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중학교 장산챔버오케스트라
“함께 연주하면 사춘기도 없다~”
오후 6시, 한 학교 건물 앞뜰에 ‘하얀 거탑’ OST가 연주되고 있다. 250여명의 관객들이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여기가 바로 지난달 18일 장산중학교 장산챔버오케스트라의 첫공연 현장이다.
차이코프스키 발레모음곡 호두까기인형 중 ‘꽃의 왈츠’, 쇼스타코비치 재즈모음곡 중 ‘리릭 왈츠’ 등 수준급의 연주다. 1년 전만해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악기를 다루지 않았다고 한다. 아침, 점심, 방과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1년만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니 공교육 현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학교 뜰에서 열린 장산챔버오케스트라 첫공연 현장
악기 다루지 않던 학생들 재능 발견해 시작
장산챔버오케스트라는 지난해 5월에 작은 규모의 실내악단으로 출발하였다. 현재는 23명의 단원들이 학교의 적극적 지원을 받으며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 트럼펫, 색소폰 등 다양한 악기를 갖춘 챔버오케스트라로 성장하여 교내외의 여러 행사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일반 중학교의 오케스트라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장산챔버오케스트라를 이끄는 김혜진(48) 교사와 조명화(55) 재능기부 강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혜진 교사는 “악기를 다루지 않던 대부분의 학생들 중 재능이 보이는 학생을 찾아 오케스트라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스스로 찾아와 참여하는 학생, 예상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학생들을 만나며 보람과 즐거움 속에서 오케스트라를 키울 수 있었다고 한다.
함께 연주하는 것이 즐거운 학생들
첼로를 맡고 있는 최권능(2학년)군은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즐거워 보여 함께 하기 시작했는데 힘든 점도 있지만 같이 연주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고 말한다.
소프라노 색소폰을 연주하는 설윤환(2학년)군은 “노래를 잘하는 편인데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다”며 활동이 재밌다고 말한다.
트럼펫을 맡은 정민혁(2학년)군도 “오케스트라를 통해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고 열심히 연습하는 보람과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기장청소년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 김강민(2학년)군은 클라릿넷을 연주하는데 “교외 활동과 달리 교내활동은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더 좋다”고 강조한다.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황예준(2학년)군은 “오케스트라 모집을 보고 스스로 찾아와 하는 학생들이 많아 모두들 더욱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김혜민(2학년)양은 “혼자 연주하는 것보다 오케스트라를 하다보면 교우관계가 좋아져 학교생활이 더욱 의미있다”고 한다.
박민서(2학년)군은 작년부터 첼로를 시작했는데 재능기부를 하는 조명화 강사는 “청음이 뛰어난 민서는 정말 재능이 있는 학생이다”고 하며 “학교 오케스트라를 통해 이런 학생들을 발견하고 가르치는 기쁨은 정말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군은 “음악은 친구 같다”는 한 마다로 음악 사랑을 표현했다.
교내활동을 통해 감성과 재능 키워
김혜진 교사는 “아이들이 가진 재능은 무궁무진하다”며 “공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찾고 보람 있는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기를 늘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산중학교 김명련 교장은 “더 많은 학생들이 교내활동을 통해 감성과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싶다”며 학생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장산챔버오케스트라는 월 2회 점심시간, 방과 후 북카페, 갤러리 등에서 콘서트를 열고, ‘샘터꿈의 도서관’ 초청연주를 준비 중이다.
한창 새로운 꿈을 키우는 장산챔버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겐, 지금 사춘기가 없다고 한다. 함께 하는 즐거움을 배우며 스스로 재능을 키워가는 학생들의 세계에는 우리가 꿈꾸던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것에 갈채를 보낸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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