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꿈을 향해 사는 주부화가… ‘예여울회’ 미술 동호회 활동하며 4회 개인전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순간순간 주어진 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결혼하고 가정을 챙기느라 자신을 돌아볼 틈 없이 살다가 뒤늦게 어릴 적 꿈꾸던 일에 도전하면서 삶을 맘껏 그릴 수 있어 행복한 주부화가 김정희 씨. 매일 그림 그리며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향해 살아가는 그녀를 만났다.
마흔에 새로 시작한 그림 인생
“그림을 그리는 순간에는 내 몸에서 도파민이 나옵니다. 한참동안 붓질을 하고 있으면 내 얼굴 표정이 화사하게 변해요. 나의 모든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나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 버리고 온몸에 에너지가 다 빠지지만 그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김정희 화가는 미술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관심은 많았지만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마흔이 다 되어서였다. 그러나 그녀의 그림에는 프로다운 자기만의 색채 이미지를 갖고 있다. 대단한 화가도 아니고 열심히 배우는 단계라며 겸손해하지만 그녀는 이미 대한민국미술대상전 특선,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특선 2회, 스웨덴 아트 컬렉션 장려상, 세계평화미술대전 입선 등 화려한 수상경력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녀가 처음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초등학교 때였다. 친구들과 함께 명화를 자주 감상하였는데 그림 속 아름다운 색채를 마주하면 기분이 좋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그림을 그리면 가난하게 산다는 편견으로 화가의 길을 극구 만류했고 어릴 적 꿈은 접어야 했다.
“삼십대까지 한 가정의 아내로, 직장인으로 내게 주어진 삶만 충실히 살다가 어느덧 나이 마흔이 되니 나는 누구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까 고민이 되었어요. 그동안 나만의 시간을 낼 수 없어 마음속으로만 간직해왔던 그림에 대한 열망이 생각나더군요.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어요”
그녀는 미술 동호회 ‘예여울회’에서 그림을 배우고 회원들과 친목을 다지며 새로운 인생을 맞이했다. 연필 잡는 법부터 데생과 그림기법까지 그림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부터 그녀에게 그림은 인생의 전부였고 그림 속에 푹 파묻혀 살았다. 그림 그리며 도화지 앞에 앉아 있으면 잡생각이 없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녀는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젊은 화가 못지않게 열정적이다.
집안일과 직장일로 바빠서 그림 그릴 시간이 부족해 많이 힘들지만 일주일에 3일은 꼭 시간을 내어 붓을 잡는다. 아직은 서툴고 많이 부족하지만 원하는 그림을 그릴 때 까지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그녀는 바쁜 시간을 내어 틈틈이 그린 그림들이 어느새 늘어났고, 4번의 개인전을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세상에 선보였다.
자연을 담은 그림으로 각박한 세상 위로 되고 싶어
“군포 주변에는 갈 곳이 많아요. 시간이 날 때 마다 대야미 저수지도 가고 수리산에도 자주 갑니다. 또 주말이 되면 대부도 해솔길, 괴산 화양계곡, 강화도 등으로 여행 다니면서 풍경 사진들을 찍어 캔버스에 옮기려고 노력해요. 자연의 아름다운 빛깔을 찾아 보여주는 것이 예술가의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녀는 자연을 가까운 곳에서 접하며 그림 그리는 것이 편하다. 야생화, 들풀, 바위, 계곡 등 주변에서 직접 보고 느낀 이미지를 형상화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캔버스에 담아낸다. 그래서 시간이 될 때마다 자연과 호흡하며 영감을 얻으려고 한다. 물론 자연만을 한정적으로 그림 그리려는 것은 아니다.
“내게 있어서 그림이란 내 영혼을 몰두하고 감성을 자유롭게 하며 내면을 표출하는 장이에요.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많아져서 자유롭게 여러 장르의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그녀는 또한 자신의 그림이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매년 군포소방서에서 예여울회 전시회가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소방서 대원들이 전시된 그림을 보면 기분이 좋다고 말을 해줘요.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대원들에게 내 그림이 작은 위로가 될 때 보람을 느껴요”
앞으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그림을 공유하고 공감하기 위해 각종 전시회에 출품하고 싶다는 그녀는 지역사회든 세계무대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윤지해 리포터 haeihae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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