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치며 깔깔대다가도 과녁을 향해 화살을 겨누면 눈빛부터 달라진다. 저마다의 꿈을 향해 조준하는 학생들. 중앙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이하 중대부고) 양궁동아리 ‘CAO’ 학생들을 만나봤다.
문예체 활동의 긍정적 효과 기대
중대부고 양궁동아리 CAO는 중앙(Chung-Ang), 양궁(Archery), 조직(Organization)의 각 영문 첫 글자에서 따왔다. 거창하진 않지만 학교를 대표하는 동아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1기들이 지은 이름이다.
동아리 지도교사이자 사회교과를 담당하고 있는 박정득 교사는 일본 문예체 교육의 일환인 궁도가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기사를 본 뒤, 우리나라의 전통 활 쏘는 무술인 국궁(國弓)과 양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서울 청소년동아리연맹의 지원으로 양궁 장비를 갖춘 뒤 동아리를 신설해 첫 활동을 시작하자 “주의가 산만하던 습관을 고치는데 도움이 됐다”, “집중력과 인내심을 키워줬다”는 등 학생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다만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박 교사가 여기저기 발로 뛰며 직접 수소문한 끝에 양궁선수 출신이자 코레일 안산승무사업소 지도운용팀장을 맡고 있는 한용철 코치와 인연을 맺게 됐다.
“재능 기부를 고민하던 차에 양궁을 배우고 싶어 하는 고등학생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여기저기 직접 다리품을 팔아 양궁 장비를 마련했던 박 선생님도 존경스럽고 역시 중대부고 학생들은 공부뿐 아니라 양궁 열정도 대단하더군요. 오히려 제가 많이 배웁니다.”
학생들의 열정 일깨워 준 양궁
양궁동아리 부장을 맡고 있는 2학년 정소윤 학생은 “CAO는 201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신생 동아리지만 학생들의 열정이 대단하며 신설된 이후 3년 내내 활동 중인 선배도 있다”며 동아리 자랑을 대신했다.
현재 양궁동아리에는 1,2학년뿐만 아니라 수능을 코앞에 둔 3학년 지정태, 맹진규 학생이 활동 중이다. 공부시간을 뺏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업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해소시켜주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 2학년 학생들의 양궁 애착도 남다르다.
세상에서 가장 차분하면서도 역동적인 스포츠라고 말하는 이호영 학생, 좀처럼 접하기 힘든 스포츠를 배울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는 손유나 학생에 이어, 수의사가 꿈이라는 조대경 학생은 “양궁을 배우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목표의식이 생겼고, 차분히 마음을 다스리며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며 양궁 예찬을 이어갔다.
단순히 쏘는 즐거움, 맞히는 쾌감을 뛰어 넘어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 양궁을 접한 학생들의 가장 큰 변화다.
강남 대표하는 학생동아리 꿈꿔
CAO는 2주에 한 번 모여 2시간 동안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리 신설 첫해에는 교내 활동 외에도 영학정 양궁장이나 서울 청소년 문화존 전시에도 참가하는 등 대외 활동도 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교내 활동만 하고 있다. 한 코치의 도움으로 학생들은 기초 입문부터 5미터, 10미터, 15미터, 20미터 실 사격까지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있지만 교내 활동 부지의 협소함과 소모성 장비(림, 과녁 등)의 지속적인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님, 중대부고에서 가까운 양재천에도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양궁장을 만들어주세요. 저희도 열심히 해서 강남을 대표하는 학생동아리가 될게요.”
CAO 삼총사 홍가영, 정하은, 차혜진 학생이 이구동성으로 소망을 덧붙이며 과녁을 향해 화살을 조준했다.
저마다 꿈은 달라도 양궁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하나로 똘똘 뭉친 학생들. 내일을 향해 훨훨 날아오를 중대부고 양궁동아리 학생들의 힘찬 비상을 기대해본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