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혼정보회사 ‘노블레스 수현’은 미혼여성 3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4.1%의 응답자가 결혼 후 남편에게 가장 섭섭할 것 같은 순간은 ‘부부는 가족이라며 자신을 더 이상 이성으로 대하지 않을 때’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결혼 후 실제로 아내들은 남편에게 가장 서운한 순간이 언제였을까.
청주·청원지역에 거주하는 30대부터 50대까지 주부 50인을 대상으로 ‘부부소통’에 관한 설문을 실시했다. 아직도 유난히 달달한 부부, 대화는 없지만 눈빛만 봐도 마음을 다 아는 부부, 저녁에 맥주 한 잔 하는 친구 같은 부부 등 여러 유형의 부부들이 있다. 우리 부부는 어떤 대화를 하며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아내들의 솔직담백한 담화가 시작된다.
남편&아내, 부부에게 궁금한 5가지
아내들이 선택한 가장 서운한 남편들의 행동은 ‘남편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때’(40.4%)라고 응답해 남편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이해받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을 때(19.2%), 친정에 소홀할 때(11.5%) 섭섭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부부가 많이 나누는 대화 소재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 설문대상 중 65.6%의 아내들이 ‘자녀문제’라고 응답해 주로 자녀에 대한 이야기가 부부의 공통화제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리 집 경제문제(10.9%)’와 ‘노후 설계(9.4%)’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세 번째 질문으로, 아내들이 남편과 나누기 꺼려지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물었다. 아내들은 ‘시댁과 친정 관련 이야기’(55.1%)라고 과반수이상이 응답해 역시 양가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부부사이에 민감한 소재임을 나타냈다. 또한 ‘집안 경제이야기’(16.3%)가 그 뒤를 이어경제문제는 부부사이에서도 다소 꺼려지는 대화 소재로 나타났다.
네 번째, 그렇다면 주부들이 남편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아내들은 ‘휴일이 되면 남편과 여가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35.3%)’는 의견이 가장 많았으며, 이와 함께 ‘자녀교육방법을 같이 의논하고 싶다’는 답변도 23.5%에 달했다.
마지막으로, 남편이 측은해 보일 때는 ‘퇴근 후 지쳐 보일 때(73.6%)’라는 응답에 이어 ‘가족과 대화에 어울리지 못하는 남편(9.4%)’과 ‘집안에 큰돈이 들어갈 일이 생겼을 때(7.5%)’ 등이 남편의 어깨를 쳐져보이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 들수록 기념일 잊은 남편 용서돼
답변을 살펴보면 세대별로 차이가 드러났다. 40~50대 주부들은 생일이나 기념일을 잊은 남편에게 관대했지만 30대 주부의 경우는 8%가 생일이나 기념일을 잊은 남편이 섭섭했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남편과 ‘노후 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50대에서는 8%, 40대는 4%, 30대의 답변으로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설계에 대한 대화는 미약한 편이며, 특히 30대의 부부들은 아직 노후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남편과 나누기 힘든 대화 소재를 ‘시댁과 친정의 이야기’라고 답한 주부는 30대 20%, 40대 26%인 반면, 50대는 8%로 현저하게 감소해 결혼기간이 길어질수록 시댁과 친정의 이야기가 더 이상 어려운 화두는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아내들이 남편들과 ‘휴일 여가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다’는 답변은 50대 6%, 40대 10%, 30대가 20%로 증가해 ‘부부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젊은 층이 더 많았으며 마지막으로 ‘남편이 가장 측은해 보일 때’는 세대에 상관없이 대다수가 퇴근 후 지쳐 보일 때라고 답을 함으로써 사회생활로 힘든 남편을 응원하는 아내들의 마음은 한결같음을 알 수 있었다.
“친정 흉볼 때 서운하다”는 의견도 있어
기타 의견으로 남편이 친정 흉볼 때나 잦은 술자리를 갖는 것 등이 가장 섭섭했다는 답변, 남편이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 자신의 취미 생활을 갖기를 바란다는 것과 함께 좀 더 자상함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설문에 응한 이옥순(53·율량동)씨는 “결혼 후 남편과 같이 살면서 어떤 대화를 주로 나누는지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번 설문조사가 우리 부부는 어떤 것에 공통적인 관심이 있는지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윤정미 리포터 miso08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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