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역 마루공원 내 족구장에 모여 매주 주말과 공휴일을 이용해 족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부부, 동네주민, 직장동료까지 족구로 끈끈한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강남발칸족구단(단장 김종옥, 감독 이종한) 회원들을 만나봤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10여 년간 족구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
2005년 뜻 맞는 동네주민들이 모여 하나족구단을 발족한 이후 2009년 강남발칸족구단(http://cafe.daum.net/valcanjokgu)으로 새 출발했다. 족구가 좋아서 모였다는 회원들은 3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며 인테리어 전문가, 연구원, 자동차 영업사원, 떡집 대표, 경찰 등 직업군도 가지가지. 나이, 직업 모두 다르지만 족구라는 공통분모로 만난 인연을 10년 가까이 이어온 사람들이다.
김정배 초대단장은 “발칸(Vulcan)이란 로마 신화에 나오는 불의 신 ‘불카누스’의 약칭이며 그라운드에서 열정을 불태우자는 의미”라며 “한 번 사는 인생, 함께 족구를 하며 화끈하고 즐겁게 살아보자는 바람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창기 원년 멤버이자 족구 경력만 10년이 넘는다는 이경훈 고문과 전영규 고문은 창창한 30대 회원들과 대적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실력과 체력을 갖추고 있다. 박인천 전임단장은 회원들이 손꼽는 열혈 족구마니아이며, 안철규 2대 단장은 아내 엄선희 회원과 함께 매주 족구를 즐기는 실력파 부부 회원이다.
남편의 권유로 8년 전부터 족구를 시작했다는 엄선희 회원은 “족구를 시작하면서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건강해졌다”며 “다른 스포츠와 달리 몸싸움이 전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여자들에게 더 잘 맞는 운동”이라며 여성회원들의 이야기로 화두를 돌렸다.
사나이 울리는 실력파 여성회원 4인방
강남발칸족구단에는 실력이 출중한 여성회원 4인방이 있다. 공격수 엄선희 회원과 세터 박은숙 회원, 그리고 수비수를 맡고 있는 이복례 회원, 신윤숙 회원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그동안 여러 대회에서 입상하며 뛰어난 기량을 뽐냈지만 승패를 떠나 언제나 현장 분위기를 보다 즐겁고 활기차게 만들어주는 주역이기도 하다. 40대 중후반의 평범한 주부들이지만 족구를 할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 건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족구 여신들’이라고.
이복례 회원은 “저 역시 남편 최현득 회원과 함께 족구를 하고 있고 박은숙 회원도 김종희 코치와 부부”라며 “부부가 같이 취미생활을 공유하다보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부부애가 돈독해진다”고 자랑했다.
본격적인 경기에 앞서 부부가 함께 스트레칭을 하기도 하고 제기차기를 하듯 서로 공을 주고받으며 가볍게 몸을 푸는 모습만으로도 남다른 부부애가 느껴졌다. “축구나 농구와 달리 남녀가 함께 즐겁게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축복받은 운동이 바로 족구”라는 김종옥 단장과 박정남 부단장의 말에 동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승부욕? 그저 즐겁게 운동하면 그뿐
강남발칸족구단은 제8회 서초구 연합회장기 국민생활체육 족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승부에 연연하기보다는 그저 회원들끼리 즐겁게 운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족구 경력 20년의 공수부대 출신 이종한 감독과 태권도 5단의 김두식 회원 등 일명 ''족구의 신’들이 포진해 있지만 실력보다는 즐거운 어울림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강도성 총무는 “강남발칸족구단은 놀이 중심의 모임을 지향한다”며 “탄천물재생센터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4인방 이종한 감독, 박승환 회원, 박정남 회원, 소미람 회원은 직장동료이자 함께 족구를 즐기는 형, 동생 사이”라고 덧붙였다.
이기고 지는데 연연하기보다는 ‘즐거운 놀이’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강남발칸족구단 회원들. 앞으로 강남구 곳곳에 족구장이 늘어나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족구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들의 소박한 바람이 꼭 이뤄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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