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어디까지 가봤니?

포일 숲속마을 산빛 근린공원

굽이굽이 산책길과 바람언덕, 조용한 숲속을 누려봐

지역내일 2014-02-19 (수정 2014-02-19 오후 4:02:47)

입춘이 지나도 한동안 영하의 강추위와 찬바람 때문에 좀처럼 봄이 올 것 같지 않아보였다. 2월도 중순이 넘어가고 다음 주 주말이면 3월이 되는데도 봄은 요원한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이들 졸업식이 끝나고부터 날씨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더니 요 며칠은 제법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그래, 제 아무리 강한 겨울이라도 ‘지구의 공전’ 앞에서는 어쩔 수 없겠지.
분명 봄이 오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ㅤㄹㅔㅆ는지, 무턱대고 봄이 오나 나가보자며 걸어 도착한 곳이 ‘산빛 근린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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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마을 가운데 자연을 담은 휴식 공간
처음 와보는 곳이었다. 주변 이웃에게 특별히 들은 말도 없었다. 아무 정보도 없이 우연히 걷다 만나게 된 ‘산빛 근린공원’은 이름부터 무척 따뜻하고 마음에 들었다.
산빛 근린공원이라고 적힌 커다란 안내판의 옆길로 살짝 언덕을 올라 공원으로 들어갔다. 공원이 주변보다 높은 언덕에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올라가자마자 노란 갈대가 바람에 부스스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푯말에 ‘억새밭’이라고 쓰여 있고, 그 옆에 난 작은 길에는 ‘숲 휴게소’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언덕 위에 풍차처럼 생긴 커다란 바람개비가 한 줄로 쭉 늘어서 있는 것이 꽤나 이국적이다.
나중에 공원을 다 둘러보고 알아보니 이 언덕이 바로 ‘바람의 언덕’이었다. 산빛 공원의 한 편에 마련된 언덕으로 바람이 지나 가는 길이라 ‘바람의 언덕’이라 부른 것 같았다. 그래서 상징적으로 바람개비도 세운 것 같고.
어디 그뿐인가. 이 언덕에 갈대를 심어 억새밭을 만들고 언덕을 두르는 오솔길을 내어 숲속에서 산책하는 기분도 느낄 수 있게 해 뒀다. 언덕 하나에 다양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 꽤나 색다르게 다가와 기분까지 좋아졌다.
이렇게 한동안 언덕에서 머물다 아래로 난 길을 따라 내려왔다. 그러자 눈앞에 드넓은 공원의 본모습이 환하게 펼쳐졌다. ‘아, 작은 언덕이 산빛 공원의 전부가 아니구나’
길을 따라 내려와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들꽃원’이었다. 다양한 종류의 들꽃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각각의 자태를 뽐내며 사람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는 곳이었다.
지금은 겨울이라 꽃의 아름다운 자태를 볼 수는 없지만, 꽃 이름을 새긴 푯말들이 들꽃원에 가득 꽂혀 있는 것을 보고 이 꽃들이 다 만개했을 때의 장관을 그려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일부 철쭉꽃은 새순이 돋아나고 있는 것이 보이기도 했다.

숲




굽이굽이 뻗은 산책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숲 놀이터
산빛 근린공원에서 아주 인상 깊게 보이는 것이 바로 길이었다. 공원이 여기저기로 뻗은 길과 산책길로 정감을 더했다. 길 주변에는 너른 잔디밭과 나무, 꽃과 조형물이 조화롭게 자리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자연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또 나무로 된 데크와 울타리도 길 따라 더러 놓여있어 유럽의 어느 마을에 온 것 같은 착각도 준다.
길옆으로는 운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구들이 마련돼 있고, 농구나 족구를 즐길 수 있는 넓은 운동장도 있었다.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운동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길을 따라 위로 쭉 걷다보면 어느 새 만나게 되는 것이 숲 놀이터. 아이들이 마음껏 올라타고 놀 수 있는 놀이기구가 마련돼 있어, 가족들과 소풍이나 나들이 삼아 나오기에 더없이 좋겠다. 이 날도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엄마 손을 붙들고 나온 아이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하나같이 신나게 놀이기구에 올라타며 행복해 했다. 역시 아이들은 뛰어 놀아야 하나보다.
숲 놀이터를 둘러보고 다시 뒤돌아 아래로 내려왔다. 길 따라 내려오니 돌로 조각한 조형물인 부엉이 한 쌍이 서서 반겨준다. 그러고 보니 이 공원에는 유독 새와 동물 모양의 조형물들이 많이 있다. 아마도 이곳이 숲 속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아무튼 조형물에 의미를 생각하며 내려오니 끝 무렵에 이곳과 건너편과 연결해 주는 작은 지하도가 보인다. 호기심에 지하도를 건너자, 햇살을 가득 머금은 ‘물빛 공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산빛과 물빛이 만나는 곳이 바로 이 지하도였구나’
마치 놀라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 마냥 흥분한 마음으로 물빛공원에 들어섰다. 이제 곧 본격적인 봄이 오겠지? 봄에 물든 산빛과 또 이 물빛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봄이 되면 다시 꼭 들러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봄을 마중나간 이 날의 산책을 마쳤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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