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는 타이어의 공기를 가득 채우지 않는다. 운전을 하는 사람이면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 하지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난 27일 금요일 오후 2시, 관양고등학교 화학실에서는 기체의 온도와 부피의 관계를 이해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하얀 가운을 차려입은 학생들이 모둠별로 앉아 풍선을 불기도 하고 컵에 뜨거운 물을 담기도 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지도 교사의 모습도 보이고 질서있게 실험에 집중하는 모습이 얼핏 과학 수업 시간 같지만 이들은 관양고등학교의 화학동아리 ‘싸이랩’ 학생들이다.
동아리 회원 모집부터 실험주제까지 학생들 스스로 결정
관양고등학교 화학동아리 싸이랩은 2008년 만들어져 현재 회원 25명이 활동 중이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한 달에 한 번, 매 월 마지막주 금요일 오후에 모여 실험도 하고 과학 전시 관람 등 외부 활동도 하면서 과학자의 꿈을 키우고 있다.
실험의 주제는 학생들이 직접 선정한다. 과학교재를 참고하기도 하고 인터넷을 활용하기도 하는 등 학생들이 그동안 하고 싶었던 실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 중 비용과 시간이 가능한 실험을 선별해 진행한다.
“그동안 많은 실험을 했어요. 알콜 권총도 만들어 보고 야광봉 만들기도 해 봤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쥐 해부 실험입니다. 쥐의 장기가 사람의 장기와 정말 비슷했어요. 왜 쥐를 이용해 많은 실험들이 진행되는지 알겠더라고요.”
1학년 때부터 싸이랩 활동을 해 왔다는 이재웅(고2) 학생은 “싸이랩의 과학실험은 막연히 알던 과학 원리를 실험을 통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며 “앞으로 분자생물학을 전공해 인간생활에 도움이 되는 많은 연구를 성공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부기장을 맡고 있는 이지은(고2) 학생 역시 “해부 실험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소의 눈을 해부하는 실험에서 수정체로 글씨를 보니 글씨가 크게 보여 눈의 구조와 원리를 흥미롭게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과학은 이론만 공부하면 재미없고 이해가 되지 않지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서로 의견을 나누고 지도 선생님께 질문도 하면서 원리를 익히니 두려움이 사라지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고 동아리 활동의 장점을 말했다.
지역 행사 체험부스 운영, 과학캠프 등 다양한 교육기부 활동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관양고의 대표 동아리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지역의 다양한 행사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1년 경기도 과학동아리 대회에서 3등을 수상하는가 하면 지난 6월에는 안양사이버축제에서 체험기관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양사이버축제에서는 야광봉 만들기 체험부스를 운영했다. 이상훈(고2) 학생은 “야광봉 만들기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익숙한 과학실험”이라며 “체험 부스를 운영하며 어린 아이들이 과학에 흥미를 느끼는 것을 보니 보람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기장을 맡고 있는 이지원 학생 역시 “교육기부 활동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앞으로 더 많은 교육기부 활동으로 초·중학생들이 과학을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사이버축제 뿐 아니라 생태환경축제와 안양시 걷기대회 등에서도 씨앗 옮겨심기 체험부스를 운영해 지역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한 매년 가을에는 관내 초·중 학생 중 신청을 받아 과학캠프도 운영한다.
싸이랩 성지은 지도교사는 “올해 과학캠프는 10월 초 진행될 계획”이라며 “과학캠프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지역 초·중학생과 함께 과학 실험을 하며 과학의 재미를 느껴보는 시간으로 싸이랩 학생들에게는 교육기부의 즐거움을, 지역의 초·중 학생들에게는 과학에 대해 새로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교사는 또 “과학은 실험활동을 하면서 학습욕구가 커지는 과목이지만 현실적으로 수업시간을 실험 중심으로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싸이랩 활동은 교사로서도 활력이 되는 의미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미니인터뷰-싸이랩 이지원 기장
싸이랩은 2008년 결성된 관양고등학교의 화학동아리입니다. 학년 초에 회원을 모집하고 있어요. 과학에 흥미를 느끼는 학생들이 가입하지만 과학에 흥미가 없던 학생들이 우연히 들어와 과학자의 꿈을 키우기도 해요. 싸이랩을 통해 회원들이 배우는 것은 과학 이론뿐이 아니에요. 함께 활동하며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마음을 배우고 협동심도 키워요. 앞으로 과학 실험 뿐 아니라 교육기부 등 과학 관련 봉사활동을 더욱 다양하게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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