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들이 늘면서 귀농귀촌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계획부터 실행까지 많은 결정이 필요하고 고려할 사항도 많다. 귀농귀촌은 일반적으로 ▲마음의 결심 ▲가족 동의 ▲자금 계획 ▲할 수 있는 일 찾기 및 기술 습득 ▲농지와 주택 마련 ▲운영관리 및 생활 등의 순서를 거친다. 물론 개인 사정이나 주변 상황에 따라 순서가 바뀔 수도 있고 생략 되는 과정도 있을 것이다. 귀농․귀촌의 과정별 고려사항과 주의할 점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귀농․귀촌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마음의 결심이다. 농촌과 농업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도시회피식이나 목가적 생각만으로 결정을 내리면 위험하다. 귀농과 귀촌은 농촌으로 자리만 옮겨놓는 것이 아니고 먹고 사는 문제가 따른다. 단순히 농촌을 동경하고 좋아하는 것만으로 시작하면 실패한다.
가족의 동의도 중요하다. 귀농귀촌해 사는 남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주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을 꼽으라면 아내를 설득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가족의 동의를 얻기도 쉽지 않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귀농귀촌이라야 성공할 수 있다. 특히 귀농의 경우에는 배우자에 대한 동의는 필수다. 귀농의 정신적인 동료이며 농업 노동력을 해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 귀농귀촌, “자녀부터 버려라”
은퇴 후 귀촌할 때 자식들 가까이 살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터를 잡을 때도 자식들 잘 올 수 있는 곳, 집을 짓더라도 자식들이 편히 쉬어다 갈 수 있게 만든다. 결국 집이 커지는 등 무리함이 따른다. 자녀들이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방은 늘 비어있게 된다. 은퇴 후 귀농 귀촌을 할 때는 특히 자녀들을 계획에서 되도록 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자금계획에서는 좀 여유가 있어야 한다. 땅을 사고 집을 짓는 과정이나 농업시설을 하고 기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예상했던 비용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자금이 모자라면 그동안 진행했던 것들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귀농․귀촌 후 할 수 있는 일을 정하는 것은 진행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사항 중 하나다. 귀촌일 경우에도 꼭 수익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한다. 귀농이라면 어떤 농사를 지어야 할 것인가? 즉, 어떤 작목을 선택할 것인지를 우선 정해야 한다. 작목은 가족의 노동력과 자본능력, 기술수준 등에 따라 결정한다. 어떤 농사를 지을 것인가에 따라 준비할 토지 규모가 다르고 거기에 맞는 농기계도 필요하다. 작목 종류에 따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자본회수 기간도 계산해 자신의 경제상황과 노동력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작목 선택을 할 때는 지역별 특산품들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특산물들의 주산지가 어디인지를 파악해보면 귀농지역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 각 도에는 농업기술원이 있고 시군에는 농업기술센터가 있는데 작목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할 일과 작목을 결정했다면 어디로 갈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정착지는 우선 자신이 선호하는 지역이 있거나 정해진 지역이 있다면 문제가 없고 이때는 할 수 있는 일, 작목만 정하면 된다. 하지만 정해진 지역이 없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해 정착지를 결정한다. 귀촌이라면 선택의 폭이 좀 넓겠지만 귀농의 경우에는 자신이 선택한 작목에 맞는 지역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지역에 따라 맞는 작물이 다르다. 예를 들면 시설원예와 같은 것은 도시근교가 적당하고 벼농사, 채소, 밭농사는 평야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과수, 약초, 축산을 한다면 당연히 준산간지역을 선택해야 좋다.
작목을 선택했다면 농업기술을 익혀야 한다. 재배기술, 가공기술, 홍보 마케팅 등에 대한 기술과 노하우를 익혀야 성공적인 귀농․귀촌이 된다.
무리한 투자보다 관리하기 쉬운 주택이 최고
영농기술 습득 후 농지를 구하고 주택을 마련해야 한다. 농지는 영농의 형태에 따라 규모나 토질, 물 사용 여건 등을 고려해 구입해야 한다. 농업용으로 구입할 때는 ‘국토의 계획과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농림지역’ 농지법 상의 ‘농업진흥지역’의 농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경지정리 등이 잘 돼 있어 농사짓는 환경이 좋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하다.
만약 주택 용도나 아니면 펜션이나 전원카페, 식당, 숙박시설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자 할 때는 ‘국토의 계획과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관리지역’이라야 한다. 다른 지역의 경우는 개발행위를 통한 시설물의 건축이 까다롭거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주택을 마련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기존의 주택을 임대해 사용하거나 구입을 하는 방법이 있고 농촌 빈집을 수리해 사용할 수도 있다. 땅을 구입해 신축하는 방법도 있다.
주의할 점은 주택의 경우에는 무리한 투자로 후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욕심은 금물이다. 귀농 귀촌해 사는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주택의 규모를 키웠다 후회한다. 관리하기 편한 경제적인 집이 가장 좋은 집이다.
땅을 사고 집을 짓기까지는 인허가에서부터 공사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빠듯한 예산보다 여유자금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농촌빈집을 구입해 간단한 수리만하고 사용할 생각으로 관심을 갖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간단히 수리해 사용할 수 있는 빈집은 많지 않다. 실제 수리를 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 시골에 빈집을 살 때는 대지가 아닌 경우도 많아 대지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또 땅만 구입하면 빈집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 생각해 집을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땅주인과 집주인이 다른 땅들도 많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이주를 했다면 생활을 하게 된다. 여유자금을 갖고 시작했다면 시간을 갖고 기다릴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수익이 필요하다. 하지만 농촌생활에서 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힘들다. 농사를 지어도 적게는 6개월에서부터 몇 년을 투자해야 수익이 난다. 시간을 끌 수 있는 꼼꼼한 자금계획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귀농귀촌의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제가 선명한 일과 기술, 여유자금,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중요한 것은 그것을 통한 즐거운 생활이다.
김경래 리포터 oksigol@oksigo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