주에서 자연생태체험도 즐기다
뒤로는 승암산, 앞으로는 전주천 물결이 흐르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자리하고 있는 ‘전주자연생태박물관’은 생태계의 과거와 현재, 오래된 삶의 터전인 전주천 등 전주자연생태환경을 종합안내하고 있는 곳이다. 1층은 자연생태 체험관으로 전주의 자연생태 환경을 배워보고 지표생물로서 가장 깨끗한 물에서 서식하는 쉬리수족관과 전주천에서 발견된 수달을 만나보는 등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체험 학습공간이다. 2층의 친환경에너지체험관은 에너지 이용과 변천, 신재생에너지, 미래에너지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에너지 관련 체험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이곳은 한옥마을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한옥마을에 온 김에 아이들과 함께 가볍게 둘러보기에 좋으며, 특히 어린 자녀들의 눈높이에 맞는 생태교육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박물관 주위에는 전주천 둔치에 마련한 수변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날씨가 좋을 때는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기에도 좋아 보였다. 

전주10

#전주자연생태박물관
주소: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교동 951-1
홈페이지: ecomuseum.jeonju.go.kr
연락처: 063-281-2831~2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표는 오후 5시까지)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및 추석 당일
관람료: 어린이 500원, 청소년 1,000원, 성인 2,000원
 
박혜준 리포터 jenna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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