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는 비단 환자만이 아니라 모든 외과의사의 열망이 담긴 주제다.
하지만 아프지 않고, 간단하고, 재발이 적은 수술과 치료를 위해 수 많은 방법이 연구되고 고안되었지만, 모든 환자를 만족시키는 유일한 술식은 없음이 현재까지의 외과 의료 행위의 현주소다.
"레이져로 수술하나요?"
"요즘은 레이져로도 수술한다고들 하던데..."
항문질환의 수술에 대한 설명을 하다보면 가끔씩 듣게 되는 말이다.
레이져란 "빛" 의 일종으로, 의학적으로 인체에 사용할 수 있는 파장으로 여러 임상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마디로 빛으로 자르고, 깍고, 태우고, 말리는 방법으로 원하는 결과를 구현해 내는 수술 방법중 하나로 그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항문 수술의 경우 초기 치질(치핵) 에는 혈관과 연부 조직에 열을 가하여 응고시키고 위축시키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진행된 치핵의 경우에는 레이져 자체만으로 수술을 완결할 수는 없다.
더욱이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는 진행된 치핵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레이져만으로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환자마다 주증상을 야기하는 주치핵과 아직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있는 부치핵이 공존하기에 주치핵의 근본적인 수술에 더하여 부치핵에 레이져 치료를 하는 방법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치핵부위에 염색약을 주사한 후 레이져를 조사하여 혈관내 헤모글로빈과 연부 조직에 레이저광을 흡수시켜 치핵을 위축시키는 방법이 한때 개원가에서 시도되었으나 이제는 거의 사용되어 지지 않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수술보다 우수한 임상 결과를 증명해 내지 못한 이유가 크다.
레이져가 만능은 아닌 것이다.
20년전 이탈리아의 의사가 개발한 원형자동문합기를 이용한 치핵수술 (일명 PPH) 이 있다.
가급적이면 치핵과 통증을 유발하는 항문관 외부를 손대지 않고, 내부에서 치핵을 끌어 올려서 증상을 개선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의 장점은 통증이 적고, 수술 후 상처가 양호하여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르다.
그동안은 비급여로 환자의 전적인 부담하에 소수의사들에 의해 선택되어 온 이 수술방식이 최근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되어,환자의 부담이 줄자 이 수술이 점차 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보험 제도의 변화에 따라 수술의 방식도 변할 수 있다는 하나의 예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수술 또한 모든 환자에게 획일 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방법만으로 한 환자의 증상을 개선시키는 데에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고, 다른 전통적인 절제술이 동반되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다른 질환도 그렇지만 특히나 치핵의 경우 객관적인 중등도의 차이와 주관적인 민감도의 차이가 워낙 커서 획일화된 한가지 방법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어렵다.
바둑을 두는 사람이 두번 같은 바둑을 둘 수 없는 것처럼, 골퍼가 같은 골프를 두번 할 수 없는 것처럼... 수술도 같은 수술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현재 환자의 가장 주요한 증상을 경감시키고, 합병증과 재발을 가능한 한 최소화 시키는 방법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재발이 두려워서 무리한 수술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자칫 과잉 진료, 과잉 수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적절하고 안정적인 결과를 위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그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연세베스트외과
서영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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