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지식 획득의 수단이기도 하고 때로는 간접 경험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똑똑하고 싶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좌뇌와 우뇌의 움직임이 조화로워야 지능이 높아져 효과적 학습 활동이 가능한데, 문학작품을 읽으면 기본적인 내용 이해는 좌뇌가 받아들이고 감상적이고 상상력·창의력과 관련한 것은 우뇌가 받아들여 좌뇌와 우뇌를 조화롭게 하기 때문이다. 책 읽는 공간, 우리지역 도서관들이 달라지고 있다. 상호대차서비스로 공공도서관의 책을 자유롭게 빌려보고 대출받을 수 있는가 하면 각종 문화행사와 교육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면서 지역 공동체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작은 공간에서 큰 꿈을 키워내고 있는 우리지역 작은 도서관을 찾아가 봤다.
백인숙 윤지해 배경미 주윤미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Special Part 1
작아도 알찬 주민사랑방
“우리 동네 작은도서관이 달라졌어요”
도서관법에 따르면 ''작은도서관''이란 공립 공공도서관의 시설 및 도서관자료기준에 미달하는 시설로 33㎡ 이상의 규모에 열람석 6석 이상, 1000권 이상의 도서를 갖춘 도서관을 말한다. 우리지역에는 안양시 66개, 군포시 32개, 의왕시 30개, 과천시 9개의 공·사립 작은도서관이 있다.
안양·군포 작은도서관협의회 구성, 운영 정보 교환하고 실무자교육도
지난해 8월, 안양시 작은 도서관 협의회가 창립됐다. 현재 꿈마루, 희망세움터, 사과나무, 징검다리, 임곡 그린빌 수푸루지, 한숲, 푸른어린이, 달팽이, 이야기작은도서관 등 13개 작은도서관이 작은도서관협의회에 가입되어 있다. 안양시작은도서관협의회는 지난해 안양시민축제 부스에 참여해 협의회 홍보를 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양시 작은도서관협의회 이시내 회장(푸른어린이도서관)은 “협의회의 결성은 작은도서관의 활성화에 큰 의미가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정책을 제안할 수도 있다”며 “오는 3월 간담회를 통해 안양시의 많은 작은도서관이 협의회와 함께 할 것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양시보다 앞서 지난해 1월 협의회를 구성한 군포시 작은도서관의 경우 지역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공유하는 공간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군포시에는 총 32개의 작은도서관이 있고 그 중 25곳이 협의회에 가입되어 있다. 협의회가 구성된 후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도서 대출·반납 시스템이다. 군포시 17개 작은도서관 어디서든 도서 검색과 반납이 가능한 통합시스템이 구축된 것. 통합시스템 이외에 회원들이 꼽는 또 다른 성과는 작은 도서관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인식 변화다. 군포시 작은도서관협의회 최원경 회장(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관장)은 "처음에는 작은 도서관을 애들을 데리고 가서 책을 보며 잠깐 시간을 때우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함께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제공하다 보니 이젠 지역마다 꼭 필요한 마을 공동체 혹은 사랑방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뿔뿔히 흩어져 제각각 운영해 오던 실무자들이 협의회를 통해 워크샵을 갖고 도서관학교를 통해 교육을 받거나 유명 작은 도서관을 탐방하면서 군포의 작은도서관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도서관마다 문화행사와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가 하면 더 나은 작은 도서관이 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인문학·쿠킹·악기교육까지,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 더욱 가까워진 작은도서관
특히 지난해 군포시가 평생학습 도시로 선정됨에 따라 지역의 작은도서관 4곳이 평생학습마을로 지정되면서 작은도서관은 지역 주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갔다. 작은도서관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샘터평생학습마을)은 영화평론가 정찬일, 구효서 작가 등을 초청, 인문학교실을 운영하는가하면 아이들을 대상으로 ‘책이랑 놀이랑, 책이랑 미술이랑’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우리마을도서관(우리평생학습마을)은 ‘꽃보다 난타’ 프로그램을 실버반과 청소년반, 초등학생반으로 나누어 진행했으며 성인대상 자아탐색프로그램 ‘행복한 여성’, 양말인형 만들기 등을 진행했다. 또한 꿈쟁이작은도서관(무지개평생학습마을)은 자녀를 위한 스토리텔링, 창의 쑥쑥 북아트, 우크렐레 프로그램을, 북카페사랑아이엔지(사랑빚는평생학습마을)에서는 커피문화교실, 사진반. 플롯교실, 바이올린교실, 가족쿠킹클래스 등 성인과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고정 회원이 생기면서 평생학습 기간이 아닌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프로그램도 많다. 인문학교실을 두 차례 운영한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고정 회원이 생기면서 지금까지도 매주 독서클럽이 운영되고 있으며 북카페 사랑아이엔지에서는 자원활동가들이 자체적으로 바이올린, 플롯, 창의사고력수학 등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최 회장은 “평생학습마을로 지정된 4개 도서관만 해도 작은도서관을 이용한 주민들이 상당하다”며 “이들 프로그램이 시작이 되어 2014년에는 더 많은 좋은 프로그램들로 지역주민들이 작은 도서관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도서관은 지역 주민과 밀착해 함께 호흡하는 마을 공동체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군포시 북스타트 운동과 연계해 아기를 업은 엄마들도 내 집 앞에서 편하게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고 자녀교육에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Special Part 2 우리지역 작은도서관 엿보기
◆ 푸른 어린이 도서관
사교육 필요 없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안양시 박달동에 위치한 푸른 어린이 도서관은 책만 보는 곳이 아니다.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 모여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놀이도 하는 작은 공동체문화공간이다.
오전에는 엄마들을 위한 pop, 리본아트, 우크렐레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후에는 클레이아트, 체험활동 등 아이들의 오감을 만족하는 체험들이 가득하다. 특히 저소득층, 한 부모 가정, 다문화가정, 장애인가정 등 소외계층의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주중맞춤프로그램을 운영. 이규찬 작가와의 미술수업, 논술수업, 신나는 영어 수업, 종이접기, 쿠키 만들기, 동화 구연, 북 아트, 체험학습 등 유용한 프로그램을 요일별로 진행하고 있어 사교육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다. 게다가 값비싼 장난감, 도서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도서 및 장난감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시내 관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은 사교육을 받기도 어렵고 어른들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 소외계층에게는 교육의 혜택을 주는 공간을 제공하고, 아이들에게는 공동체 문화를 배워가는 학습의 장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책과 장난감, 엄마 같은 선생님이 함께 있는 작은 도서관에서 아이들의 꿈이 자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8000여 권의 책을 갖추고 있으며 도서 대출증으로 장난감도 대여할 수 있다.
이용시간은 평일 10시 30분부터 6시까지. 1인당 5권씩 2주간 대여할 수 있다.
◆ 내손 책고운 도서관
도서관이 생활 속으로 들어 왔어요~
김미성(37·내손동) 주부는 내손1동 주민자치센터 4층에 내손 책고운 도서관이 생긴 후부터 도서관 문화가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녀는 “도서관이 가까운 곳에 있으니 밖에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도서관에 들려서 책을 빌리는 일이 많아졌다”며 “그 덕분에 나뿐만이 아니라 아이들도 저절로 책을 좋아하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의왕시에서 노후 된 동사무소를 재건축하는 과정 중 시민들과 합의해서 만든 내손 책고운 도서관은 작은 도서관이지만 일반 도서관 못잖게 2만5000권의 책들로 가득 차 있다. 유아를 비롯해 아동, 일반, 영어원서 등 다양한 책들이 구비되어 있으며 정보 검색할 수 있는 PC와 DVD열람코너, 모자열람실도 갖추고 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200명 정도로 많은 편인데 도서관 대출카드 한 장으로 지역 내 모든 시립 도서관의 이용이 가능한 책 드림 서비스가 한몫을 하고 있다. 게다가 주기적으로 그림책원화전시 및 독서교실, 북 아트, 영화상영, 연극체험활동 등 문화행사를 진행해 주부와 아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손무성 사서는 “도서관이 아파트 단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이용자가 많다”며 “자이아파트, 내손주공아파트 등 인근에 있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조금 떨어져 있는 아파트 주민들까지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시간은 평일 9시부터 6시까지며 1인당 5권씩 3주간 대여 가능하다.
◆ 여담
국내외 여행 책과 축제정보가 한 자리에!
지난 12월에 개관해 군포시 여성회관 1층에 자리한 여담 도서관은 여행과 축제 전문 도서관이다. 주로 어린이 책을 많이 구비하고 있는 도서관과 달리 국내외 여행가이드 및 여행에세이, 미술관, 박물관 관련 책까지 여행 관련 책 1100여 권을 비치하고 있다. 대부분 최근 발행한 책과 베스트셀러로 구성되어 있어 최신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기에 여행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전국 관광지와 축제 관련 자료, 지도, 안내책자 등을 찾기 쉽게 진열하고 있다. 각 지역에 여행가야만 얻을 수 있는 안내책자를 가기 전에 미리 두 손에 받아볼 수 있어 여행을 미리 계획하는데 유용하다.
민효진 도서관 담당자는 “여행가기전에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 들려서 여행지에 대해 공부도 하고 정보도 얻으면 더 보람 있는 여행이 될 것”이라며 “엄마와 아이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즐거운 여행을 상상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5월부터는 여행전문가 초청 및 여행 체험 프로그램, 여행영화 상영 등 여행 관련된 도서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해외 여러 나라의 지도 및 책들도 좀 더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모은 작품 및 기념품도 도서관 곳곳에 전시할 계획이다. 앞으로 가족여행을 가기 전에 도서관에서 관련된 책도 읽고 가족과 함께 계획을 짜보는 건 어떨까.
이용시간은 평일 10시부터 5시까지. 아직 대출은 안 되며 열람만 가능하다.
◆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인문학 향기 나는 도서관으로 오세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도서관은 개관한지 10년만인 지난해에 리모델링해 쾌적하고 편안한 환경을 갖춘 인문학 도서관이다. 군포시에서 지정하는 평생학습마을에 선정되어 이승우, 구효서 작가 등과 함께 하는 버드나무골 인문학교실, 인문학 따라잡기. 유아들과 함께 하는 책이랑 놀이랑 책이랑 미술이랑, 초등학생들과 함께 하는 힐링이 되는 음악교실 등의 평생학습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인문학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 독서클럽을 결성해 책을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통해 인문학을 좀 더 깊이 있게 접근하고자 한다. 또 한 달에 한번 아빠와 아이가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아빠들을 위한 인문학 교실을 준비하고 아버지학교도 진행할 계획이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최원경(군포시 작은도서관협의회 회장) 관장은 “주로 엄마들과 아이들만 이용하는 도서관이 아닌 아빠들도 함께 참여하는 도서관이 되고 싶다”며 “아이들에게 단순히 공부만 가르치는 것보다 책을 많이 읽히고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말 책이 좋아서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향기 나는 인문학 도서관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현재 9000여 권의 인문학 책을 구비. 이용시간은 평일 10시 30분부터 6시까지다.
윤지해 리포터 haeihaei@naver.com
◆ 찾아가는 ‘안양시 새마을 이동 도서관’
주민 만족도가 높은 도서관으로는 안양시 새마을 이동도서관을 빼놓을 수 없다. 새마을 이동도서관은 경기도 최초로 ‘이동도서관’을 개관하여 운영하는 곳이다. 내부를 도서관으로 개조한 총 2대의 버스로 운영되며 안양지역에만 총 36곳을 직접 찾아가고 있다.
주요 이용자는 학생들과 주부이다. 특히 아이가 어려 도서관에 직접 찾아가기 어려운 주부들에게 이동도서관은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이다. 지난 수요일 11시, 안양시 동안구 초원한양아파트 이동도서관을 방문한 김정희(36 평안동) 씨는 “매주 집 앞까지 이동도서관이 오니 아이를 업고 빌릴 수 있어 너무 편리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방학을 맞아 도서관 버스 안에서 책을 고르던 이영지(9 평안동) 학생도 “동화책도 많고 새로 나온 만화책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아이 손을 잡고 온 주부들의 모습이 가장 많이 보이지만 성인들도 적지 않다. 새마을 이동도서관 담당자는 최근 성인 인기대여 도서로 조정래의 ‘정글만리’와 법륜스님의 ‘인생수업’을 꼽았다. 성인 여성의 경우 수필 대여가 많고 반면 성인 남성은 소설 대여가 많다.
안양시 새마을 이동도서관 담당자는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으로 “엄마 손을 잡고 그림책을 보던 아이가 어느새 자라서 혼자 책을 빌려 가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다”고 말했다.
안양시 새마을 이동도서관의 2013년 이용자 수는 8만 9천여 명. 대출권 수는 약 28만 삼천 권이었다. 안양시에 거주하는 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신분증 지참 후 신청서를 작성 제출하면 이동도서관 현장에서 회원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대출기간은 1주일이며 1인 5권까지 대출할 수 있다.
주윤미 리포터 sinn74@naver.com
스마트 작은도서관
도서관에도 스마트 바람이 분다!
도서관이 변화하고 있다. 책 한 권 빌리기 위해 지역에 있는 도서관으로 일일이 찾아가거나 다 읽은 책을 반납하기 위해 또 다시 도서관으로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안양역에 가면 도서관이 있다. 직원도 없고, 도서 대출과 반납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곳. 바로 스마트 작은도서관이다. 안양역사 내 2번 출구 앞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무인자동시스템이다. 특히 출, 퇴근길에 나서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유난히 호응도가 높다. 올해 1월1일부터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도서관은 신간도서는 물론 베스트셀러 등 약 500여권의 책이 비치되어 있고 오전4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한다. 안양시에 따르면 비치된 서적은 4개월마다 교체 및 확충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먼저 지역 소재 시립도서관에서 도서대출 회원카드를 발급 받아 이용하면 되는데 연중무휴로 1인 2권까지 7일 동안 대출이 가능하다. 도서대출과 반납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용방법은 다음과 같다. 손의 터치를 통해 메뉴를 클릭하고 대출을 할 경우 인증 절차를 거친다. 인증이 끝나면 자동으로 선택한 책을 찾아주고 책 입 출입구를 통해 책이 나온다. 대출할 때에는 도서회원카드로 인증하지만 반납할 때에는 도서회원카드가 아닌 책으로 인증하면 된다. 책 뒷면에 인증칩이 부착되어 있어 인증이 되는 시스템으로 스마트 작은도서관 기기는 도서대출, 반납은 물론 안양역 주변 검색, 실시간 정보, 도서정보, 사용방법 안내 등 보조기능도 가능하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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