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가 토지·건물 일부를 기부채납 받는 조건으로 상동 길병원 부지의 용도를 변경해주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부천시에 따르면 ‘가천대 길병원’은 최근 원미구 상동 588-4 일대 2만3400㎡에 10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신축 계획서(총 사업비 5000억원)를 제출했다. 길병원은 이를 위해 해당부지의 용도를 자연녹지(용적률 80%)에서 주거지(용적률 230~250%)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했다. 시는 용도변경으로 발생하는 이익의 상당부분을 회수하는 조건으로 길병원측 제안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최근 지자체에서 방치해온 대규모 부지에 대해 개발을 촉진하도록 공공기여에 의한 기부채납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정부지침 등에 근거해 사업자와 협상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기반시설 기부채납 운영기준’을 마련해 전국 지자체에 배포했다. 지자체들이 개발행위허가 시 민원해소 등을 이유로 개발사업자에게 기반시설의 기부채납을 요구하고 있으나 명확한 기준이 없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제도 운영지침’에 국토부의 기부채납 운영기준을 반영해 길병원 부지를 비롯한 기반시설부지의 용도변경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길병원 부지 외에 스포츠복합건물인 웅진플레이도시는 허용용도를 완화해 유스호스텔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하고, 유원지인 부천영상문화단지도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용도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2030 부천도시기본계획 변경안’에 반영해 경기도의 승인을 받아 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특정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길병원은 지난 2000년 상동신도시 조성 당시 한국토지공사로부터 3.3㎡당 80만원인 63억원에 이 땅을 매입했다. 그러나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3.3㎡당 300만~400만원가량의 이득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길병원은 지난 2002년 병원 신축계획서를 제출하고 용적률 상향을 요구하다 시가 거부하자 사업성이 없다며 포기한 바 있다. 부천지역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현재의 병상수요 등을 고려할 때 특혜를 줘서라도 메머드급 병원을 유치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개발이익을 환수해도 용도변경 자체가 길병원측에 엄청난 특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도시지역의 나대지 등을 가능한 한 민원인 입장에서 해결하라는 게 박근혜정부의 정책”이라며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협상단을 구성해 투명한 협상과정을 거쳐 용도변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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