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방학과 봄방학을 마치고 3월 새학년이 시작됐다. 담임선생님은 어떤 분인지, 같은 반 친구들은 어떤지, 기대와 우려가 섞인 마음으로 신경이 쓰이는 때다. 학교에서 날라 오는 각종 안내문과 가정통신문도 꼼꼼히 챙기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 말이나 학교 안내문만으로는 학교소식을 알기엔 뭔가 부족하다. 이럴 때 기다려지는 것이 학부모 모임이다. 3월 가장 큰 학교행사인 학부모 총회를 비롯해 학부모 모임이 가장 많은 3월, 어떻게 하면 학부모 모임을 잘 할 수 있을까? 엄마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학년 초 학부모 모임 꼭 가야 하나?
김진아(고1, 초5 자녀)씨. “학년이 바뀌고 새학년이 시작되면 대부분 같은 반 엄마들 모임이 꼭 한번 씩은 있기 마련이예요. 작년 같은 경우, 학부모 모임을 언제 하나 하고 기다렸는데 연락이 없더라구요. 혹시, 나만 연락을 받지 못한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결국 반장엄마가 학부모 모임을 소집하지 않아서 작년엔 학부모 모임 없이 지나갔어요. 아는 엄마들 몇몇이서 만나기는 했지만, 반 아이들이나 엄마들을 잘 몰라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누가 반장이 되던지, 반 학부모모임을 꼭 했으면 좋겠어요.”
김지영(초6, 중2자녀) 씨. “저는 초등 저학년 때는 학부모 모임에 꼭 참석하는 편이었는데요. 고학년이 될수록 꼭 참석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초등저학년 때는 학교나 학부모들 분위기도 파악하고, 정보도 교환할 겸 열심히 참석했는데, 나중에는 남의 아이나 선생님 험담을 하고, 말을 옮기는 모임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에는 굳이 참석하지 않으려고 해요. 내 아이만 잘 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꼭 참석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학부모 모임 갈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이미연(초 5 자녀) 씨. “무엇이든지 첫 인상이 제일 중요하잖아요. 학기 초 학부모 모임은 그래서 더 신경쓰이는 것 같아요. 무슨 옷을 입고 갈지 미리부터 신경이 쓰이고, 학부모 총회나 학부모 모임에 맞춰 미용실도 미리 다녀오기도 하고 은근히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제 스스로도 학부모 모임에 나가면 다른 엄마들 복장이나 머리모양을 먼저 살피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
김진아(고1, 초5 자녀)씨. “사실, 학부모 총회나 학부모 모임에서 가장 꼴볼견 중 하나가 너무 요란한 치장을 하고 나타나는 엄마인데요. 누가 봐도 눈길이 가는 튀는 복장으로 나타나는 엄마들이 종 종 있는데, 있는 데서는 말을 못하지만 나중에는 다들 한마디씩 하더라구요. 적당히, 무난한 스타일로 조용하게 다녀올 생각이예요.”
엄마들 끼리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까?
김수지(초 4 자녀) 씨. “요즘은 늦둥이들도 많아서 학부모 모임에 가면 엄마들 연령대가 정말 다양합니다. 심지어 어떤 경우는 큰애랑 10살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보았으니까요. 그런 경우, 호칭이 정말 애매합니다. 요즘은 겉으로 봐서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것도 사실이긴 해요. 하지만, 분명히 한 두살도 아니고 나이차 꽤 나는데도, ‘○○엄마’라고 하면서 말을 놓으면 보기 안좋더라구요. 심지어 ‘○○야’ 하고 아이들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저도 그런 경우를 당해봐서, 대놓고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기분이 정말 안좋더라구요. 아무래도 그런 엄마는 꺼리게 되더라구요.”
김지영(초6, 중2자녀) 씨. “엄마들 호칭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가장 민감한 문제인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서로 좀 알고 안면을 익힌 경우에는 ‘언니’라고 불러요. 그러면 친근해 지고 관계도 편해지는 것구요. 물론 저보다 어린 사람들은 저보고 ‘언니’라고 불러주고요. 하지만 그렇게 부를 만큼 친하지 않고, 안면만 있는 정도라면 굳이 호칭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학부모 모임 비용 계산은 누가? 반장엄마 VS 더치페이
이미연(초 5 자녀) 씨. “요즘에는 엄마들이랑 약속잡고 점심 한끼 먹으러 나가도, 식사후 카페에서 커피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에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인지, 요즘 엄마들은 더치페이가 자연스러워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터치페이 문화가 많이 자리 잡은 것 같고, 반 학부모 모임에 가서도 누구한테 부담을 주기보다 각자 계산하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부담이 없어서 좋아요.”
김수지(초 4 자녀) 씨. “일반 아는 엄마들끼리의 모임 같으면 더치페이가 가장 자연스럽긴 한테, 학기초 반 학부모 모임 같은 경우에는 반장엄마가 소집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반장엄마가 계산을 해야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작년에 제 아이가 반장을 맡게 되어서 반 학부모모임을 소집하게 되었는데, 반엄마들이 더치페이를 하자고 했지만 제 입장에서는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식사는 더치페이로 했지만 커피는 제가 사는 걸로 했어요. 반장엄마가 너무 인색하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았거든요.”
3월 첫 단추를 잘 꿰면 1년이 순조롭다. 아이들도 엄마도 3월 한 달은 학교적응기간, 약간의 긴장이 필요할 때다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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