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가끔씩 안타까울 때가 있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들 같은 방식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지만, 다만 더 똑똑한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소위 ‘똑똑한 아이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중등교육과정에서 학생들에게 대단한 것을 배우거나, 새로운 학설을 발견하기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3년이라는 시간동안 학생들이 충분히 학습할 수 있는 개념들을 가르칠 뿐이다.
중학교에 입학해서 이제 막 입시중심의 교육을 받게 된 학생들은 ‘학습’ 자체에 익숙하지 않다. 무언가를 배우고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 자체에 무지하다. 영어의 경우 배우는 내용 자체가 어렵거나 생소하지는 않다. 다만 제대로 된 방식으로 공부하는 법을 배우고,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모른 채 쉽게만 공부하려고 한다. 단순히 단어만 암기하고, 해석을 짐작하고, 문법은 이것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모른 채 정답 맞추기에만 초점을 두고 공부한다. 이와 같은 공부 방식으로는 정확한 해석이 불가능하게 된다. 당장 중학교 성적을 잘 나오게 할 수는 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영어를 더 힘들게 느끼도록 만들 뿐인 것이다.
중등 영어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힘들어도 제대로 학습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학생에게 시간을 주고, 배우는 과정 자체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개념을 반복적으로 배우고 영어를 대할 때 그 법칙에 맞춰서 보도록 훈련해야 한다. 단어를 조금 덜 외워도, 문법문제를 더 틀려도, 아이가 영어문장구조 자체에 익숙해지고 그 의미관계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서 해석하도록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이가 처음 젓가락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처음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힘들고 불편하지만 사용하는 법을 배우고 나면 자연스러워지고 편해지는 것과 같다. 이 과정은 쉽지도 않고, 익숙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가 단순히 대학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위한 필수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가 성적보다는 학습에 초점을 맞춰 공부할 수 있도록 시간과 여유를 줘야한다. 아이의 중학교 영어점수에 관심을 버리고, 학습하는 과정에 관심을 가진다면, 영어는 아이가 공부할 때 비빌 수 있는 언덕이 되어있을 것이다.
고재희 원장
알바트로스영어학원 중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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