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2013년, 다가오는 갑오년

“해넘이·해맞이 여행, 어디가 좋을까”

지역내일 2013-12-19 (수정 2013-12-19 오후 3:13:33)

다사다난했던 2013년 한해도 어느덧 끝자락이다. 굳이 매일 뜨고 지는 해를 보러 먼 곳까지 힘들여 여행을 떠나야 하는 것일까 싶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 해의 마지막 해가 지고, 새해의 첫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보기 위해 먼 곳을 마다하지 않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올 한 해 무사히 보냄을 감사하고 다가올 새해를 힘차게 시작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뜻 깊은 여행을 위한 전국 해넘이 해돋이 명소를 소개한다.

정동진




◆ 안양에서 가까운 ‘해넘이 명소’
2013년의 마지막 해는 인천에서 오후 5시24분, 충남 태안에서는 오후 5시28분에 볼 수 있다. 수평선에서 뜨고 지는 해는 섬이나 장송 등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감동적이다.




인천 강화도 화도면 장화리= 서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인천 강화도의 장화리는 수도권 제1의 해넘이 명소다. 홍시처럼 붉은 태양이 강화도의 드넓은 갯벌과 어우러지는 해넘이를 볼 수 있다. 썰물 때면 바다 쪽으로 4km 정도 물이 빠지면서 약 5만9500㎡(1만8000여 평)의 벌이 드러난다. 일몰이 시작되고 나면 바다는 물론 벌까지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장관이다. 갯벌 너머에 작은 솔섬이 하나 있어 솔섬 뒤로 떨어지는 일몰이 아름답다. 정확한 낙조 포인트는 장화리 해수욕장에서 강화청소년수양관으로 가다가 청소년수양관 못미처에 있는 시멘트길로 내려가야 한다. 이 길을 내려가면 바닷가 제방이 있는데 이곳이 솔섬 뒤로 떨어지는 멋진 낙조를 볼 수 있는 자리다. 장화리는 강화도에 볼거리가 많고 안양에서도 가까워 일몰을 생각하고 하루 나들이를 떠나기에 좋은 곳이다.




경기 시흥 오이도= 지하철을 타고 가서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지하철 4호선 종점 오이도역에서 버스 또는 택시로 이동하면 된다. 오이도 일몰 포인트는 붉은 등대 옆 선착장 부근이다. 이곳에는 작은 어선들도 많고 시야도 잘 트여 있어 일몰을 감상하기에 좋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면 오이도 북쪽에 있는 옥구공원에 들러 가볍게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지금은 매립된 옥구도는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조개구이집이 많아 일몰을 감상한 뒤 맛있는 조개구이를 먹고 올 수 있다.




안산 탄도항 & 화성 제부도= 탄도항 해넘이 풍경은 썰물과 어우러질 때 더욱 아름답다. 포구와 누에섬을 연결하는 노둣길에 세워진 풍력발전기와 붉은 노을이 어우러져 이국적 풍경을 그린다. 물때를 잘 맞춰 물이 빠지는 시각이면 홍해가 갈라지듯 바닷길이 생긴다. 화성의 제부도 역시 물때를 잘 맞추면 아름다운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다. 썰물 때면 바닷물이 4~5cm 정도 낮아져 2.3km의 시멘트 포장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닷길 열리는 시간은 제부도종합정보(www. westzone.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양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로 하루에 두 번 바다가 열린다. 갯벌 사이로 드러난 도로를 달리다보면 동화의 섬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멀을거리도 풍부해 가족 나들이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 해맞이 축제·관광으로 유명한 ‘해맞이 명소’
해맞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확한 일출, 일몰 시간을 알아둬야 한다. 한국천문연구원(www.kasi.re.kr, 042-865-3332)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지역별, 날짜별 검색이 가능하다. 2014년 새해 첫날 일출은 울산 간절곶 기준 오전 7시32분이다.




강원도 강릉 정동진= 정동진은 강원도 강릉시에 있는 조그마한 바닷가에 불과하지만 매년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표 일출 명소다. 특히 전국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을 배경으로 철로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가운데 맞이하는 일출은 숨 막히게 아름답다. 95년 방영돼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사람보다 역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이 훨씬 많다. 플랫폼과 붙어있는 백사장으로 내려가 산책하며 동해의 푸른바다와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포항 호미곶= 육당 최남선이 조선에서 가장 일출이 아름답다고 꼽은 곳이다. 한반도 전체를 호랑이가 앞발을 들고 포효하는 모양으로 묘사했을 때 포항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부위다. 울산 간절곶보다 일출이 약 1분 늦다. 호미곶이 일출 명소로 떠오르게 된 것은 2000년에 세워진 ‘상생의 손’ 때문이다.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거대한 손은 무언가를 움켜쥐는 듯한 형상이다. 바다에서 솟은 해는 점점 위로 올라가면서 이 손아귀에 몸을 담갔다가 떠오른다. 모든 자연의 섭리를 관장하는 태양을 한 손에 쥔다는 것은 강렬한 이미지인 동시에 그 자체로 희망의 메시지다. 오는 31일부터 1일까지 제16회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축전이 열린다.




울산 간절곶=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곳은 새해 첫날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맞이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일출도 일출이지만 새해 소망을 적은 엽서를 배달해주는 우체통이 있어 의미가 있다. 5m 높이의 대형 ‘간절곶 소망 우체통’에 있는 엽서에 올해 소망을 적은 엽서를 넣으면 원하는 주소로 배달을 해준다. 간절곶 우체통 너머 언덕에는 등대가 하나 있다. 1920년 일제가 세운 것으로 태평양전쟁 때 미군의 폭격을 맞아 무너진 것을 수차례 보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다. 간절곶 등대는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개방한다. 사방이 탁 트인 등대 언덕에서 맞이하는 일출이 좋다. 한반도 동쪽 끝인 호미곶보다 서쪽에 자리하지만 위도가 낮아 겨울에는 호미곶보다 1분 빨리 해가 뜬다.




제주 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은 예부터 제주를 대표하는 명승지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이 성산일출봉을 좋아하는데 일출봉에 영험한 기운이 흐른다는 이유에서다. 화산폭발로 생겨난 이후부터 줄곧 제주의 수호신처럼 동쪽바다를 지키고 있는 성산일출봉에서 맞이하는 새해는 더욱 각별하다. 일출봉은 커다란 접시모양의 평평한 화구가 섬 전체에 걸쳐 있어 다른 화산구와는 구별되는 매우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일출봉을 중심으로 성산포 해안 일대는 푸른빛깔의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져 있다. 해 뜨는 시간에 맞춰 일출봉 정상에 도착하려면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성산일출봉 입구서부터 정상까지 30분 정도가 걸린다. 제주도 성산일출봉에서는 오는 30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제21회 성산일출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에는 새벽녘 황금빛으로 물드는 성산 앞바다의 장관을 보러 5만 여명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il.net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정동진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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