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토요일 오후 4시 삼덕공원에서는 제28회 안양만안문화제 행사의 일환으로 전통회혼례가 개최됐다.
‘회혼례’는 부부의 혼인 예순 돌(60주년)을 기념하는 의식으로 평생동안 행복하게 살아왔음을 기리며, 남은여생도 백년해로 할 것을 염원하는 잔치이다. 회혼례의 의식순서는 신랑이 기러기를 예물로 하여 신부를 맞이하는 의식 ‘전안례’,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만나 맞절로 인사하는 의식 ‘교배례’, 하늘과 땅에 서약하는 의식 ‘서천지례’, 신랑과 신부가 부부 되기를 직접 배우자에게 서약하는 의식 ‘서배우례’, ‘근배례’ 순으로 거행하고 난 다음 큰상에 가족이 준비한 음식을 놓고 장자 순으로 부모님께 헌수 후 시문을 읽고 덕담을 나누는 것으로 끝을 낸다.
이날 회혼례의 주인공 김기석(91) 안양3동 양지경로당 회장은 “아내와 함께 건강하게 회혼례를 하게 된 것만으로도 좋은데 이렇게 안양만안문화제 행사와 함께 지역주민들이 많이 참석한 가운데 회혼례를 하게 되어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언제 아내가 가장 예뻤냐는 질문에는 주저 없이 “본래 인물이 좋아 항상 예쁘지만 첫 딸을 낳아 줬을 때가 제일 예뻤다”며 얼굴가득 미소를 지었다. 신부 오일수 어르신 역시 이날 행사가 감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60년을 함께 한 남편에게 고마울 뿐”이라며 “앞으로도 건강하게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기쁨과 눈물이 교차되는 가운데 “아버님, 어머님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정식 행사를 마무리 했다. 부모님의 결혼 60주년을 기념한 가족들은 “안양만안문화제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회혼례’프로그램으로 부모님께 기쁨을 드리고 형제간 화합의 자리를 가질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회혼례를 지켜보던 김간난(89) 어르신은 “60년을 함께 살기가 쉽지 않다. 남편이 살아계시면 우리도 회혼례를 했을 것”이라며 부러운 마음을 전했다.
이날 회혼례에는 행사를 주최한 안양문화원 관계자들과 200여명 지역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여 동안 치러졌다. 회혼례의 정식 절차가 끝나고 다과가 이어졌으며 부대행사로 활쏘기, 투호, 비석치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포토존 혼례복입기, 옛신 신어보기 등 전통문화 체험 부스가 운영됐다.
한편 안양시는 31일까지 안양문화원과 주관하는 제28회 안양만안문화제를 삼덕공원, 중앙로, 안양아트센터, 안양문화원 일대에서 개최한다. 지난 12일 아트센터의 ''수석전시회''를 시작으로, 안양문화원의 서예, 수묵화 등 ''안양서도회원 작품전''이 15일까지 개최됐으며 19일에는 ''제28회 만안문화제 개막식 및 문화의날 기념식'', 20일은 ''정조대왕 화산능행차 재현''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이어졌다. 23일부터는 문화원 강당에서 ''문화가족 작품전시회'', 26일 ''안양시 민속경연대회''가 안양아트센터 수리홀에서 펼쳐지며 31일 안양문화원 전시실에서 ''문화가족 작품발표회''를 끝으로 제28회 안양만안문화제 일정을 마친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 안양만안문화제는
안양만안문화제는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의 효심과 애민정신이 깃든 ‘만안교’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있다. 만안교는 정조대왕이 생부 사도세자의 능을 수원 화산에 옮기고 거의 해마다 능행을 했다. 당초 능참로는 동작동에서 남태령을 넘어 과천 고천 화성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과천에서 인덕원으로 나오는 오른쪽에 아버지 사도세자를 영조에게 모함하여 죽게 만든 정승 김상노의 친형 김약노의 묘가 있어 이를 불길하다 하여 능참로를변경하여 금천 안양으로 노정을 바꾸게 되었고 홍예석교인 만안교를 설치하게 됐다.
‘만안’이란 뜻은 만년동안 단단하다는 뜻과 만백성이 대대로 평안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만안교’는 만년동안 안전하게 이 다리를 백성들이 건넌다는 정조의 애민정신이 녹아있는 안양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이다. 또한 이 다리의 설치로 안양의 국도가 생기면서 발전의 효시가 되기도 했다.
안양문화원에서는 문화제의 명칭을 안양만안문화제로 명명해 매년 10월 안양시민속경연대회, 전통혼례, 정조대왕화산능행차, 전통문화체험, 문화가족발표회 및 문화가족작품전시회, 향토연구소 세미나, 서도회전 등의 문화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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