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리아카데미 박우현 원장

인문계 학생들이 도전해 볼 만한 경시대회 ‘한국철학올림피아드’

지역내일 2014-03-09

2015년 대학 입시안이 발표되었다. 우선 ''학생부 종합전형''이 시선을 끈다. 교과 내신성적이 절대적인 학생부 교과전형은 알겠는데, 학생부 종합전형의 실체가 궁금해진다. 각 대학마다 다른 기준을 제시하겠지만 교과 내신성적보다는 학생부를 돋보여줄 수 있는 활동들이 우선이 될 것은 짐작할 수 있다. 인문계 학생들이 자신의 역량을 보여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경시, 활동 중 저 평가 된 대회가 한국철학올림피아드이다. 최고의 글쓰기 대회인 철학올림피아드를 소개한다.


1월과 8월에 중고등학생 대상
철학올림피아드는 한국철학회에서 주관한다. 일년에 두차례 1월과 8월 전국의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이중 1월 겨울방학에 있는 경시에는 세계대회에 나갈 한국대표선수를 2명 따로 선발한다. 시험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www.kpo.or.kr에서 참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이 철학올림피아드를 왜 준비해야할까? 이 시험이 대입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이 시험의 입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대다수가 민사고나 용인외고, 대원외고와 같은 특목고학생들이다.


사회에 대한 학생들의 문제의식과 사고 엿보기
그런데 왜 이 시험이 인기가 없는가? 첫째는 문턱이 높다는 것이다. 문턱이 높다는 것은 시험이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경시에서처럼  단답형도 아니고  논술형으로 2천5백자이상 아니면 4천자 가량 써야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중고학생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두 번째는 철학이란 말이 가진 선입견이다. 사람들은 철학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한다. 특히 궁극적으로 사고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이다. 하지만 자녀가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기를 원하는 부모는 많지 않다. 철학올림피아드가 철학과를 가려는 학생들이 보는 현학적인 경시라는 것은 오해이다. 이 대회는  사회에 대한 학생들의 문제의식과 이에 대한 진지한 사고를 엿보기 위한 대회이다.


상위권 대학 논술 준비의 훌륭한 경험
그렇다면 왜 해야하는가 이다. 먼저, 학생부 종합전형에 담긴 ‘올림피아드 활동참여’ 만큼 자신의 사고력을 보여줄 활동은 없다. 다음으로는 입상을 못했더라도 상위권 대학 논술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훌륭한 경험이 된다. 최근의 철학 고등부 논제는 대입 논술시험의 논제와 유사하다.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그 내용들이 주로 나오고 있다. 2013년 8월, ‘도구적 이성’으로 개념화되는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에서 2014년 1월에는  존 롤스의 ‘정의론’에서 지문이 나왔었다. 
철학올림피아드 글쓰기와 대입논술은 분량이나 서술 방식에서 차이점은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지난 1월 철학올림피아드 논제를 한번 보자. 1월 철학올림피아드의 지문은 존 롤스의 ‘정의론’에서  자신이 가진 천부적 재능이 사회의 공동자신인가? 라는 내용이었다. 논제는 다음과 같다. “다음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논술하시오. 단 이 글의 핵심 주장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내용을 반드시 포함시키시오.”
이 논제에 대해서 4천자정도의 답안을 쓸려면 일반적인 대입논술답안과는 다른 구성을 취할 수 밖에 없다.먼저 이글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한 기존의 논의를 정리한다. 이 과정을  논문작성에서는 문헌검토(literary review)라 하나 고등학생들은 학생의 독서체험이 우러나면 된다. 이때 자신의 지식수준을 보여주었을 때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비판의 대상이 되는 핵심주장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이 때 핵심주장과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데, 중요한 것은, 비판을 하는데 그 표적이 분명하게 보여야한다. 다음에는 이러한 주장이 초래할 문제를 제시해준다. 여기에서 문제란 우리사회가 치러야할 사회적 비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서를 제시해주는 걸로 서문이 끝난다.
이제는 본문이다. 제일 먼저 개념들을 다듬어본다. 즉 본격적으로 상대를 비판하기 전에 나의 비판의 도구들을 손 보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개념에 대한 재정의작업도 필요하다.  이렇게 개념이 정리되어졌다면 이러한 틀위에서 상대의 주장을 비판해야한다. 비판에는 그에 대한 근거와 이러한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사례가 제시되어졌을 때만이 상대를 설득해낼 수 있는 글이 되어진다. 



벼리아카데미 박우현 원장 (
whpark62@naver.com)
박우현 원장
현, 벼리아카데미 강남, 일산 원장
전, 동아일보 기자
전, 한국경제 TV기자
서울사회학과 대학원


031-922-6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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