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5년 전 서적 판매업체로부터 서적을 구입하면서 대금 30만원을 그 해 12. 31.까지 갚기로 하였으나, 일부만 변제한 후 완납하지 못하고 있던 중 최근 그 회사로부터 잔금 10만원을 변제하라는 내용증명우편을 받았는데 이러한 경우 그 회사의 청구에 응해야 하는지와 만일 불응한다면 어떠한 민사·형사책임을 져야 할까?
내용증명우편제도는 우편법에 의한 것으로서 누가, 언제, 어떤 내용의 문서를 누구에게 발송한 것인지를 우체국이 공적으로 증명하는 제도이다. 이는 채무이행청구, 계약해제, 채권양도통지, 채권질권설정통지 등 일정한 법률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의사표시 또는 의사통지를 포함한 우편물의 내용과 발송일자를 증거로 남겨 두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많이 이용되며, 같은 내용의 문서 3통을 작성하여 우체국에서 내용증명우편절차를 거치면 된다.
하지만 내용증명우편은 우편관서에서 우편발송 당시 기재한 내용과 발송일자 그 자체만을 증명해줄 뿐이고 우편물의 내용과 그 도달에 따른 법률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내용증명우편의 발송사실만으로 우편물에 기재된 대로의 법률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정되는 것도 아니고 우편물에 포함된 의사표시에 따른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며 내용증명우편 기재대로 이행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것도 아니다. A씨의 경우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뿐이고 형사상의 사기죄와 같은 범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사기죄란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하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 재산상의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계약 당시부터 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매매계약 등을 한 경우에 성립되므로, 위 사안과 같이 계약 후 매수인의 금전사정이 어려워져 대금 중 일부를 미납한 경우에는 사기죄의 고의성이 인정되기 어렵다. (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도2630)
또한 위와 같은 서적구입대금채무는 민법상 3년의 단기소멸시효규정이 적용되어 A씨의 회사에 대한 서적잔금채무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할 것이므로 A씨는 소멸시효를 주장하여 회사의 잔금청구권이 소멸되었음을 항변할 수 있으며 형사책임은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내용증명우편은 법적인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일반적인 우편에 불과하지만 다만 그 송달이 우체국이라는 관공서에 의해 확인될 수 있는 특별한 형태의 우편물인 것이다.
참고로 반송되지 아니한 내용증명 우편물의 송달추정 여부에 관하여 판례는 ‘계약해제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내용증명 우편물이 발송되고 반송되지 아니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무렵에 송달되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1980. 1. 15. 선고 79다1498 판결)라고 판시한 바 있다.
법률사무소 유안
유달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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