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서양학과 합격한 원주여고 3학년 이송아 양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즐겁게 그렸어요.”

한예종과 이화여대도 복수합격

지역내일 2013-12-27 (수정 2013-12-27 오후 3:17:03)




 이송아 양의 작품 ‘최초의 절망’은 초등학교 때 언니가 사준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린 순간 경험했던 기억과 느낌을 살린 그림이다.



 아파트 단지에서 비 내리기 전의 하늘을 올려다보고 그린 ‘위협’.




좋아하는 일을 찾아 꿈을 이룬다는 것. 진로 결정에 항상 따라다니는 말이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꿈은커녕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조차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거니와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원주여고 3학년 이송아 양은 남보다 늦게 미술을 시작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시작해 자신만의 색을 찾아 꿈에 한발 다가섰다. 2014학년도 서울대 서양학과에 합격하고 한예종과 이화여대도 복수 합격해 그동안 꾸었던 꿈을 이뤘다.




●미술로 진로를 결정하기까지

이송아 양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고1까지만 해도 좋아했을 뿐이지 전공까지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림은 ‘돈 벌기 힘들다’는 어른들의 고정관념도 한몫했다. 

이런 생각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바뀌게 되었다. 고1 2학기에 들어서고 이양의 작품을 전시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 양은 이때 관람객들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것이 매우 흥미롭고 기분이 좋았다고 회고했다. 미술에 대해 크게 매력을 느낀 이 양은 친구가 소개한 미술학원에서 상담을 받기에 이르렀다. 서양화과를 전공한다 해서 순수미술만을 하는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 직업이 있으며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양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게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다.




●나만의 색깔 찾아 목표대학 높여 

이 양은 다니던 톨마미술학원 김양훈 원장의 권유로 처음부터 서울대를 목표로 정했다. “어떤 작가가 될 것인지는 자신의 역량에 따른 것이지만 그 역량을 얼마나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지는 대학에서 차이가 나고 기회도 더 많이 열려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림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시험 보기 전날에도 실력과 결과를 배로 늘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목표 대학을 최대한 높였습니다.”

다른 학생과 마찬가지로 영어나 수학 등 과외를 받기도 했지만, 미술을 시작하고부터는 시간과 경제적인 이유로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다. 내신을 위해 부족한 과목들은 인터넷 강의를 통해 채웠다. 그동안 나왔던 대학 문제들을 한 번씩 풀어보고 어떤 유형의 문제들이 있었는지를 생각하고 익혔다. 그리고 그 유형에 속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문제도 만들어 풀어봤다.

진로를 반대하는 줄만 알았던 부모님도 미대입시에 대한 관련 서적을 건네주며 응원하기 시작했다.




●실력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즐겁게’

이 양은 “저의 색깔은 가벼움이에요”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심각하지 않은 편안한 그림이라고 덧붙였다. “주제를 고민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을 생각해내는 경우가 많다”며 “입시미술을 한다고 해서 심각하다거나 긴장하지 않고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는 거니까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립니다”라고 자신의 스타일과 ‘색깔’을 설명했다.

그 결과 포트폴리오도 개성이 드러나게 나왔고 실기시험장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문제를 즐기면서 그릴 수 있어 이 양의 실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었다.

이 양은 “문제가 시킨 대로만 그리면 어려운 것은 없지만 그림을 그릴 때 누구나 그릴 수 있는 그림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 그림은 누구나 그리고 있고 합격할 확률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양은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후배들에게 전했다. “미술을 늦게 시작한데다 성적도 월등히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항상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것이라 믿으며 성실하게 준비했을 뿐인데 거짓말처럼 합격했다”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임유리 리포터 vivian8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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