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땀 한 땀…마음까지 치유되는 바느질의 매력

지역내일 2013-12-02 (수정 2013-12-02 오후 3:06:12)

11월이 지나갈 즈음 엄마는 작년 스웨터를 풀어 올해는 그 실로 헐렁한 조끼를 만들었다. 시집올 때 해온 목화솜을 틀고 조각 천을 모아 아이들의 멋진 이불을 만들고, 남은 천은 예쁜 솜 인형이 되었다. 양말 하나 꿰매신지 않는 요즘, 엄마의 바느질이 그리운 것은 한 땀 한 땀 바느질에 배어있는 엄마의 사랑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노동을 기계가 대신하는 세상에서 느린 손끝에서 완성되는 수공예품은 더욱 아름답고 가치 있게 느껴진다. 꼼지락꼼지락 손가락을 움직이다보면 마음까지 정화된다는 바느질…손뜨개, 퀼트, 동·서양자수를 가르치는 전문 강사 3인을 만나 바느질의 매력을 살펴보았다.
신수정 리포터jwm822@naver.com

퀼트1

1. 일상 소품에서 대형 침대보까지 다양한 쓰임새 ‘퀼트’
화장품 파우치, 크리스마스 장식, 컵받침, 스프레드, 솜 인형 등 퀼트 숍에 들어가니 다양한 퀼트제품이 빼곡했다. 얼핏 보아도 200여점은 훌쩍 넘는 작품의 개수에도 놀랐지만 이 많은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손으로만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하니 입이 떡 벌어졌다.
처음 퀼트를 시작하는 초보자는 간단한 소품 만들기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아무리 손재주가 없는 사람도 일주일이면 파우치 하나를 완성할 수 있다. 누구든지 소품 3개정도 만들고 나면 만드는 재미에 빠져 퀼트의 매력을 알게 된다고 말하는 ‘현 퀼트’의 박현숙 강사는 세상에서 유일한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퀼트는 기본적인 패치워크 기법을 배우고 본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제도를 해야 완성도 있는 작품이 나온다고 한다. 다양한 패턴기법과 아이디어 응용으로 아기용품부터 혼수까지 일상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는 바느질이 바로퀼트이다.

퀼트2

Mini interview 현 퀼트(02-562-0938) 박현숙 대표
“바느질을 하다보면 복잡한 마음이 정리가 돼요. 차분하게 일상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대치동에서 ‘현 퀼트’를 운영하고 있는 박 대표는 평생을 바느질과 함께 살아온 퀼트 전문가이다. 헝겊 패치를 좋아해 동대문 시장을 다니면서 기본기를 배우고 익혀 전문 강사가 되었다. 2011년 11월 10일, 모아온 작품 500여점을 가지고 강남구민회관에서 전시회를 열고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 퀼트 숍에서 20대 젊은이부터 70∼80대 할머니들까지 다양한 수강생을 가르치며 사랑방 주인역할을 해오고 있다. “퀼트는 정신수양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활동이 퀼트라면서 많은 40~50대 주부들이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 얘기했다. 

손뜨개

2. 손끝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따스함 ‘손뜨개’
오늘날과 비슷한 뜨개 옷이 시작된 곳은 14세기경 북유럽의 항구지역이었다고 한다. 어부들이 사용하던 어망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여인들은 선원인 남편의 방한용 스웨터를 짜면서 고향의 전통적인 문양과 함께 안전귀가를 기원하는 바람을 담아 실로 짜 넣었다고 한다. 이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만드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옷이 바로 뜨개 옷이다.
‘뜨개나무’의 김순리 강사는 고3 수험생을 둔 주부들이 단골로 찾아온다며 뜨개질은 불안한 마음을 잊게 하는 ‘마음의 힐링’이라고 말한다. 또한 뜨개실은 가볍기 때문에 어디서든 들고 다니며 손을 놀릴 수 있기 때문에 생활밀착형 취미활동이라고 덧붙였다. 뜨개질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은 머플러나 워머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2~3주 정도면 패션소품 하나정도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기본 뜨개기법을 배우고 2개월 정도 연습을 하면 조끼나 모자도 만들 수 있으며, 마법 같은 뜨개의 매력에 손을 놓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김순리

Mini interview 뜨개나무(02-554-1525) 김순리 대표
“같이 모여 얘기하면서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 보세요. 세상사 온갖 시름 사라집니다.”

5년 전 문화센터에서 손뜨개 강사를 하다가 좀 더 재주를 발전시키고 싶어서 ‘뜨개나무’를 열었다는 김 대표는 수강생들이 원하는 작품을 개별로 지도해 준다. 주로 40대와 50~60대 연령층의 주부가 수강생의 주를 이루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둔 요즘은 20~30대 젊은이들도 단기 수업을 듣는다고 설명했다.
손뜨개는 따스한 촉감에서 느껴지는 푸근함이 만지는 순간부터 사람의 마음을 기분 좋게 한다며 정적인 사람들이 좋아하는 활동이지만 누구나 두려움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라고 뜨개질의 장점을 말했다. 실 값이 부담스럽지 않을까란 질문에 김 강사는 수공예의 가치는 재료값에 한정할 수 없는 또 다른 의미와 즐거움이 있다며 가치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리 생각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규방

3. 귀한 선물 더 빛나게, 빈티지한 매력 ‘규방공예 & 프랑스 자수’
혼서지와 사주함, 신행보, 예단보 등의 보자기와 베갯모, 필낭 등을 만들고 장식하는 규방공예는 옛것의 아름다움과 오늘날의 실용성이 더해져 빈티지한 매력을 안겨준다. 조각천을 이어 붙여 만든 보자기는 천연으로 물들인 원단을 사용하여 색감이 수려하며 고급스럽다. 규방공예는 바늘 침, 주머니와 경대 등 일상소품에서 수려한 미적가치를 부여한 옛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공예일 뿐만 아니라 흔하지 않은 매력으로 다가오는 예술성 짙은 활동이다.
규방공예가 단아한 귀족적 매력을 안겨준다면 프랑스 자수는 편안한 느낌으로 만날 수 있다. 낡을수록 오히려 멋이 더해지는 감성이 배인 것이 프랑스 자수이다. ‘의정 공예방’을 운영하는 이의정 대표는 자수공예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처음 배우는 초보자의 경우 전통소품과 조각보 바느질부터 시작하면서 2~3개월 정도 배우면 멋진 식탁러너를 만들 수 있다고 얘기했다.

이의정

Mini interview 의정 우리옷(02-564-6938) 이의정 대표
“아이 배냇저고리부터 결혼 혼서지함까지 내손으로 만들어 선물해 보세요. 평생 기억에 남는 선물이 됩니다.”

의상학과 출신의 이 대표는 대학졸업 후 숙녀복 디자이너로 일하는 친구들과는 달리 한복에 매진했다. 한복 VIP숍에서 경력을 쌓고 디자인을 하다 보니 자신이 할 수 있는 재주로 공방을 여는 것이 꿈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곳을 찾는 수강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2시간 정도 커리큘럼대로 기본 기법을 배운다. 자녀 결혼을 직접 준비해 주고 싶은 50~60대 주부들과 아이용품을 준비하는 젊은 아기엄마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이 대표는 수강생들이 집에서 충분히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한다고 한다. 동양자수와 서양자수를 모두 가르치는 그는 각각의 매력은 조금 다르지만 한 땀 한 땀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성취감은 동일하다며 자수의 매력은 내손으로 재탄생되는 기쁨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