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00세 시대’, ‘고령화 사회’, ‘노후 준비’. 이제 이런 말들은 낯선 말이 아니다.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노년의 시기를 슬기롭게 준비하고 대처하는 것은 이젠 해도 되고 마는 문제가 아닌 ‘꼭’ 해야만 하는 일이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신경 써 대비해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일’. 은퇴 후 평균 3~40년을 더 살아야하는 현실에서 이 시기 해야 할 일이 없다면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자신의 인생 후반전을 위해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며,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평생직장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과천시니어협동조합’이 발족해 화제다.
시니어 평생직장, 우리 손으로 만들어 보자!
과천시니어협동조합이 만들어 지게 된 계기는 과천시가 평생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과천시니어아카데미의 수료생들이 의기투합하면서다. 20명의 수료생들과 이들을 지도한 박수천 교수가 시니어들이 앞으로의 인생을 함께 살아나가며 이웃과 공동체,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로 평생직장을 삼아보자는 데 뜻을 모아 탄생시켰다.
조합구성원들은 대부분 현직이나 전 직장에서 전문 기술을 가졌던 사람들. 금융기관, 공공기관, 종교기관, 기업체, 교육기관, 해외경험자, 민간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고급 인력들이다.
조합원들은 아이 돌봄이나 말벗, 집안 정리나 경조사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 야간 보디가드, 등하굣길 자녀 돌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주고 일정 수익을 얻고자 한다. 또한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인데, 청소년 진로 코칭이나 부부 코칭, 결혼상담과 자녀양육에 관한 조언과 상담, 노후자산관리, 커리어개발컨설팅, 건강취미생활, SNS 활용 등 이들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것들이다. 특히 엄마들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코칭도 계획해 눈길을 끈다.
시니어협동조합의 설립자인 박수천 교수는 “사회적 경력과 경륜을 가진 시니어들이 지역 사회에 기여하자는 생각으로 지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시니어가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어 하고, 또 보람 있는 일들을 찾아 품앗이 개념으로 일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쪽으로 발전시켜 평생직장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천시니어협동조합은 따로 사무실을 두고 있지 않다. 마을 학교의 개념으로 지역의 한 카페에 정기적으로 모여 필요한 활동을 펼친다. 박 교수는 “사무실 등을 운영하면 비용이 들게 된다. 그 비용을 아껴 조합 활동이나 기타 조합원들의 수익에 보탬이 되는 것에 사용하자는 판단에 사무실은 따로 만들지 않았다. 딱히 사무실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라고 했다.
정기적으로 모인 이들은 필요한 지식을 나누고 스터디를 주로 한다. 강사도 박 교수나 조합원 중 관련분야 전문가가 나서서 한다. 또한 품앗이 개념으로 서로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고받으며, 공동구매나 토론, 토의 등도 진행한다.
향후에는 사회적 사업의 일환으로 과천 지역에서 텃밭을 운영해 가꾸며 이곳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저소득층이나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나누어주는 활동도 펼칠 계획이라고.
시니어협동조합은 조합의 활동 방향과 이에 공감하는 과천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과천시민이 아니더라도 관심과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은 조합에 문의해 보면 된다.
미니 인터뷰 / 과천시니어협동조합 설립자 박수천 숭실대 교수
Q. 시니어협동조합의 비전은 무엇인가?
우리는 시니어들의 이웃공동체이며 시니어들의 행복한 삶을 지향한다. 퇴직 후, 몇 십 년씩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평생직장을 가진 행복한 노년을 보내자는 목표를 추구한다.
Q. 시니어협동조합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이 있는가?
협동조합은 일이년 하고 말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운영해 지역에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원들 상호간의 신뢰와 이들을 끈끈하게 연결시킬 응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조합을 만들기 전 오랜 시간 동안 연구와 공부를 통해 나름의 노하우를 구축했다. 우리가 자주 모여 스터디를 하는 것도 이런 응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마을 공동체 사업은 여러 곳에서 진행하지만 시니어가 하는 공동체 사업은 우리가 거의 유일하다. 과천에서 시작한 이 조합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안양, 군포, 의왕 등 주변 지역으로 시니어협동조합을 확장해 가고 싶다. 이를 통해 우리 지역의 시니어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고 보람 있는 노년을 살아나가는 데 일조하고 싶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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