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다 동아리

백영고등학교 경제동아리 ‘BECO''

“우리에게 경제란? 공부 과목이 아닌 ‘생활’이죠!”

지역내일 2013-12-04

‘이번 경매 물건은 아이팟 1세대입니다. 시작 가(價) 만원에 경매 시작합니다’
한 교실이 경매를 알리는 외침으로 시끌벅적하다. 제법 많은 학생들이 둘러앉아 경매에 나온 물건을 살펴보는 이 자리는 백영고 경제동아리 BECO 학생들이 마련한 경매 이벤트 현장.
‘만원!’ ‘네, 만원 나왔습니다. 다른 분 없으십니까?’ ‘1만 2000원!’ ‘1만 5000원!’ ‘더 이상 없으십니까? 그럼, 아이팟 1세대는 1만 5000원에 낙찰됐습니다. 땅땅땅!’
물건의 경매가 낙찰과 함께 종료될 때마다 진행자의 방망이는 어김없이 ‘땅땅땅’ 소리를 낸다. 제법 그럴듯한 경매현장 같다. 백영고 동아리축제에서 진행된 경제동아리 BECO의 ‘경매 이벤트’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원활한 진행으로 경매에 나온 대부분의 물건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동아리


경매 이벤트, 우리가 직접 준비했죠!
BECO 동아리 학생들은 이번 경매 이벤트를 위해 한 달 전부터 모여 준비했다고 한다. 우선, 경매 이벤트를 알리는 홍보활동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경매를 원하는 학교 친구들로부터 물품을 받았다. 경매 의뢰 물품은 분석과 토의를 거쳐 경매 시작 가격을 일일이 결정했다. 그리고 경매 후 물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용할 계약서까지 꼼꼼히 만들고 준비했다.
BECO를 지도하는 이준석 교사는 “경매 수익금 중 10%를 수수료로 떼고, 나머지 금액을 경매 물건의 주인에게 돌려준다는 수익 계산과 활용에 대한 시나리오까지 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결정했다”며 “수수료 수익은 동아리 기장의 이름으로 평화의 집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매를 진행한 안수민(1학년) 학생은 “경제동아리 활동을 하며 배운 내용을 경매를 통해 적용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직접 해보니 어렵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면서 실물경제의 한 부분을 맛본 느낌”이라고 말했다.


경제는 우리생활 어디서나 접하는 것! 생활이 곧 경제공부!
백영고의 경제동아리 BECO는 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백영고의 브레인들이 모인 동아리다. 이준석 지도교사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 동아리에 지원하는 친구들은 전교 상위권 성적을 자랑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며 “동아리 자부심도 큰 탓에 늘 지원자가 몰려 시험을 봐서 학생들을 뽑을 정도”라고 말했다.
BECO는 매주 동아리 활동 시간에 모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신문의 경제 기사를 분석하고 증권회사처럼 투자보고서도 써보고, 이슈를 정해 토론이나 스터디도 하는 등 경제와 관련된 활동들을 통해 어려운 경제를 쉽게 접해 본다. 또한 토요일에는 경제관련 일에 종사하는 외부 강사를 초청해 실물경제와 경제 현장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듣기도 하고, 경제지 기자나 미디어 강사 등을 통해 경제기사 분석이나 흐름을 배우고 경제기사를 직접 써보는 기회도 갖고 있다고.  
이 교사는 “경제는 딱딱하고 어려운 교과 과목이 아니라, 우리가 늘 접하는 일상의 활동임을 가르치고 있다”며 “경제에 대해 올바로 알면 낭비하지 않고 자신이 주도적으로 계획하는 인생을 살 수 있어 좋은 영향이 된다”고 설명했다. 
동아리 기장인 문현미(2학년) 학생은 “경제 관련 스터디와 다양한 외부 전문가들의 강의를 통해 경제에 대한 인식과 시야가 넓어져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경영이나 경제관련 쪽 분야를 전공하고 싶다는 꿈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다가와 동아리 활동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또한 안희진(1학년) 학생은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경제활동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며 “글쓰기 활동이나 외부 강사 강의 등은 진로를 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자본주의 문화 탐방 동아리로 새롭게 변신 준비 중
BECO는 다른 동아리들에 비해 특이한 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매년 동아리 부원들을 새로 뽑는다는 것. 이 교사는 “한해 활동을 하면 모두 그만두게 하고, 다음 해에 새로 희망자를 받아 동아리 부원들을 다시 뽑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많은 학생들에게 경제에 대해 배울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BECO는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경제동아리’라는 딱딱한 타이틀을 벗고 ‘자본주의 문화 탐방 동아리, BECO’로 이름도 바꿀 예정.
이 교사는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에서 동일한 제품을 구매하고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탐구해 본다든지, 여러 곳의 재래시장을 방문하고 살릴 방안을 토론해 본다든지, 중앙공원에서 하는 토요장터에 참여해 물건을 팔아보거나 학생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가게의 성공요인은 무엇인지 등을 분석해 보는 등 우리 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경제 관련 교육을 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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