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11월까지 대출사기 1만6천여 건 발생, 피해자는 대부분 40~50대
오전 10시~오후 3시까지 가장 많이 발생, 대출 관련해 금품 요구 땐 모두 사기
“OO은행 대출영업팀입니다. 귀하는 저금리 대출이 가능합니다”와 같은 문자를 받다본 사람들이 많다. 또 “신용등급 전산조작을 통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시켜 주겠다”거나 “500만원을 예치하면 2,000만원을 대출해 주겠다”, “선이자 등을 입금하면 대출을 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아본 사람들도 많다. 모두 대출사기 전화다.
올 11월까지 경찰에 접수된 대출사기 피해사건이 총 16,022건에 피해액 81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평균 1,456건이며 건당 약 509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경찰청이 대출사기 피해사건(금년 8~11월)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는 주로 40~50대이고, 남성들이 여성보다 더 많았다. 연령대는 40대가 35%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50대 26%, 30대 24%, 20대 6%, 60대 6%, 70대 1%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성별은 남자가 62%로서 여자보다 더 많았다.
40~50대 중장년층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연령대로 볼 때 이 시기는 자녀학비?가족부양 등의 자금이 많이 필요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대출사기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이 더 많은 것은 한국사회에서 아직까지도 가족부양 등을 책임지는 사람이 주로 남성이기 때문에 더 많은 대출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출사기는 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발생했는데 오전 10시대가 23%로 가장 많고, 오전 11시대 15%, 오전 12시대 11%, 오후 2시대 11%, 오후 1시대 10%, 오후 3시대 10% 순으로 확인됐다.
전체 피해발생 중 오전 시간대인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발생한 피해사건이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대출사기범들이 금융기관을 주로 사칭해 범행을 하므로 금융기관 영업시간대에 피해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청은 이 시간대에 대출을 미끼로 전화가 오거나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오는 경우에는 대출사기를 의심할 필요가 있으므로 특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대출사기 피해유형별로 보면 대출을 이유로 보증보험료 등을 요구해 금품을 편취하는 유형이 37%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저금리 대출 주선 목적으로 예치금 등을 편취하는 유형이 15%, 법적 절차 진행을 이유로 공증료 등을 편취하는 유형이 13%, 신용정보 조회기록 삭제를 위한 전산작업비용 명목으로 편취하는 유형이 10%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출사기 피해자들이 주로 제 1?2 금융권 등으로부터 대출 받기가 어려운 사람들이고, 자신의 신용을 보증보험 등을 통해 높일 필요가 있으므로 대출사기 피의자들의 보증보험료 요구에 쉽게 속는 것으로 보인다.
피해신고 접수기준 대출사기에 사용된 대포통장을 금융기관별로 분석해보면 농협에서 개설된 계좌가 44%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우체국 21%, 새마을금고 7%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포통장 알선책과 대출사기범들이 비교적 쉽게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지점이 많은 금융기관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서민 등 상대적으로 대출사기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금융기관이 농협 등이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은 금년 1~11월간 대출사기범 총 5,425건, 9,169명(구속 385)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주요 검거사례를 살펴보면 ▲대출사기범이 금융기관을 사칭하면서 피해자에게 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보증보험료 등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 ▲신용등급 조정이나 신용정보 조회기록 삭제에 필요하다며 전산작업 비용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한 경우가 많았다. 또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저금리 대출을 주선해 주겠다며 예치금 등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향후 채무불이행시 대출업체가 법적절차 진행이 필요하다며 대출금 공증료 등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정상적으로는 대출이 어려우므로 이자를 미리 내야한다며 금전을 요구한 경우도 있었고 ▲소액대출을 미끼로 휴대폰 개통 후 이를 편취하는 사례 ▲대출사기 조직에게 대포통장?대포폰이나 개인정보를 판매하는 사례 등이 있었다.
경철청은 “휴대폰 문자메시지 또는 전화를 통한 대출광고는 대출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일단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또 “대출을 해주기 이전에 수수료 등 어떠한 명목으로든 돈을 요구하거나 신분증 등 개인정보, 휴대폰?통장 등을 요구하는 경우는 모두 대출사기이므로 절대 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혹시라도 대출사기 피해를 입은 경우, 즉시 경찰 112전화 또는 은행 콜센터로 연락하여 범죄계좌에 대한 지급정지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경래 리포터 oksigol@oksig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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