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내손동에 사는 박범서(4세, 2010년생)군은 동네에서 ‘농구신동’으로 불린다. 한국나이로 올해 네 살이지만 박 군의 농구실력은 제 나이를 훨씬 웃돈다.
농구 선수들처럼 손목의 스냅을 활용해 슛을 하고, 드리블도 수준급. 제 손에는 다 쥐어지지도 않는 농구공을 갖고 드리블 하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
작은 골대지만 거리가 먼 장거리 슛도 정확하게 성공시키고, 드리블을 하며 달려와 슛을 쏘는 레이업 슛도 해낸다. 아직은 점프가 약해 어설픈 감이 있지만 덩크슛도 곧잘 성공시킨다.
어린 박 군은 언제부터 농구에 재능을 보이게 됐을까?
박 군의 엄마 한지연(38)씨는 “두 살 때부터 농구를 좋아하는 아빠와 함께 농구장에 다녔어요. 세 살이던 작년에 우연히 선물 받은 농구공을 곧잘 갖고 놀기 시작하더니 농구장에서 본 선수들의 폼을 흉내 내며 드리블을 하고 골을 넣더라고요. 제법 폼이 그럴 듯해 저희 부부도 깜짝 놀랐어요”라고 말했다.
박 군은 다른 또래 아이들과 달리 일상이 농구와 연관돼 있다. 어린이집에 가서도 농구 흉내를 내며 농구공을 가지고 놀고, 집에 돌아와서도 거실에 마련된 농구골대 앞을 떠나지 않고 줄곧 드리블과 슛 연습이다. 때문에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도 다름 아닌 농구공. 십 여 개의 농구공이 늘 박 군 곁에 머물고 있다. 이 또래 아이들이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뽀로로나 또봇, 로보카 폴리 같은 캐릭터 장난감들도 농구공과는 절대 바꾸지 않는다.
안양 KGC 농구단의 경기는 빠짐없이 보는 열혈 팬!
요즘 같은 농구 시즌은 박 군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 날이 저물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슬슬 엄마를 조르기 시작한다. 7시에 시작하는 농구경기를 보기 위해서다. 박 군의 응원팀은 지역 연고인 ''안양 KGC''. 빠짐없이 경기를 챙겨보는 열성 팬이다.
엄마 한 씨는 “거의 매일 농구경기를 봐요. 경기 시작 1초도 놓치기 싫어 한 시간 전부터 조르기 일쑤라 저도 신경 써서 중계방송을 챙기는 편이예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농구 경기가 시작되면, 그때부터 박 군은 농구선수가 된다. 선수들이 뛰면 같이 뛰고, 슛을 하면 같이 골을 넣는다. 선수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부르며 응원하기도 하고, 선수들의 버릇이나 골 세레머니도 똑같이 따라 한다. 또 작전 시간이 되면 거실에 마련된 간이의자에 앉아 선수들처럼 잠시 쉰다.
“농구경기를 보면서 선수들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해요. 슛 동작이나 드리블 같은 것도 특별히 가르친 적이 없이 선수들 동작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거예요. 농구경기가 아이의 농구지도자인 셈이죠.”
얼마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하루는 범서가 경기를 보다가 사인펜으로 양팔에 잔뜩 낙서를 한 거예요. 알고 보니, KGC의 외국인 선수가 팔에 문신 새긴 것을 보고 그것을 따라 자기 팔에도 낙서를 한 거였어요. 농구에 대한 아이의 관심과 애정에 감탄했어요.”
박 군의 가족은 안양 KGC의 경기가 있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안양종합운동장을 찾아 함께 농구경기를 즐긴다. 열혈 팬인 범서 덕분에 경기장을 자주 찾다 보니, 이벤트에도 당첨돼 안양 KGC에서 선물한 텐트도 받았다고.
농구선수의 꿈을 향해 ‘슛’!
농구를 사랑하는 박 군의 꿈은 당연히 농구선수. 하지만, 어린 나이 때문에 아직은 체계적인 지도를 받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주변에서 농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이 아이를 가르쳐보고 싶다고도 했고,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에서 농구를 배워보라는 조언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주변 지역의 농구교실 몇 군데에 찾아가 문의를 드렸는데, 범서가 아직은 많이 어려서 지도하기 어렵다는 답을 들었어요. 다섯 살이 되면 찾아오라 하기도 하고, 일곱 살은 돼야 지도할 수 있다고도 하고요. 때문에 전문가에 의한 체계적인 가르침은 아직 시작하지 못했어요”
안양 KGC선수들을 직접 만나 농구하는 것이 소원이라는 범서가 전문가에 의한 체계적인 지도를 통해, ‘신동’에서만 끝나지 말고 실력 있는 선수로 성장해 국내 무대에서 이름을 떨칠 날을 기대해 본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