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제대로 된 우족탕 먹을 만한 데가 없나? 찬바람 슬슬 부니, 월동준비라도 하듯 몸이 알아서 뜨끈한 국물부터 찾는다. 늘 붐비지만, 요즘 들어 우족탕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는 큰집돌솥설렁탕 김영욱 대표가 건더기가 빼곡한 우족탕 한 그릇을 권한다. 자라는 동안 철철이, 한 솥 가득 정성들여 끓여주던 엄마의 우족탕이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져온다. 큰집돌솥설렁탕의 우족탕은 정성, 그리고 그리움이었다.
뽀얀 국물 설렁탕 vs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국물 우족탕
큰집돌솥설렁탕의 설렁탕이야 순수하고 정직한 맛으로 소문난 큰집만의 대표메뉴. 어떻게 이렇게 뽀얀 국물이 우러날까. 그래서 모TV에 소개된 몹쓸 식당처럼 프림이나 우유를 섞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은 적도 있지만, 김영욱 대표는 “양에 따른 세심한 불 조절과 처음 10시간 정도 우려낸 국물을 덜어놓고, 두세 번 푹 끓이는 과정을 반복하면 충분히 진한 국물이 만들어 진다”고 자신한다. 입구에 붙여놓은 설렁탕에 관한 당당한 안내 문구는 김 대표의 솔직하고 강직한 성품에 더해져 14년 째 믿고 먹는 설렁탕이 됐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손님상에 내놓기 시작한 우족탕은 설렁탕의 명성을 따라잡는 인기메뉴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수원에서 제대로 된 우족탕을 먹을 만한 데가 없다는 김 대표의 생각이 제대로 통했던 것. 도가니, 꼬리, 양지 등의 고기를 넣고 푹 끓인 영양만점 국물에 우족을 우려낸 우족탕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양도 푸짐하다. 두툼하고 쫀득한 우족의 살덩이들을 소스에 찍어 한입 베어 먹으니, ‘그래, 이 맛이야!’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결혼 후에는 좀처럼 먹기 힘들었던 그리운 맛, 그런 정성을 먹기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보양식이 아닐까 싶다.
뜨끈하게 전골처럼 먹는 우족찜, 술안주로 제격
우족을 탕으로만 먹나, 아니다. 색다른 우족 요리, 우족의 좀 더 깊은 맛을 음미하고 싶다면 우족찜을 권한다. 냄비에 양배추, 당근, 양파 등 각종 야채, 우족을 넣고 육수를 부어 보글보글 전골처럼 끓이면 우족의 깊은 맛이 야채와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만들어낸다. 애주가들에게는 풍부한 식감에, 식지 않는 우족찜이 충분히 그리울 법하다. 매콤한 맛을 원하면 양념을 보태 얼큰하게 먹을 수도 있다.
아이디어뱅크 김 대표와 30~40년 경력을 가진 주방장이 환상의 궁합을 이뤄 메뉴를 개발한다. “요즘 말하는 매운갈비찜의 선두주자가 바로 우리”라고 말하는 김 대표는 “간장이 아닌, 색다른 맛의 갈비찜이 없을까 하다가 카레도 섞어보고, 오징어볶음 양념에 볶아도 보고 하면서 만들어진 게 고추갈비찜”이라고 설명했다. 국물을 그리워하는 손님들이 많아서 점차 보완, 닭볶음탕처럼 매콤한 국물에 돌솥에서 지글지글 끓여가며 먹는, 요즘 가장 핫하게 즐길 수 있는 지금의 고추갈비찜이 완성됐다.
대를 이어가며 찾는 큰집, 변치 않는 나눔 실천
‘헌혈증 한 장으로 설렁탕 한 그릇을 드실 수 있습니다. 설렁탕 한 그릇의 황홀한 식탁, 거기에 담긴 사랑은 오늘도 그렇게 말없이 사람들 사이를 돌고 돕니다.’KBS TV동화 행복한 세상에 황홀한 식탁 이야기로 소개된 줄도 몰랐다며 김 대표가 살짝 상기된 표정을 짓는다.
“솔직히 장사가 안 될 때는 흔들린 적이 왜 없었겠어요. 하지만, 돈도 벌면서 좋은 일도 하자는 생각으로 큰집을 시작한 만큼, 나와의 약속을 저버리지 말자고 늘 다짐하죠.” 지금까지 모아온 헌혈증서로 여러 생명이 새 삶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김 대표의 애씀이 마음에 와 닿는다. 해장국 5천원, 설렁탕 6천원, 갈비탕 7천원, 물가상승이 반영된 것 같지 않은 가격으로 착한 가격모범업소로도 인정받고 있다.
맛있고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나만의 즐거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기쁨까지 챙겨간다는 플러스알파 덕분에 큰집돌솥설렁탕은 몇 대가 대를 이어가며 찾아온다. 아, 인계동 큰집돌솥설렁탕! 언제라도 마음까지 훈훈하게 채워줄 행복한 식탁이 차려진다.
문의 031-234-2700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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