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나 학부모님에게 ‘국어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EBS문제를 풀어야할지, 기출문제를 풀어야할지, 인강을 들어야할지, 책을 많이 읽어야할지, 가끔은 글을 빨리 읽어야할지, 글을 천천히 읽어야할지, 지문을 먼저 읽고 문제를 풀어야할지, 문제를 먼저 읽고 지문을 읽어야할지...... 등등 의문은 끝날 줄을 모른다.
저는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와 국가대표 권투 선수가 싸움을 하면 누가 이길까요?’라는 물음으로 답을 대신한다. 누가 이길까? 아마 싸움 잘하는 선수가 이길 것이다. 누가 싸움을 잘할까요? 아마 힘 있고 감각 있는 선수가 이길 것이다.
국어 공부도 마찬가지다. 같은 교재와 방법으로 공부를 해도 성취도는 서로 다르다. 누가 이길까요? 힘과 감각 있는 학생이 이길 것이다.
어떤 능력과 감각이 필요할까?
첫째 속독 능력이 필요하다.
속독 능력이 국어영역 고득점의 충분조건일 수는 없다. 또한 필요조건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학생들을 보면 속독 능력이 있는 학생들이 대부분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둘째 인지 능력이 필요하다.
국어영역을 잘하기 위해서는 글 이해력이 필요하다. 소위 어머니들이 말하는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국어를 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지만 단순히 책을 많이 읽고 빨리 읽는다고 해서 국어영역을 꼭 잘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수능 문제가 요구하는 요소와 사고 과정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셋째 어휘 감각이 필요하다.
어휘는 능력을 넘은 감각이 필요하다. 수능 문제가 요구하는 어휘는 학습을 통해 익힐 수 있다. 누구나가 아는 어휘지만 상황에 따라 달리 쓰이는 미세한 차이를 구별하는 것은 능력이기보다는 감각이다.
마지막으로 추론 능력과 감각이 필요하다.
연역식 귀납식 유추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류와 타당성을 가려내는 능력이야말로 국어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학생들에게 긴 지문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준 후 추론을 요구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완벽하게 추론을 한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지문 이해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긴 지문 내에서 이루어지는 추론과정이나, 지문과 선택지에서 벌어지는 추론과정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추론 능력은 대부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이유 때문에 그 능력을 사용하지 못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추론 능력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이 모자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글 이해와 추론 감각은 국어영역의 고수의 결정적인 요건이라 해도 무방하다.
위의 네 가지 힘과 감각을 기르는 방향의 학습이 필요하다. 그런데, 간혹 위의 감각을 역행하는 학생을 만날 때가 있다. 빨리 푸는 연습만을 하는 학생들에게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또 빠른 속도로 풀다 보면 정보를 놓친 상태에서 지문의 내용을 하나하나 찾아 가며 푸는 연습을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이해가 부족하고 그러다보면 인강, 해설에 의존하는 공부를 하게 된다. 단기간에 빠른 속도록 성적을 올리려는 시도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힘들더라도 자신의 힘으로 차근차근 글을 읽고 이해하면서 문제를 푸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국어 공부 방법임을 깨닫는 날이 국어 고득점은 바로 눈앞에 있다.
세종입시학원 박동근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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