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전통시장 가는 날_ ② 관양시장

만국기 펄럭이는 시장길… “싱싱한 채소 잔치 열렸네”

지역내일 2014-02-13 (수정 2014-02-13 오전 10:57:41)

정월대보름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 주말, 관양시장은 나물이며 잡곡, 부럼을 장만하려는 인근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관양동 현대아파트에서 관양중학교로 올라가는 시장길 양쪽으로 상점들이 즐비하고 상점 사이사이 시래기, 고사리, 호박고지 등 나물과 비닐하우스에서 갓 수확한 싱싱한 채소들을 파는 상인들의 모습이 분주하기만 하다.

관양시장1




정을 파는 노점 & 박리다매 과일·채소 가게
채소값과 과일값이 하늘을 찌르는 요즘, 설에 이은 정월대보름은 주부들에게 즐겁기만 한 날은 아니다. 예전 같으면 채소 반찬은 밭에서 주어, 삶고 말려 돈 없어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식품이었겠지만 요즘은 어디 그런가. 대형 마트에 가면 한 끼 삶은 나물 값에도 머뭇거리게 되는 게 주부들 심정이다. 하지만 전통시장, 특히 싸고 싱싱한 채소와 과일이 많기로 소문난 관양시장에서라면 얘기가 다르지 않을까. 
관양시장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그 첫 번째 특징은 마치 외할머니와도 같은 친절한 어르신들이 큰 함지에 이것저것 소꿉놀이하듯 직접 재배한 깻잎이며 상추, 고사리 시래기 등 채소들을 덤까지 얹어 인심좋게 판매하고 있다. 상점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이들 노점들은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시골 5일장 같은 풍경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젊은 시절부터 허리가 굽은 지금까지 꽤 오래도록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하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둘째 관양시장에는 박리다매를 선언하고 놀랄 만큼 저렴한 가격에 과일과 채소를 판매하는 상점이 두 곳 있다. 한 곳은 ‘아줌마네’라는 다정한 상호를 달고 카드는 물론 배달까지 책임지며 인근 주부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또 한 곳은 시장 중앙 사거리에 자리 잡으며 “감자 한 바구니 2000원~ 두 바구니 3000원~”을 외치며 시장 분위기를 압도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두 곳에는 감자 양파 당근 등 기본 채소부터 브로콜리, 양송이, 바나나, 토마토, 딸기, 귤 등 과일·채소라면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식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셋째 관양시장에는 현대떡집 종로떡집 아침애떡 등 떡집과 즉석에서 만드는 두부집이 많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언제 방문해도 따끈따끈한 떡과 모락모락 김 오른 두부를 맛 볼 수 있다. 시장 중앙을 사이에 두고 정육점이 밀집돼 있으며 시장 위쪽으로는 3∼4개의 분식집이 나란히 있어 잔치국수 떡볶이 튀김 만두 등 간식을 먹으며 전통시장을 찾는 재미를 맘껏 즐길 수 있다. 

관양시장2




관양시장, 줄 서서 먹는 맛집은 어디?
한편, 관양시장에는 줄을 서서 먹는 맛집이 몇 곳 있는데 그 중 한 집은 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순대국집. 이 집을 지나칠 때면 한 번쯤 돌아보게 하는 얼굴이 있으니 웃는 돼지머리다. 초등학생들은 물론 중학생들까지도 그 머리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궁금해 한다고. 이 집의 인기메뉴는 찹쌀순대와 미니족발. 먹기도 쉽지 않은 미니족발이 왜 그렇게 인기 있는지는 먹어보면 안다. 또한 아침 일찍 시장길로 들어서면 매콤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는데 ‘후다닥 김밥집’에서 나는 우엉 조리는 냄새다. 주인장에 따르면 김밥이 맛있는 이유는 오래오래 정성들여 졸인 우엉을 넣기 때문이란다.
관양시장은 입구부터 시장 끝까지 한 바퀴를 도는데 느린 걸음으로 10여분 정도 걸리는 규모가 크지 않은 시장이다. 그럼에도 많은 시민들이 시장을 찾고 있고, 인근으로 이사를 간 후에도 시장은 이곳으로 보러 올 정도로 인기가 있다. 가게 주인은 물론 노점까지, 시장 상인들이 변함없이 같은 얼굴이고 인심도 변치 않아 넉넉하다. 굳이 물건 값을 깎지 않아도 저렴하고 추석 등 명절에는 호박엿장수를 비롯해 각설이 풍물단 등 명절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어 보기 힘든 옛 장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시장 큰 길가로 공영주차장이 있으며 상점 따라 운영시간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경까지 운영된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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